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무슨 일이, 어떤 분야가 나의 전공으로 맞는 것일까?
졸업 후 취업이 걱정이고 뭔가 열심히 하고 싶은데 어떤 방향이 자신의 방향인지 잘 모르겠다. 책을 많이 읽고, 사회 경험도 많이 하고, 그리고 수업도 열심히 들으며 전공분야도 개척하고 싶은데 감을 잡을 수가 없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방황도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해외 연수도 나가고, 자유여행도 하고, 또 유학도 간다.

대학도 전공도 남들은 부러워하지만 여전히 서울시립대학교에 만족스럽지 않다. 조금만 더 잘 했더라면, 또는 운이 좋았더라면 대학도 학과도 취업이 더 잘 되는 곳에 있을텐데 맘이 불편하기는 수험생 때와 별 차이가 없다. 그러니 교정을 걷는 걸음걸이나 도서관에서의 모습이 항상 겉 돌고 편하지가 않다. 수업을 듣는 것도, 교우들과 어울리는 것도, 자기 자신의 실력을 쌓아 취업 준비를 하는 것도 집중할 수가 없다. 취업도 남들 보기에는 좋은 직장일지 모르지만 자신이 재미있고 즐겁게 일 할 자신이 생기지도 않는다. 부모님의 성화와 주변의 시선이 따가워서 취업은 해야겠지만 여전히 맘이 내키지 않는다.

반수나 재수 생각도 하고, 또 실제 이런 과정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선회를 하기는 하지만 그저 맘속의 갈등만 심해질 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허송세월 하는 경우가 많다. 참 안타까운 일이다. 결국 좋은 직장에 취업하기 위해서는 재학생 신분을 유지하는 것이 유리해서라며 무작정 한 학기나 일 년 정도는 휴학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 되어버린 시대가 됐다.

이렇게라도 해서 자신이 자신의 목적을 달생했다면 다행이다. 그러나 여전히 자신의 미래는 어둡고 답답하기만 하는 것은 결국 내가 좋아하는 것, 즉 나의 전공을 찾아가는 방법을 잘 모르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우선 자신의 잠재력을 인식하고 잘 깨우는 일을 해야 한다. 자신의 능력은 대학이나 특정한 전공수업을 통해서 얻은 것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미 자신의 내면에 엄청나게 많은 에너지가 비축되어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DNA는 부모님뿐만 아니라 인류가 쌓아 둔 문명의 바코드라는 것을 잊고 있다. 어릴 때부터 수많이 경험과 직간접적으로 습득한 지식들이 이미 우리 머릿속에는 넘칠 정도로 쌓여 있는데도 그것을 끄집어내어 활용할 생각을 못하고 있다. 거울을 바라보면서 내면의 자신과 대화를 통해 자신을 믿으며,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의 오래된 꿈과 희망을 추출해 내는 노력을 해야 한다. 대학의 수업을 통해서는 자신의 내면속의 관심사를 구체화 시키는 방법을 배우고 익히는 것이다. 물론 새로운 지식이나 방법론을 배워가면서.

다음으로 전문분야라도 자신이 즐겁게 할 수 있고,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가야 한다. 다양한 분야의 수업 중 자신의 전공분야를 결정하는 것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아 가는 것이다. 3-4학년이 되어서도 여전히 진로가 불확실할 경우에는 자기가 들었던 수업 중에서 어떤 과목이 자신을 설레게 했는가를 되짚어보는 것이 필요하다. 수업 내용이, 교수님이, 아니면 팀 과제를 할 때 자신에게 감동을 주었던 기억이 있다면 일단 그 부분이 자신의 전공 분야가 될 수 있다. 신입생의 경우에는 지난 중고등학교 시절, 아니면 친구들과의 경험 중에서라도 자신에게 감동을 느끼게 한 부분을 찾아서 점점 가꾸고 발전시켜 나가면 앞으로 자기를 즐겁게 하고, 잘 할 수 있고, 남이 하지 않은 자기만의 전공을 만들어 갈 수가 있을 것이다.

꿈은 자신의 맘속에 품는 것이다. 자유로운 것이므로 누구나 자신만의 꿈을 가슴에 다 품을 수 있다. 그러나 희망이라는 단어는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뭔가 하지 않으면 성립될 수 없는 단어다. 남다른 기획도 해야 하고, 노력도 해야 하고, 또 의지나 각오도 특별해야 한다. 자신을 위한 좋은 생각만 가지고 자신의 뜻을 쉽게 이룰 수만 있다면 우리의 세상은 지금과 같지 않았을 것이다.


김용근 교수(조경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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