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캠퍼스는 일반적으로 초·중·고등학교보다 크다. 넓은 면적에 웅장한 건물이 세워져있는 모습은 대학이 학문의 ‘전당’이라는 인식을 한층 강화시켜준다. 언론에는 종종 ‘캠퍼스 건물이 아름다운 대학’을 뽑는 기사가 올라오기도 한다. 그러므로 세련되고 고풍스러운 외관을 가진 건물이 많은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이 자신의 학교에 자부심을 가지는 것도 당연하다. 그러나 정말로 중요한 것은 외부에 비치는 건물들의 모습이 아니라 그 건물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느끼는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일 것이다.

얼마 전 우리대학에서 캠퍼스 안전점검을 실시했다. 전문가가 상태를 점검하던 평상 시 점검과 달리 이번에는 학생들이 함께 돌면서 건물들의 상태를 확인했다. 실제 이용자인 학생들이 안전점검에 참여한 것은 긍정적인 일이다. 한편으로는 이러한 학생 참여가 단발적인 것에 그치지 않고 캠퍼스 전반을 설계하는 데에도 보다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대학 ‘캠퍼스 마스터플랜 2040’을 통해 향후 20여 년 동안 달라질 우리대학의 모습을 얼핏 살펴볼 수 있었다. 보행 환경을 개선하고 야간 조명을 통해 안전을 강화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학생들의 의견이 어느 정도 반영된 것 같아 반가웠다. 이번 학생총회 안건에서도 비록 의결되지는 못했으나 캠퍼스 조성에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기구인 ‘공간조정분과위원회’를 설립한다는 내용이 논의되기도 했다. 실제 사용자의 편의를 고려한 공간 조성이 더욱 활발히 논의될 수 있도록 학교 당국과 학생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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