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5일 서순탁 총장은 취임식에서 우리대학의 글로벌 캠퍼스 설립 추진을 공표했다. 글로벌 캠퍼스는 ‘도시수출의 첨병’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 각국과의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도시과학분야에도 국제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와 관련해 2012년 개원해 지금까지 다양한 글로벌 도시건설, 개발, 계획 전문가를 양성해 온 국제도시과학대학원의 원장 박현 교수를 인터뷰했다. -편집자주-

▲ 박현 국제도시과학대학원장이 인터뷰에 응하며 미소를 짓고 있다.

국제도시과학대학원의 설립 취지와 전공에 대해 설명하면
국제도시과학대학원은 글로벌 도시수출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설립됐다. 전공은 우리나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과정과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과정으로 나뉘어져 있다. 글로벌건설경영 전공은 건설분야, 첨단녹색도시개발 전공은 도시개발분야를 집중적으로 학습한다. 두 전공은 우리나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며 총 정원은 39명이다. 여기에 2014년도부터 국가에서 우리대학원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이 국가 전체 방향과도 일치한다고 보아 ‘글로벌 건설 엔지니어링 고급인력 양성’이라는 국가 장학금 프로그램을 실시해서 지난 4년 동안 국가지원을 받아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외국 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은 세 가지를 운영하고 있다. 도시행정 및 계획(MUAP)의 경우 서울시에서 지원을 받아 서울시 자매·우호도시에서 파견된 공무원들을 교육하는 과정이다. 국토개발정책과정(MURD)의 경우, 개도국을 대상으로 국토종합계획 수립능력을 배양하는 과정으로 국토부에서 지원을 받는다. 글로벌환경정책과정(MGLEP)는 환경정책분야 핵심인재를 배출하는 과정으로 환경부의 지원을 받는다. 도시행정 및 계획(MUAP)과정 같은 경우 서울시에서 20명 내외의 정원을 30명 정원으로 늘려달라고 요청할 정도로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도시수출’이란 무엇인가
도시수출이라는 것은 굉장히 포괄적인 개념이다. 도시수출의 핵심을 두 가지로 나누면 하나는 도시를 건설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도시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관한 것이다. 도시건설은 건물을 올리고, 다리도 놓고, 상하수도 설치하는 등의 활동을 말한다.
도시 관리는 도시의 특성을 어떻게 잘 조화시켜 사람이 살기 좋게 하느냐와 관련이 있다. 도시의 가장 큰 특징은 높은 밀도다. 좁은 공간에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여러 사회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 상황에서 어떻게 사람들이 가장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 것인가가 도시정책의 측면이다. 즉, 도시를 수출한다는 것은 한국의 도시정책과 건설을 함께 수출하는 것을 말한다.

▲ 해외공무원 연수생과 한국인 졸업생의 친밀도를 증진하기 위한 필드트립 행사가 1박 2일로 진행됐다. (출처: 국제도시과학대학원)

▲ 55개국 발주처 공무원과 연계해 인적 네트워크를 공유하는 글로벌 네트워크 세미나가 열렸다. (출처: 국제도시과학대학원)

구체적인 도시수출 사례는
우리나라는 도시 전체를 완전히 처음부터 개발해본 사례들이 많다. 비교적 최근으로는 분당 신도시, 일산 신도시가 있다. 1970년대에 울산, 포항 등은 다 산업단지를 기반으로 한 신도시였다. 이런 사례들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기업들이 베트남, 쿠웨이트, 이라크 등에 진출해서 미래형 신도시를 개발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LH 같은 경우도 도시기반시설을 처음부터 용지계산부터 해서 개발하는데 축적된 노하우가 있다. 그런 기업들에서 실제로 해외에 나가 개발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우리대학 글로벌 캠퍼스 건립의 취지는 무엇인가
글로벌 캠퍼스를 짓는 주요한 이유는 서울의 성장과 관련이 있다. 서울의 가장 큰 장점은 짧은 기간에 빠르게 도시화가 이뤄지면서 여러 가지 도시개발사업을 비교적 성공적으로 실행해본 경험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개도국에서 배우고 싶어 하는 많은 우리나라의 정책이 있는데, 그 과정을 외국인이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배우는 게 아니라 우리가 외국에 직접 나가서 학부 과정부터 개설해서 가르치는 것이 글로벌 캠퍼스 설립의 취지라고 할 수 있다.
글로벌캠퍼스에서 수학한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우리나라의 제도와 건설에 익숙하게 될 것이고, 그 나라에 우리나라 정책이 스며든다. 그러면 우리나라 기업이 진출한다고 했을 때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돼 우리나라 GDP의 증가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 국제도시과학대학원 재학생들이 참석해 국제협력, 한국발전사, 행정 등의 주제에 특강을 듣고 논의하는 어번인프라포럼이 열렸다. (출처: 국제도시과학대학원)

