언제나 그랬듯 봄이 곧 다시 돌아올 것 같다. 고위도의 대륙기단이 마지막 남은 힘을 다 짜내 아직 다 가지 않은 겨울의 추위를 붙잡아두고 있지만 1년 만에 귀향(歸鄕)하는 봄을 막을 도리는 없다. 부산 등 남부지방에서는 이미 매화가 활짝 폈다. 개나리도 진달래도 벚꽃도 차례로 몸을 일으켜 봄의 첫인사를 준비하고 있다.

다가오는 봄을 맞을 이들의 준비도 필요하다. 계절이 바뀌고 기온차가 심해지는 환절기의 병원은 감기 환자들로 넘쳐난다. 그저 설레는 마음으로 봄의 따뜻함을 기다리다 미처 봄이 오기도 전에 병을 얻고 마는 것이다. 생기 있고 활기찬 봄의 기운을 온전히 누리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준비가 필요한 법이다. 나 역시 나름의 봄을 맞는 준비를 해야 한다.

그저 글을 끄적이는 것이 좋아 작년 이맘때쯤 대학신문사를 찾았다. 사계절을 바쁘게 달려가다 보니 어느덧 신문사에 입사한지 1년이 다 되간다.

신문사에 막 입사에 첫 기사를 써낼 때도 밖은 꽃이 만개하고 따뜻한 기운이 가득한 봄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취재자료를 찾아 하나하나 꼼꼼히 읽고 어느 것 하나 실수하지는 않을지 항상 무거운 마음으로 임했던 열정의 봄을 기억한다.

봄 역시 하나의 계절로 스쳐 지나갈 테지만 그 때 그 봄의 초심(初心)은 기자의 몸과 마음에 여전히 남아있다. 겨울동안 움츠렸던 안일과 나태로 가득찬 마음도 이제 새로 깨어날 준비를 해야 한다. 또 한 번 다시 찾아올 봄의 초심을 되찾는 것. 그것이 내가 돌아오는 봄을 맞는 방법이다.


성기태 학술부장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