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생애 두 번의 금융위기를 겪었다. 어릴 적 어렴풋한 기억과 부모님께 들었던 이야기로 당시 탈도 많고 힘들었다는 건 알지만, 우리와는 별개라 생각하며 그 정확한 내막을 고민해보지 않았다. 하지만 앞으로는 다르다. 우리는 직접 취업시장에 뛰어들고, 여유자금으로 재테크를 하고, 살아갈 집도 알아봐야 할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미래는 현재 상황을 바탕으로 자연히 예측된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적, 산업적 상황과 국제 정세를 바탕으로 미래를 그려 볼 수 있다. 이 책은 한국의 암울한 미래를 분석하고 이제는 우리가 견뎌내야 할 금융위기를 소개한다.

지금 한국경제는 두 가지의 위기를 겪을 가능성이 있다. 바로 금융위기와 주력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상실이다. 첫 번째 위기인 금융위기는 우리나라 가계 영역의 막대한 부채가 문제가 되면서 발발할 것으로 여겨진다. 실제로 현재 우리나라 GDP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은 평균보다 40% 높은 97.9%로 세계에서 최고치다. 정부의 정책과 부동산 규제로 가계 부채 증가율은 지난해 5.8%로 2013년 이후 가장 낮아졌음에도 여전히 소득증가율 대비 높은 편이며, 부채 상환 능력이 부족한 사람의 비율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두 번째 위기는 힘을 잃어가고 있는 우리나라의 글로벌 경쟁력이다. 이제 강력한 추격자 중국은 한국을 거의 추월했다. 실제로 제조업, 조선업, 자동차산업 등이 이를 보여주고 있다. 나아가 미국, 일본, 독일 등이 선점한 미래산업 분야에서 우리나라는 도태됐거나 진입장벽에 막혀있다. 이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작용한다. 지금까지는 금융위기 당시 제조업 경쟁국이 없어 우리나라가 성장하거나 중국의 성장과 함께 부흥함으로써 벗어날 수 있었지만, 글로벌 경쟁력의 상실은 장기저성장, 즉 ‘잃어버릴 20년’을 예측한다.

1997년 IMF 금융위기는 상업 영역에서 과도한 부채를 상환하지 못해 은행권에서 위기가 발생했다. 이는 외화보유액이 고갈돼 IMF에 구제 금융을 신청하는 외채위기까지 이르렀다. 앞으로 다가올 위기는 과도한 가계 부채가 원인으로 외환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적다. 하지만 서민층과 중산층, 자영업자들이 직격탄을 맞아 실업대란이 한국을 강타해 체감 경기가 더 안 좋을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금융위기가 가져다줄 고통은 매우 클 것이다. 금융위기가 발발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막대한 가계 부채는 언젠가 털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부채로 인해 내수 소비가 서서히 위축되고, 제조업 공동화로 소득격차가 심화되면서 우리나라는 성장의 기회를 점점 잃어가게 된다.

이 책은 위기를 촉진하는 다양한 상황을 제시한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해 성장에 타격을 받는 것은 물론 일본과 우리나라는 미국의 다음 타깃이다. 그뿐만 아니라 중국, 유럽, 신흥국의 금융위기, 미국의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주식시장 재조정의 가능성이 있다. 저자는 한국의 위기는 이제 피할 수 있는 시간은 이미 지났다고 설명한다. 꿈 같은 시나리오는 금융위기가 혹여 발생하더라도 가계 부채 재조정, 좀비기업 구조조정을 통해 버티며 글로벌 경쟁력을 회복하고 유지해 가는 길이라 말한다.

호재만을 찾아다닌 사람들은 정말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금융위기를 미리 생각해 봄으로써 벌어질 상황을 대비하고 더 많은 배움을 얻을 수 있다. 우리가 암울한 미래를 함께 잘 헤쳐나갔으면 하는 바람뿐이다.


손용원 수습기자 ywson51@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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