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기 독자위원회 _ 제728호를 읽고

 
여러분은 어떤 기자인가? 서울시립대신문은 어떤 신문인가? 이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생각은 어떨 것인가? 이러한 질문에 답할 수 있겠는가?

이번 학기 개강호에서 제24기 독자위원을 모집한다는 글을 보았다. 두 차례(21기, 23기)나 독자위원으로 활동했고, 9차례 1000자 남짓한 글을 작성했던 터라 관심을 두고는 있었다. 그러나 곧 마음을 접었다. “독자와 소통하기 위해”라는 말에 기시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적어도 내가 활동하는 동안 “소통”한다는 느낌은 전혀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수많은 오·탈자와 잘못된 표기를 꼼꼼히 살피고 지적해도 “알립니다.”에서 정정한다는 말을 본 적이 없다. 보도를 사실상 독점하고 있음에도 의제 설정을 통해 이슈를 선점하는 일이 거의 없다. 심층보도나 후속보도를 통해 보도의 깊이를 더해주거나 향방을 알려주는 기사가 없다. 이 모든 것은 이미 수차례 “단소리 쓴소리” 지면에서 말씀드렸다. 그러나 변화는 없었다.

오히려 현재의 여러분은 마치 정해진 시간 안에 수많은 신문 지면을 어떻게든 채워놓으려고 하는 것만 같다. 고민이 없다. 현재는 국장이 된 김세훈 기자가 제721호 ‘리포터다이어리’에서 다짐했던 고민은 모두 잊어버린 것인가? 여러분은 작성했던 기사를 되돌아보긴 하는가? 결국 이러한 물음들은 서두에서 던진 질문에 대한 답과 다르지 않고, 모두 연결되어 있다.

결국은 독자와의 눈높이를 맞추려는 노력에 모든 답이 있다. 독자를 배려한 배경지식 제공과 명확한 표현 사용, 신문사 운영 방식 또는 지면 활용에 대한 독자 자문위원회 구성을 통한 자정 노력, 구독자를 늘릴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치열한 고민 등. 가시적으로 지적받지 않는다고 해서 잘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분명히 더 좋은 기사를 쓸 수 있고, 좋은 신문이 될 수 있음에도 그러지 않는 것은 엄연히 책임 회피이다.

언젠가 다시, 배포된 신문을 손에 들고 집에 가기를 희망하며, 나는 구독을 중단한다.  

   
 이승진(국사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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