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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음주문화, 맑고 투명하고 자신 있게
박은혜 기자  |  ogdg01@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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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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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국세청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교육부에 대학 축제 기간 술 판매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각 대학에 일괄 발송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술 없는 대학 축제’가 올해도 이어질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새터, MT 등 대학생활 중 음주문화가 점점 자율적으로 변하고 있다. 많은 대학의 학생회에서 강권하는 술 문화를 없애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 조선대 양성평등센터에서도 지난달 20일 각 학과에 ‘존중 팔찌’를 배포했다.(출처: 조선대학교 양성평등센터)

대학 축제 중 술 판매가 금지돼

지난해, 교육부는 국세청의 요청에 따라 전국 국·공립대와 사립대에 “대학생들이 학교 축제 기간에 주류 판매업 면허 없이 주점을 운영하는 등 주세법 위반 사례가 매년 발생한다”며 “이를 방지하도록 각 대학에 협조를 구한다”는 공문을 보냈다. 대학 축제 기간엔 학생들이 대학의 학생회나 동아리를 중심으로 주점을 운영해 술을 팔아왔는데, 앞으론 이 같은 관행을 막겠다는 것이다. 현행 주세법에 따르면 주류 판매업 면허 없이 주류를 판매할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 축제에서 주류 판매는 1980년대 이후로 오랜 관행이었다. 대학 축제가 마을 사람들이 술과 음식을 나누며 즐기는 대동제를 지향했기 때문이다. 학과 혹은 동아리 단위로 캠퍼스 안에 간이 천막을 세워 주점을 열고 막걸리·소주 등의 주류를 팔았다. 이 외에도 즉석에서 파전·제육볶음 등을 만들어 안주로 팔았다. 이때 벌어들인 수입은 학과 혹은 동아리의 운영비로 쓰였다. 많게는 한 주점에서 수백만 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무면허 주류 판매가 수십 년 째 불법이지만 쉽사리 없어지지 않은 배경이다. 하지만 국세청이 지난 해 한 사립대 학생회에 실제로 벌금을 부과했다는 것이 알려진 터라 공문이 효력을 발휘했다.

축제기간 중 주류판매 금지 찬성 vs 반대

그 결과 작년에 상당수 대학 축제 현장에 ‘주류 판매 금지’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었다. 그러나 대학 축제에서 ‘음주’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지난 9일 서울의 한 사립대 축제의 주점 메뉴판엔 ‘술 사다 드립니다’란 안내가 등장했고, 또 다른 사립대 학생회는 오후 7시부터 두 시간동안 재학생들에게 무료로 술을 나눠줬다. 우리대학 내에서도 학생들이 직접 대학 밖으로 나가 술을 사오는 등의 형식으로 축제가 이뤄졌다.

 ‘대학 축제 기간 중 주류판매 금지’에 대한 찬반 의견은 팽팽하게 대립 중이다. 찬성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조치로 인해 대학 축제의 음주문화가 점점 더 자유롭고 건전한 분위기로 나아간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반대하는 사람들은 ‘주점이라는 대학 문화가 사라지는 것뿐만 아니라 이러한 조치를 피해갈 편법이 많아 의미가 없다’고 주장한다.

 대학 축제 기간 중 주류판매 금지에 대해 아쉬운 마음을 표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최다윤(도사 18)씨는 이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 씨는 “일 년에 한 번밖에 없는 대학의 고유한 문화인데 법으로 엄격히 제한하는 것이 과하다”며 “물론 탈세 등의 문제가 있을 수 있겠지만 매우 단기적인 행사이기 때문에 주변 상업 시설에 큰 영향을 미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양유찬(국사 18)씨도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양 씨는 “축제기간 중 주점에서 동기들과 축제를 즐기는 것이 오랜 로망이었기 때문에 아쉬운 마음이 앞선다”며 “음식판매도 힘들어지면서 주점을 열지 않는 학과가 점점 늘고 있다. 하나의 대학문화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 숭실대 총학생회는 올해 신입생 오리엔테이션(OT) 때 ‘술 강권 금지 팔찌’를 만들어 제공했다. 그 날 마실 수 있는 술의 양에 따라 팔찌를 차고 있으면 색깔이 의미하는 양에 맞춰 술을 권하자는 아이디어다.(출처: 숭실대 총학생회)

