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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밖의 보물, 해외 유실 문화재
한태영 기자  |  hanlove0207@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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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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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싱턴에 있는 대한제국 공사관이다. 1910년 일제에게 빼앗겼던 해당 문화재는 2012년 문화유산국민신탁제도를 통해 우리나라의 품으로 돌아왔다. (출처: 중앙일보)
지난 2월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독일 함부르크 소재 로텐바움박물관에서 문인석 한 쌍이 국내로 반환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로텐바움박물관과 함부르크 주정부, 독일 연방정부의 자진반환 결정에 따른 것이었다. 문화재 보유 국가가 자발적으로 불법유통이 의심되는 문화재의 원산지 국가에게 유통과정을 문의하고 자체적인 조사에 따라 반환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렇다면 대부분의 문화재는 어떤 과정을 거쳐 한국으로 반환되는 것일까.

해외 유출 문화재, 권리 주장하기 어려워

문화재청에 따르면 약 17만점의 우리 문화재가 해외로 반출됐다고 한다. 이렇게 해외로 유출된 문화재 중 1954년부터 2017년까지 우리나라가 돌려받은 문화재는 1만여 점 뿐이다. 이는 전체 유실 문화재 중 5.9%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현재 해외에 반출돼 있는 문화재는 일본에 약 7만 1천여 점으로 가장 많고, 미국에 4만 6천여 점, 독일에 1만 1천여 점이며, 중국, 영국이 그 뒤를 잇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문화재 환수율이 이렇게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우리나라 대부분의 문화재가 일제 강점기에 반출돼 해외 유출 정황이 문서 등의 기록을 통해 파악되지 않는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유출 문화재를 반환받기 위해서는 문화재가 어떻게 유출됐는지 경황을 파악해 불법성을 밝혀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해외 반출과 관련한 기록이 부족해 불법성을 증명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또한 유네스코와 같은 국제기구의 협약은 비소급효를 원칙으로 한다. 따라서 문화재 보호와 관련한 협약 체결 이전에 있었던 문화재 수탈에 대한 책임을 묻기 어려운 점 또한 문화재를 반환 받는데 어려움을 겪는 이유 중 하나이다.

우리대학 국사학과 신희권 교수는 “1954년 헤이그 협약, 1970년 유네스코 협약과 같은 국제 협약을 통해 문화재 보호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그러나 이런 협약이 체결된 시기가 전쟁 또는 식민지배로 인한 문화재 약탈이 끝난 시점이었기 때문에 탈취된 문화재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기 힘들다”라며 해외 반출된 문화재에 대한 권리 주장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국제법상 이유, 반출 경로를 찾지 못하는 이유 때문에 우리나라 외에도 과거의 약소국들은 대부분 문화재 회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중국의 경우 아편전쟁 이후 1840년부터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시까지 해외로 반출된 문화재가 1천 만점에 달해 그 피해가 굉장히 크다.

   
 

문화재 회수 위해서 국가 · 민간 모두 힘써야

이런 해외 반출 문화재를 다시 돌려받는 방법은 다양하다. 문화재를 소유하고 있는 국가가 양심적으로 반환하거나, 시장에 나온 문화재를 경매 등으로 구입하거나, 소유자와 협상을 통해 금전적 보상을 한 뒤 기증의 형태로 반환받는 방법 등이다.

최근에는 소유 국가의 양심적인 선택으로 문화재를 반환받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독일 함부르크의 로텐바움박물관으로부터 문인석을 반환받은 사례가 있으며, 최근 중국의 경우엔 밀라노 법원의 반환 판결에 따라 이탈리아로부터 문화재 796점을 반환 받았다.

이런 양심적 선택을 통한 문화재 반환의 경우가 늘어난 데에는 정치적인 이유가 크다. 신 교수는 “최근 유럽 강대국들이 과거의 약소국에게 문화재를 반환해주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 국가 간의 관계를 우호적으로 만들기 위해 이 같은 정책을 많이 이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화재를 돌려받기 위해서는 민간의 역할도 중요하다. 시민단체 등이 문화재 반환을 요구한다면 비교적 외교적 마찰에서 자유롭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협상에 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문화유산국민신탁제도를 통해 민간기구로부터 문화재를 기부·증여받아 취득·보전하고 있다. 최근에 매입한 워싱턴 소재의 대한제국 공사관 또한 문화유산국민신탁을 통해 대한민국 정부의 소유가 됐다.

우리나라의 국가 기관 또한 문화재 반환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문화재청 산하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해외 유출 문화재의 소재, 유출된 문화재의 수량, 유출 경로 등의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해외소재 문화재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보존처리를 지원하기도 하며, 해외 박물관에 한국 관련 전시관이 있을 경우 전시실에 대한 자문을 해주기도 한다. 해외 소재 문화재를 보존하고 의미를 드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해외로 유출된 문화재의 보존과 반환을 위해서는 민간과 국가의 노력과 협력이 필요하다.

   
▲ 독일에서 우리나라로 돌아오게 된 문인석 한 쌍의 모습이다. 문인석은 능 주위에 위치해 능을 수호하는 역할을 한다. 문화재 소유국인 독일의 선택으로 반환을 결정됐다. 이는 이례적인 경우이다. (출처: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아직은 부족한 우리나라 문화재 반환 정책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을 설치해 해외에 위치한 문화재를 회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국외소재문화재재단에 필요한 예산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의 경우 경매나 환수 협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긴급매입비 예산이 존재한다. 지금은 50억 원 정도의 예산이 있다. 그러나 이  예산만으로는 긴급 매입을 원활히 진행하기 어렵다.

또한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약 16만점에 달하는 문화재를 책임져야 하는데, 그 인원이 적다는 점 또한 문제이다. 해외 문화재를 전담으로 모니터링하는 직원이 2명뿐이다. 인력 부족으로 인해 해외 소재 우리 문화재가 경매나 시장에 나왔을 경우 빠르게 포착하기 힘들다.

최근에는 민간인이 정상적인 과정을 통해 취득한 문화재를 정당한 보상도 해주지 않은 채 문화재청에서 가져가 문제가 되기도 했다. 인조의 계비인 정렬왕후가 쓴 어보를 취득한 미국 교민이 국립고궁박물관에 감정을 맡겼으나, 그것을 박물관에서 6.25 전쟁 때 미군에게 도난당했던 문화재라는 이유로 반환해 주지 않았다. 이후 법원에서 문화재청은 5천만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지만 문화재청은 이를 따르지 않았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문화재를 환수하는 민간인들에게 보상해주는 법률이 제대로 준비돼있지 않아 그 문제가 크다. 최근 3년 사이엔 민간인이 17점의 문화재를 찾아왔다. 그 규모가 작지 않은 만큼 민간인 배상에 대한 충분한 법적 보장이 필요한 시점이다.

문화재 반환을 위한 국내 정책이 정비돼야 해외에 존재하는 우리나라의 문화재 반환이 순조롭게 이뤄질 수 있다. 그리고 반환된 문화재는 비로소 가장 빛나는 곳에 존재할 수 있을 것이다.


한태영 기자 hanlove0207@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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