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국회 선진화법이 제정된 이후 7년 만에 동물국회가 재현됐다. 국회의원들은 서로를 비난하고 무력을 행사했다. 그 모든 장면을 국민들은 지켜봤고 우리는 그들이 국민의 대표가 아니라 말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대표자가 대표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국민으로부터 권력을 얻고, 국민이 행복한 국가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민주주의의 기본이 흐트러진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가 우리의 대표자들에게 실망했던 경우는 한두 번이 아니다. 당장 머릿속에 떠오르는 국회에서의 수많은 육탄전은 국민들에게 실망감을 느끼게 했고, 국민들의 대표자에 대한 실망은 대통령을 탄핵시키는 결과까지도 만들어낸 바가 있다. 그렇다면 왜 국민의 대표자들은 끊임없이 국민을 실망시키는 것일까?

대의 민주제의 힘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반대로 말하면 국회의원들은 국민으로부터 얻은 그 힘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국회의원들은 그 힘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가? 이 글을 읽는 독자라면 어쩌면 제대로 활용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국민의 대표자들이 툭하면 뱉는 말이 바로 ‘국민을 위한 것입니다!’이기 때문이다. 필자가 말하는 제대로 된 권력의 활용은 이런 것이 아니다. 국민과 소통하고자 노력 하는지 의문이다. 소통의 부재는 불만을 만들어내고 끊임없는 실망감을 불러일으킨다. 우리의 요구사항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거나, 들으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소통의 부재로 인한 갈등은 일상생활 속에서도 흔히 일어난다. 우리는 의견이 다른 두 사람이 충돌하는 경우를 흔히 본다. 오프라인에서든 온라인에서든 사람들이 충돌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서로의 의견을 들으려 하지 않고, 배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툼에 휘말린 사람들을 보면 쉽게 서로의 의견을 무시하고, 나와 다른 의견을 존중하지 않는다. 맹목적으로 자신의 의견이 옳음을 강조하고, 소통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 대표적인 예로는 인터넷 속 만연한 혐오 표현이 있다. 서로를 향한 혐오는 기분만 상하게 할 뿐이다. 서로 간 일으킨 분노는 요점을 가리고 결국 서로를 향한 요구사항은 뒷전이 된다. 이제는 배려와 소통을 할 차례이다.

이제 우리는 동물국회를 욕하며 국민의 대표자를 욕하기 전에 우리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자신이 상대방의 의견을 듣고자 노력했는지 생각해보라. 이제는 귀를 열어야 한다. 다른 의견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발전이 있다. 서로가 서로를 위한 소통을 하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한태영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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