외국의 대학 축제는

외국의 대학 축제의 경우, 술이 금지된 경우가 많다. 일본의 대학 축제에선 술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대학 축제 기간 중 술은 반입금지, 제조금지, 판매금지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축제기간 중 음주로 인한 소음과 소란은 찾아볼 수 없다. 미국 대학은 학생이 술을 마실 수 있는 합법적 나이가 됐어도 캠퍼스 내 음주를 엄격히 금지한다. 음주 상태에서 성희롱을 하거나 소란이 일어나는 등 문제될 수 있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는 대부분이 무슬림이라 술을 잘 마시지 않을뿐더러 학교 내에서 음주를 하거나 술을 반입하는 것이 법적으로 금지돼 있다. 

학생자치가 만들어가는 자율적인 음주문화

대학 축제에서 술의 영향력이 점점 약화되는 흐름과 맞물려 대학 내 음주문화도 자유로워지고 있다. 많은 대학 내에서 강압적인 음주문화를 바꿔나가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숭실대 총학생회는 올해 신입생 오리엔테이션(OT) 때 ‘술 강권 금지 팔찌’를 만들어 제공하면서 큰 호응을 얻었다. 그날 마실 수 있는 술의 양에 따라 색깔을 달리한 팔찌를 차고 있으면, 술을 팔찌의 색깔이 의미하는 양에 맞춰 권하자는 아이디어다.

숭실대학교 우제원 총학생회장은 “지금까지 학내 행사 등에서 술을 강요하거나 마셔야만 하는 분위기가 종종 있었다”며 “누군가가 원하지 않는 것을 직·간접적으로 강요당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문제의식에서 본 사업은 시작됐다”고 전했다. 이어 우 총학생회장은 이 사업을 통해 “본인의 의사가 시각적으로 보이니 강권적인 분위기가 확실히 개선됐다. 또한 많은 노력과 비용이 드는 사업이 아니기에 많은 학우들에게 전파하기 용이했다”고 밝혔다.

이에 지난달 29일 연세대 총동아리연합회는 숭실대의 아이디어를 빌려 학내 동아리 17곳에 ‘알코올 귀요미 팔찌’를 나눠 줬다. 우리대학에서는 이미 지난해 새내기 배움터 부터 비슷한 방식으로 이름표에 색깔이 다른 스티커를 붙이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었다.

우리대학 김민수 총학생회장은 “술 강권 금지 스티커는 작년 2018년도 총학 권한대행이 처음으로 시작했다”며 “음주문화 캠페인 등을 개최함에도 불구하고 강권하는 문화가 남아있다는 학생들의 목소리와 대규모 새터 행사의 안전 문제 및 학생의 인권 문제로 인해 고민을 많이 하던 중에 생긴 사업이다”라고 전했다. 그는 “전년도와 올해의 새터 피드백을 받았을 때 실제로 이 스티커를 통해 술 강권을 피한 학우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 사업 이외에도 자율적인 음주문화를 위한 사업이 필요하다. 학우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는 게임 등의 방법으로 다가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우리대학의 음주문화는 자율적인가

우리대학의 음주문화는 자율적인 편이라고 여겨진다. 이민주(국사 18)씨는 “타대학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우리대학이 비교적 자율적인 거 같다. 그러나 학과마다 차이가 존재하는 것 같다”며 “지금은 강권적 음주문화에서 자율적인 음주문화로 가기위한 과도기적 시기라 혼재된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어 학부생 조영찬(융전 17)씨는 “우리대학 13년도 새터에서 과도한 음주로 인해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다. 이런 사고의 영향으로 강권 등의 부정적 술 문화를 주의하는 거 같다”며, “이와 더불어 미디어의 영향 등으로 학생들의 술 문화에 대한 의식이 성장했기 때문인 것 같다”라고 밝혔다.

김 총학생회장은 우리대학의 음주문화에 대해 “매년 조금씩 자율적으로 변해간다”며 “인권과 강권의 부당함에 대해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고 문제의식을 가지다 보니 조금씩 자율적으로 변해가고 있는 거 같다”고 전했다. 이어 “이런 의식의 변화로 인해 지금까지 우리대학 내 음주문화가 자정적으로 변해왔고, 앞으로도 변해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은혜 기자 ogdg01@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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