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이 지성의 전당이라면 대학도서관은 지식의 보고다. 우리대학 학생들은 대학도서관에서 어떤 책들을 빌려보고 있을까. 서울시립대신문에서 지난해 1월 1일부터 올해 4월 30일까지 중앙도서관에서 대출된 도서 통계를 분석했다.

 
종이책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는 6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서적임에도 불구하고 이용 빈도 109회로 1위를 차지했다. 유발 하라리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가져다 준 『사피엔스』는 인류의 역사를 10만 년부터 현대까지 조망해가면서 호모 사피엔스가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지를 규명한 책이다. 2위는 조남주의 『82년생 김지영』이었다. 총 84회 대출되었는데 이는 최근 페미니즘 이슈에 대한 관심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3위는 2016년 타계한 우리대학 도시행정학과 손정목 교수의 『서울도시계획이야기』가 차지했다. 손정목 교수는 서울시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서울의 굵직한 도시계획에 관여했으며 이후 우리대학에서 도시행정학을 가르쳤다. 그의 『서울도시계획이야기』는 5권 분량으로 6.25 직후부터 50년 간 이어져 온 서울 도시계획의 역사를 집대성한 책이다. 4위는 대학교재인 『현대재무관리』였다. 대학교재로는 이례적으로 72회라는 높은 이용 빈도를 보였다. 5위는 『천사와 악마』, 『다빈치코드』 등 많은 베스트셀러를 써낸 댄 브라운의 소설  『오리진』이 차지했다.

6위는 100만 부를 넘은 판매부수를 기록해 ‘밀리언셀러’ 반열에 오른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었다. 7위는 박경리의 대하소설인 『토지』였다. 『토지』는 박경리가 26년에 걸쳐 완성은 총 17권의 대작으로 우리나라 대하소설계의 한 획을 그었다고 평가받는다.

도서 대출 횟수 상위 50권 중에서는 문학 분야의 도서가 강세였으며 그 중에서도 소설책이 인기가 높았다. 20위 안에 든 도서 중 총 11권이 문학 분야의 도서였다. 50권으로 대상을 넓혀도 문학 분야 도서 비중은 비슷했다. 50권 중 25권이 문학 분야였다. 사회과학 분야 도서가 8권으로 그 뒤를 이었다.

댄 브라운을 비롯해 베르나르 베르베르, 히가시노 게이고 등 장르문학 작가들의 작품 다수가 대출도서 상위권에 들었다. 순수문학 중에서도 카뮈의 『이방인』(50회), 도스토엡스키의 『카리마조프 가의 형제들』(43회)이 순위권에 들었다.

대학교재 역시 많은 대출 횟수를 기록했다. 『현대재무관리』(72회), 『거시경제론』(54회), 『미시경제학』(41회)등이 학생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순위권에 있는 많은 책들이 주로 2015년 이후에 출간됐던 것에 반해 『정의란 무엇인가』(2010), 『이기적 유전자』(2010), 『총, 균, 쇠』(2005),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1999)등 출간 이후 상당한 시간이 흘렀음에도 30회 이상 대출된 책들도 있었다. 이 책들은 출간 후부터 대학생들에게 꾸준히 읽히면서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했다.  

 
전자책

2018년 1월 1일부터 올해 4월 27일까지 전자책 대출 권수는 총 35,133권으로 달 평균 대출 권수는 2천권을 다소 웃돌았다. 특정 출판사의 책이 유독 순위가 높았는데 이에 대해 전자정보팀 이현숙 주무관은 “특정 출판사의 경우 전자책을 학교에서 구매할 때 여러 권씩 구매할 수밖에 없어 제공되는 도서 권 수 자체가 많다”며 대출가능 도서 수가 많은 것이 순위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전자책 역시 문학 분야의 강세가 도드라졌다. 상위 20권 중 14권이 문학관련 도서였다. 단 50위까지로 범위를 넓혔을 경우 21권으로 그 비율은 다소 낮아졌다. 인문 분야가 13권으로 뒤를 이었다. 1위는 문유석 판사의 에세이인 『개인주의자 선언』으로 종이책으로는 29회 대출된 데 비해 전자책으로는 483회 대출됐다. 

종이책에서는 해외작가들이 주였다면 전자책은 김애란, 김영하, 최은영 등의 국내작가들이 주를 이뤘다. 김영하 작가는 『살인자의 기억법』(339회),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243회), 『오직 두 사람』(172회)등 다수의 작품이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우리대학 도서 대출 통계를 통해 학생들의 관심사를 엿볼 수 있었다. 아직까지 도서관에서 책을 대출해 본 경험이 없는 학생이 있다면 이 기회에 위에 언급된 책들을 한 번 빌려보는 것이 어떨까. 책을 통해 현재 직면한 문제나 오래 품어왔던 고민들을 해결할 기회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김세훈 기자 shkim7@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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