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융합대학(이하 자융대)은 지난 2016년 신설된 단과대로, 자유전공학부와 융합전공학부 학생들이 소속돼 있다. 자융대는 융·복합 인재를 요구하는 시대변화에 따라 21세기형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목적으로 설립됐지만 가장 최근 신설된 단과대인 까닭에 불안정한 행정 시스템으로 학생들의 불만이 적지 않다.

주전공 수강신청해도 일반선택으로 분류돼

융합전공학부 소속 학생들은 일반전공 외에 통섭전공 하나를 복수전공으로 선택해야한다. 일반 학생들은 우리대학 다전공 이수 시행세칙 제5조 1항에 따라 1학기 이상 등록을 필한 자가 2학년 1·2학기 또는 3학년 1·2학기 진급 시 복수전공을 신청할 수 있다.
반면, 융합전공학부 학생들은 학적 상으로 자융대 소속이지만 일반전공으로 제1전공이, 통섭전공으로 복수전공이 정해진 상태로 입학한다. 올해 기준 모집한 융합전공학부 내 세부 전공은 △국사학-도시역사경관학전공 △국제관계학-빅데이터분석학전공 △도시사회학-국제도시개발학전공 △철학-동아시아문화학전공 △도시공학-도시부동산기획경영학전공 △도시공학-국제도시개발학전공 △물리학-나노반도체물리학 △생명과학-빅데이터분석학 △조경학-환경생태도시학이다.

국제관계학-빅데이터분석학이 전공인 융합전공학부 학생은 주 전공이 국제관계학이지만 정경대학 국제관계학과에 소속돼 있지 않다. 자융대 학생회장 김경진(융전 18)씨는 “제1전공과목을 수강신청해도 대학행정정보시스템(WISE) 상에서 ‘전공선택’이 아닌 ‘일반선택’으로 분류된다. 졸업 전에 학교에 신청서를 내야만 전공으로 학점 이수가 인정돼 번거롭다”고 말했다.

 
다양한 학부·과의 전공을 듣는 만큼 시간표 조율 어려워

융합전공학부에서는 여러 학부·과들의 협조를 통해 다양한 통섭전공을 운영하고 있다. 예를 들어, 빅데이터분석학 전공자는 컴퓨터과학부, 통계학과, 경영학부 등의 전공과목을 수강할 수 있다. 자유전공학부도 1학년 2학기에 본인의 희망대로 자유롭게 학부·과를 선택해 2학년으로 진급할 수 있는 설립 목적에 맞게, 1학년 때 다른 학부·과의 전공과목을 수강할 수 있다.

하지만 학생들이 사실상 모든 학부·과의 전공과목을 수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른 학부·과에서 자유전공학부 학생 대상으로 수강신청을 열지 않거나, 다른 학부·과의 과목이 자융대 전공필수 및 교양필수 과목과 시간표가 중복되면 수강이 불가능하다.
 
김 학생회장에 따르면 “학생들로부터 수강신청 당일에 가장 많은 민원을 받았다”며 “자유전공학부 학생이 다른 과 전공을 수강신청 했는데 ‘타과 허용 금지 과목입니다’고 팝업창이 떠 수강신청을 못했다는 민원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경우 학생이 직접 해당 학과 사무실에 전화를 걸어 증원 요청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김 회장은 이에 대해 “자융대 차원에서 요청을 해도 증원은 해당 학과 재량이다. 해당 학과에서 강의실 수용 인원과 수강 적정 인원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자융대 1학년 학생들은 ‘전공탐색및설계’라는 전공 필수 과목과 ‘창의주제탐구세미나’라는 교양필수 과목을 반드시 이수해야 한다. 이 과목들은 자유전공학부 학생들이 수강할 수 있는 13개의 전공과목과 융합전공학부 학생들이 수강해야 하는 주 전공 학과 9개, 그리고 1학년의 경우엔 교양필수 과목의 시간대를 피해서 시간표를 조율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필수 수강 과목들의 시간표가 중복돼 둘 중 한 과목을 듣지 못하는 등 그 피해는 학생 개인의 몫이다.

 
수강신청 문제, 자융대 노력 중이지만 타학부·과 협조가 더 필요해

자융대 학생들이 수강신청으로 피해 받는 상황들을 최대한 방지하기 위해 자융대 행정실과 학생회가 노력하고 있다. 자융대 사무실에서는 학생들이 더 많은 학부·과 수업을 체험할 수 있게 시간표가 중복되지 않도록 조율하고 있다. 김 학생회장은 “자융대 행정실에서 시간표 조율을 위해 다른 학부·과에 협조 공문을 발송하고 있다. 다행히 다른 학부·과에서 협조에 많이 응해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학부·과의 전공과목 시간표 확정 처리가 늦어져 시간표 조율에 실패하는 경우와 강의 시간이 담당 교수의 재량으로 결정되는 경우 등 매년 어쩔 수 없는 상황도 발생한다”며 “행정적인 면에서 안정화되고 있지만 아직 부족하다. 앞으로도 타 학부·과의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동등한 권리 보장을 위한 전과 허용 필요해

규정에는 융합전공학부 학생들의 전과가 가능하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전과가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대학 학사내규 제48조 1항에 따르면 전과는 예술체육대학 소속 학부·과를 제외한 전 학부·과의 2학년 및 3학년 진급예정자를 대상으로 한다. 제48조 5항에 따르면 융합전공학부 소속 학생은 3학년 및 4학년 진급 시 전과를 할 수 있다.

우리대학 다전공이수 시행세칙 제9조 2항에 따라 융합전공학부로 입학한 학생이 통섭형 복수전공을 중도에 포기할 경우 3학년 또는 4학년 진급 시 주관학부·과로 전과를 할 수 있다. 이때 융합전공학부 학생들이 자융대에서 주관학부·과로 소속이 변경되면서 전과와 동일하게 취급된다. 자유전공학부 학생들도 마찬가지로, 2학년에 본인이 선택한 학과로 진급하면서 소속이 변경되는 것이 전과로 취급된다. 사실상 자융대 학생들의 전과가 불가능한 것이다.

교무과 담당자는 “우리대학 학사내규 제48조의3 1항에 따르면 각 모집단위별 입학정원의 20%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전과를 허가할 수 있다”며 “융합전공학부의 경우 입학정원의 20%를 계산해보면 0.5~0.8명의 수치로, 1명이 채 되지 않아 전과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김 학생회장은 “예술체육대학 학부생들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자융대 학생들만 전과가 불가능한 것은 형평성의 문제가 발생한다. 동등한 권리 보장을 위해 자융대 학생들의 전과가 허용됐으면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우리대학 규정에 예외사항이 추가돼야 할 것이다”고 전했다.

불안정한 자융대, 학교에서 뒷받침해줘야

김 학생회장은 “자융대가 설립된 지 오래되지 않아 행정적으로 불안정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며 “자융대가 단기간 안에 안정화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한 번에 해결되는 문제가 아닌, 학생회의 주도로 매년 학생들이 목소리를 높여 점진적으로 개선해나가야 하는 문제라는 것이다. 이어 “학교에서도 자융대의 문제 상황을 인지하고 자융대가 더 발전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지원해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민영 기자 miny98@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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