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회에서 소위 ‘패스트트랙’을 둘러싸고 일어난 일련의 사태를 보고 우리나라에서 과연 ‘정치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가’에 대해 회의를 품은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육탄저지’, ‘실력행사’, ‘감금’ 등의 단어가 정치뉴스 란을 장악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여·야당의 격렬한 대립이후, 지지율 조사에서 무당층이 줄고 여당과 야당의 지지율은 동반상승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한 해석은 다양할 것이다. 사람들이 여전히 정치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하나의 희망적인 해석도 가능하다. 정치에 대한 환멸이 무관심으로 이어지지 않고 자신과 생각이 맞는 집단을 택하는 행동으로 이어졌다면 어찌됐건 최악은 아닌 것이다. 최악은 민의를 대변하는 사람들을 뽑아놓고 그들의 행동에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모여 사회를 이루는 곳에는 정치가 있다.

국가를 운영하는 소위 ‘큰’ 정치 말고도 우리 주변에는 많은 정치활동들이 이뤄진다. 대학 역시 하나의 사회이므로 구성원들 간의 정치활동은 필연적이다. 대학 내에서 학생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규모와 상징성 측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방법은 얼마 앞으로 다가 온 ‘전체학생총회’일 것이다.

전체학생총회에서 논의되는 안건들의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의견이 나뉠 수 있다. 그러나 전체학생총회가 성사되는 것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낫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물론 학생자치가 과연 ‘제대로’ 작동하기는 하는 것인지 회의적인 학생들이 있을 수도 있다. 당장 전체학생총회가 성사된다하더라도 학생들에게 바로 혜택이 주어지지는 않을지 모른다. 그러나 여전히 학생들이 학생자치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생기는 변화는 결코 작지 않으리라 믿는다.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