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취업 시즌마다 등장하는 ‘취업 한파’라는 말은 대학생들에게 낯설지 않다. 4년제 대졸자 취업률은 지난 5년간 지속적으로 낮아졌다. 그러다보니 한 쪽에서는 ‘대학 무용론’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4년이라는 시간과 등록금을 들여서 대학을 다니는 것보다 바로 취업전선에 뛰어드는 것이 더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주장이다. 무분별한 학벌 조장을 지양하고, 개개인에게 보다 폭넓은 진로선택권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대학 무용론은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이를 두고 대학에 다닐 필요가 없다고 단정 짓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다. 대학은 대학 나름의 가치를 지닌다. 대학(大學)이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 진리를 탐구하고 학문의 지평을 넓히는 것은 대학이 지닌 주요한 가치다. 그러나 학문의 길을 걷기로 결심한 소수의 대학생들을 제외한 이들에게는 학문의 전당이라는 대학의 위상이 선뜻 와 닿지 않을 수 있다. 학문에 뜻이 있는 사람들 외에는 대학에 다닐 필요가 없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대학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학문적 지식에 국한되지 않는다. 대학은 자신이 사회에 나와 무엇을 할 것인지, 자신의 생활 리듬을 어떻게 가꿔나갈 것인지,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를 어떻게 이어나가야 하는 지를 학습하는 공간이 될 수 있다.

우리대학에는 취·창업진로센터, 웰니스센터, 산학협력단을 비롯한 학교 기관들과 다양한 동아리, 학생자치기구들이 존재한다. 앞서 언급한 기관들을 활용하고 집단 활동에 참여함으로써 얻는 효용은 대학생활의 큰 부분을 차지할 것이다. 대학이 ‘취업 알선소’냐 ‘학문의 전당’이냐는 논쟁은 고루하다. 대학은 이 모든 것을 포괄해 학생들에게 인생 전반을 설계해 나갈 역량을 길러주는 곳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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