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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2시간 근무제부터 탄력근무제까지, 노동 시계는 흘러간다
성기태 기자  |  gitaeuhjin0330@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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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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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세기 동안, 인간의 노동권 신장을 향한 움직임은 끊임없이 이어져왔다. 산업혁명으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노동자들은 더 나은 노동 환경과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 노력했고 이러한 시도는 다양한 형태의 조문으로 법제화돼 우리사회에 자리 잡을 수 있었다. 이와 같은 노동의 역사 속에서,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사회적 논의의 중요성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1989년 이후 오늘날까지 세 차례에 걸쳐 근로시간이 단축된 바 있다. 세계적으로도 근로시간 단축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월 1일 노동절을 맞아, ‘근로시간 단축’으로 대표되는 노동권 신장을 위한 움직임과 이로 인한 최근의 사회적 변화의 모습을 노동 역사의 맥락에서 살펴보려고 한다.  -편집자주-
 
   
▲ 충무아트센터 무대기술부 노동조합자들이 열악한 노동 환경의 개선을 요구하는 쟁의 중에 있다. 오랜 역사동안 노동자들은 노동권 신장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장기간 근로 환경에 놓여있는 우리나라 노동자

우리나라 노동자의 근로시간은 2011년 기준 2090시간이다. OECD 평균 노동자의 근로시간이 1776시간임을 고려했을 때, 그보다 314시간이 더 길다. 우리나라 노동자들이 장시간 근로 환경에 놓여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장시간의 근로는 노동 생산성의 하락에 영향을 끼친다. 장시간의 노동으로 인해 근로자의 피로가 누적되고 업무 집중이 저하되면 채용 주체의 이익 실현에 문제가 생기고 궁극적으로는 노동 생산성의 저하를 불러온다. 과잉근로로 인한 근로자의 건강악화 또한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켜 노동 생산성 향상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 이와 같은 장시간 근로의 폐해를 줄이기 위해 우리나라에서는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법률 개정이 수차례 이어져 왔다.

주 52시간 근무제, 휴일근로 해석하는 방식 기존과 달라

우리나라는 1989년 법률 개정을 통해 근로시간을 단축시킨 이후, 두 차례의 추가적인 법률 개정을 거쳐 근로시간을 단축시켜 왔다. 가장 최근에 개정된 안이 ‘주 52시간 근무제’로 알려진 근로기준법개정안으로 작년인 2018년 2월에 국회를 통과했다. 주 52시간 근무제는 68시간이었던 기존의 주당 법정 근로시간을 52시간(법정근로 40시간+연장근로 12시간)으로 단축한 근로제다. 근로기준법이 개정되기 이전에는 휴일근로가 연장근로에 포함되지 않아 하루 8시간의 법정근로가 휴일에도 적용됐다. 

그러나 이번에 근로기준법이 개정되면서 휴일근로를 해석하는 방식이 바뀌었다. 주 52시간 근무제를 적용하면, 휴일근로는 연장근로에 포함된다. 휴일을 제외한 하루 8시간의 법정근로 시간을 적용한 40시간에 연장근로 12시간을 더한 결과, 지금의 주 52시간 근무제가 완성됐다. 이와 같은 새 개정안은 종업원 300인 이상인 사업장과 공공기관에 적용된다.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10개월, 계도기간 3월부로 종료돼

새롭게 개정된 근로기준법은 국회를 통과해 작년 7월부터 시행됐지만 법률이 정한 근로시간을 당장 어겼다고 처벌받지는 않는다. 법제의 변경으로 인한 사회적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일정기간 처벌을 유예하고 법제의 내용과 성격을 알리는 ‘계도기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애초에 고용노동부는 법률 개정으로 인한 현장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작년 6월부터 6개월 간 계도기간을 적용했다. 때문에 작년 12월 말까지는 주 52시간 근로시간의 부정에 대한 처벌을 유예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주 52시간 근로로 근로시간이 단축돼 기업 등 여러 사업체의 부담이 가중되면서 계도기간의 3개월 연장이 결정됐다. 이에 따라 올해 3월까지 계도기간이 연장 되면서 주 52시간 근무제도의 계도기간은 총 9개월 간 적용되게 됐다.

그러나 올해 3월을 끝으로 계도기간이 종료되면서 주 52시간 근무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화 등 중소기업을 비롯한 각종 사업체의 부담이 심화된 가운데 주 52시간 근무제의 계도기간이 종료되면서, 새로운 근로기준법의 부작용을 방지할 수 있는 대안 의 마련이 시급해졌다. 당장의 혼란을 방지해주던 계도기간은 3월부로 종료됐다. 52시간 근무제 시행 10개월, 새 법률의 효용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탄력근무제, 52시간 근무제 부작용 방지에 거는 기대

법률 계도기간이 종료되면서 주 52시간 근무제는 제동 장치 없이 우리사회의 현장 곳곳에 본격적으로 적용되기 시작했다. 중소기업 등 경제 사정이 어려운 사업체의 입장에서 당장 시행되는 52시간 근무제는 큰 부담이다. 이미 근로자의 최저 임금이 상승하고 비정규직 근로자가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시점에서 근로자의 근로 시간마저 줄어들게 되면서 이들의 경영에는 어려움이 가중되게 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많은 사업체가 탄력근무제를 자체적으로 시행해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의한 부작용 방지 대책에 나서고 있다.

탄력근무제는 여건에 따라 근로시간이나 형태를 조절할 수 있도록 하는 유연근무제의 일종으로, 근로시간의 유동적인 이용을 가능케 해 기업의 조직 관리에  효율성을 불어넣는 근무제이다. 특정일의 근로시간을 연장했다면 다른 날의 근로시간을 단축해 평균 근로시간을 맞출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탄력근무제의 기본적인 개념이다. 예컨대 탄력근무제의 단위 기간이 2주라면, 2주 동안의 근로시간 평균을 52시간으로 맞추는 선에서 근로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탄력근무제는 기업의 부담을 줄이고 효율적으로 조직의 노동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 기업의 노동 생산성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현재 탄력근무제의 단위 기간을 놓고 갈등이 잔재하고 있어 당장의 탄력근무제 확대에는 어려움이 존재한다. 이미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서는 탄력근무제 단위 기간을 둔 갈등 끝에 현행 3개월에서 6개월 단위 기간의 탄력근무제로 확대에 협의했으나 국회에서의 법 개정이 이루어지기까지는 여전히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주 52시간 근무제에서 탄력근무제 확대 논의까지, 흘러가는 노동 시계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부터 탄력근무제의 확대 논의까지 우리사회의 노동 시계는 쉬지 않고 흘러가고 있다. 노동자의 노동권 신장을 위한 논의의 일환으로 근로시간은 지속적으로 단축되고 있지만 그와 함께 나타나는 시장에서의 부작용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근로시간 단축을 두고 시장에서 기업과 근로자 사이의 갈등의 골도 깊어지고 있다. 산업혁명 이후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노동자의 더 나은 삶을 위한 시도가 사회의 갈등을 부추기는 것이 아니라 사회와 상생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이 검토돼야 하는 시점이다.  

참고: 이연우, 2019, 「근로기준법 개정에 따른 주 52시간 대응 사례], 전북대학교, 석사학위논문


글_ 성기태 기자 gitaeuhjin0330@uos.ac.kr
사진_ 오영은 기자 oye1211@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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