우리대학 글로벌 캠퍼스 설립 진행 상황은
학교에서 기획처, 국제교육원, 국제도시과학대학원 이 세 기관이 합동해서 계획을 수립해나가고 있다. 현재는 사전 조사 단계다. 인도, 베트남, 몽골, 인도네시아와 같은 나라 중 한두 군데에 캠퍼스 설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서울시와의 협력도 필수적이기 때문에 서울시의 국제협력관과 협력을 통해 이 안건을 진행해 나갈 생각이다.
외국에서 우리나라에 캠퍼스를 설립한 사례와 우리나라가 외국에 진출한 사례들을 모아 살펴보는 중이다. 또 여러 상대 국가에 수요조사도 진행 중에 있다. 일단 3년 내에 준비를 마치고 설립을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상대 국가와의 협력이 중요하다. 상대 국가는 캠퍼스 설립에 필요한 부지를 제공해주고, 우리는 그곳에 건물을 짓고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입학은 주로 어떤 분야의 사람들이 하나
입학생들 대부분은 취업자들이다. 현재 본대학원이 특수대학원이다 보니 학부를 졸업하고 오기보다 직장에 다니다 오는 경우가 많다. 현재 이미 해외건설이나 해외도시계획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분들이 한 그룹이 있고 다른 한 그룹은 건설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 중에 앞으로 국내 시장보다 해외 시장이 더 비전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사전에 공부하려고 오는 경우가 있다. 졸업하고는 주로 해외 관련 업무를 많이 한다. 대학에서 민간협력투자(PPP)나 건설관련 자격증을 따서 관련 직종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다. 서울시 공무원이나 SH, LH, 코레일 등의 공기업에 근무하는 사람들도 오고 있다. 

서울시와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지 않나
서울시와의 관계는 매우 중요하다. 우선 우리가 가르치는 도시정책의 실무자가 서울시 공무원들이다. 또 우리대학의 상당수의 프로그램들이 서울시의 재정지원을 받고 있다.
서울시정사례연구(SCSP)와 같은 경우 서울시에서 전적으로 재정을 지원해서 영미권 유수 대학에서는 학생들이 서울시의 도시행정이나 도시계획 등을 일주일 동안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프로그램이다. 서울시정책해외컨설턴트 양성과정도 올해 새로 신설될 예정이다. 서울시의 정책을 배우고 싶어 하는 외국학생이 많기 때문에 이를 체계적으로 가르치기 위한 전문 인력을 우리대학원에서 맡아서 키워내는 프로그램이다.
이와 같은 프로그램들을 운영하는데 서울시와의 협력은 매우 중요하고 우리대학원에서 서울시가 원하는 결과물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서울시와의 관계는 원만하다고 볼 수 있다. 

국제대학원으로서 해외대학 및 도시와의 네트워킹은 어떻게 이루어지나
국제도시과학대학원이 개원한 이후로 55개국 286명이 우리대학원을 거쳐 갔다. 여러 국가에서 거쳐 간 만큼 네트워크도 넓게 포진돼있다.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 대학들과 MOU를 체결하기도 하고, 인적 자원을 교류하기도 한다. 구체적으로 여름방학 때  1년에 5개국에 네 다섯 명을 파견해서 그 나라에 건설 및 도시관리 기관에 근무하면서 실무를 익히는 해외인턴쉽 과정이 있다.
이런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국제도시과학과 관련된 콘퍼런스를 지속적으로 열고 있다. 콘퍼런스에는 해외 유수 건설사 임원들도 참석한다. 콘퍼런스가 성공적으로 열리면 한국에 대한 우호적인 인식이 형성돼 향후 기업들이 진출하기 유리할 수 있다. 또 우리대학원에서는 해마다 졸업생들을 초청한다. 모든 졸업생을 부르는 것은 아니고 우리대학원을 졸업하고 얼마나 계속 우리나라와 관계를 맺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느냐가 중요한 선발기준이다. 즉 우리나라와 관계를 유지할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다. 또 뉴스레터 등을 통해 졸업생들에게 우리 대학원이 당신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유지하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이런 다양한 방안등을 통해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확장하고 있다.

국제도시과학대학원의 발전을 위해 보완해야 할 점으로는 어떤 것이 있나
일단 우리 대학원에 속해 있는 직원이나 교수님들은 대부분 매우 바쁜 편이다. 앞서 다양한 프로젝트와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다 보면 상당한 인력이 필요한 데 현재 인력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감이 있다. 또 아직 우리대학 구성원들 사이에서 본 대학원에서 시행하는 프로그램의 인지도나 효과가 제대로 부각되지 않은 측면이 있는 것 같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우리대학 서울시정사례연구 같은 프로그램을 학부과정에 정식 과목으로 개설해 우리대학의 자산을 학교 전체와 나눌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국제도시과학대학 분야의 화두와 향후 국제도시과학대학원의 비전은
21세기를 어번 센츄리(urban century) 즉, 도시의 세기라고들 한다. 해마다 도시인구는 6천면명에서 7천만명씩 늘어난다. 그리고 도시인구가 늘어나는 과정에서 많은 도시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아시아의 경우 현재 도시화 비율이 50%로 세계 평균인 55%에 못 미치는데 2050년에는 68%로 급격하게 도시화 비율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윌드비전의 추정치에 따르면 매일 10만명씩 슬럼인구가 늘어난다고 한다. 적절한 도시 인프라와 생활 환경이 갖춰지지 못한 곳에서 사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는 의미다. 이 말은 우리가 풀어야 할 도시문제가 굉장히 많다는 의미기도 하다. 그래서 국제도시과학대학원은 국내에서 해서 성과가 있는 정책들을 해외에 수출하기도 하고, 우리나라 기업들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기도 하면서 도시 문제를 앞장서서 풀어나가는 기관이 되고자 한다.


글·사진_ 김세훈 기자 shkim7@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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