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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사를 통해 도전정신과 한 우물 파는 습관 길러창간 55주년 특집 - 그때 그 시절, 대학신문사의 과거를 인터뷰하다
글·사진_ 김세훈 기자  |  shkim7@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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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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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신문사에 발을 디뎠는지

저는 86학번인데 그때는 신문사에 합격했다고 하면 헹가래쳐주고 그랬던 시기였어요. 경쟁도 치열했고 학보사 기자라고 하면 선망의 대상이었죠. 아무래도 그 당시에는 종이신문이 정보전달의 핵심적인 매체였고 또 당시 언론을 검열하는 분위기가 오히려 언론에 대한 동경을 키웠던 것 같아요. 저는 언론사에 들어가서 여기자라는 단어를 없애고 싶었어요. ‘기자면 기자지 무슨 여기자냐’하는 남녀평등 의식이 강했었고 그 다음에는 ‘정론직필’이라는 언론의 바른 가치를 실현하겠다는 포부가 있었어요.
당시는 그러한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많이 다르겠죠. 물론 당시에도 ‘언론고시’라는 단어가 있을 정도로 일간지에 입사하기는 쉽지 않았지만 취업에 대한 불안이 없던 시절이니 오히려 80년대 군사독재 문화에 항거하는 ‘나라와 민족을 위해 가장 순수한 청년이 지금 싸워야한다’는 의식이 강했어요. 지금은 취업이 전쟁같은 시절이니 대학언론사 활동을 하면 오히려 공부하는데 방해된다고 생각하고 에너지를 쏟는 게 스펙이나 자격증 따는 거 아니면 잘 안 쏟는 경우가 있는 것 같아요. 인생 선배의 입장에서 많이 아쉬운 부분이죠.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87년 5월 당시 광주 르포를 갔었어요. 당시는 언론통제가 심해서 광주 내려가기 전까지는 광주에서 정확히 어떤 일이 있었는지 몰랐어요. 정부의 발표대로 무장봉기가 일어나서 국가가 진압했다는 식으로 알고 있었죠. 근데 광주에 직접 내려가서 망월동 묘지의 현장을 보고 유가족들 만나 생생한 이야기를 들으며 펑펑 울었죠. 서울로 올라와서 그에 대해 기사를 썼는데 검열을 당했어요. 신문에 실리기는 했는데 매우 완곡한 어조로 실렸지요. 그리고 당시는 기사에 기자이름을 전부 밝히지 않고 이니셜로 표기했어요. 저는 가운데 이름의 한자인 ‘明’이라고 게재했었어요.
지금은 컴퓨터 타이핑으로 기사를 작성하지만 80년대에는 200자 원고지로 기사 제출을 하면 목판인쇄처럼 글자를 한 자 한 자 뽑아서 당시 규모가 큰 신문사에 가서 작업했었어요. 한국경제신문 문선부라는 곳이었는데 오·탈자 하나가 생기면 아저씨들에게 찾아가서 사정사정하면서 부탁드려야 했죠. 생각해보면 학생 때 그렇게 사회에서 일하고 계신 분들과 함께 일할 기회가 많지 않은데 학생기자들의 부족함으로 많이 혼나기도 했지만 자식들 같아서 이것저것 많이 알려주셨던 거 같아요. 
또 저희는 기자로서 글도 썼지만 농촌활동도 가고 국토대장정도 가고 했어요. 또 당시 수습학교라고 해서 언론 4사, 대학신문사, 방송국, 영자신문사, 시대문화(교지)의 수습기자를 한 데 모아서 제가 4학년때 교장을 했었고 모두 함께 체육대회 한 것도 기억에 남아요. 그렇게 신문사 활동을 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했기 때문에 사회에 나가서도 어떤 일이든 적극적으로 임할 수 있었던 거 같습니다. 두려움보다 강한 게 호기심이라고 하잖아요. 그런 호기심을 펼칠 기회를 신문사에서 많이 얻었던 거죠.

지금은 어떤 일을 하고 있는 지
5년전 제가 한 번 크게 아팠어요. 항암투병 이후 의미있고 가치있는 삶을 살고 싶다는 욕구가 생기더라구요. 그래서 학교 총동창회가 100주년을 준비하면서 연4회 만드는 ‘서울시립대 총동창회보’의 편집장을 제안해 왔을 때 봉사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서 2017년부터 동창회보 편집위원일을 하고 있고, 소속은 장애인들을 비롯한 사회소외층을 위해 일하는 밀알복지재단에서 ‘기빙플러스’ 마케팅위원장이에요. 
25년 동안 패션지 기자일을 했는데 그동안 만났던 수많은 기업들에게 사회공헌의 기회를 설명하며 후원과 물품을 기부받고 있어요. 많은 분들이 동참해주시는데 그 비결은 제가 한 우물을 팠다는 데 있는 것 같아요. 패션비즈라는 전문지에서 25년간 신뢰를 쌓지 않았다면 쉽지 않은 일이죠. 그런데 이렇게 한 길을 파는 습관을 처음 들인 곳이 바로 대학신문사에요.

대학언론을 통해 얻은 장점은
패션지에 입사하면 동기들과 같은 수습기간을 거치는데 저는 대학4년의 대학언론사 경험덕에 두려움이 별로 없었어요. 취재를 꺼려하는 사람들을 ‘콜드 컨택’이라고 부르는데 이런 사람들도 곧잘 만나고 해서 회사 내에서 인정을 받았어요.
지금 학생들은 미래가 불투명하다보니 대학언론사 활동을 할때 당장의 취업스펙과 연결이 안 된다고 생각해 언론사에서 요구하는 자격증이나 점수를 쌓는데 집중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최종 면접시 실제로 대학언론사 활동을 한 친구들이 뽑힐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려운 중에서 실무를 쌓기위해 노력하고 행동한 준비된 인재를 사회 언론에서도 선호합니다. 그리고 제가 대학언론사 출신이기 때문에 나이가 50이 넘어서도 활동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패션비즈라는 전문지에서 25년을 견딜 수 있었던 것도 대학신문사에서 받았던 훈련들 덕분입니다. 대학신문사는 저에게 어떠한 분야든 제대로 하려면 10년은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해준 곳이에요. 제가 전공인 국어국문학과만 나와서 일반기자가 됐더라면 지금의 저는 없었을 것 같아요.
대학언론사 활동이 지금 당장 시험을 치르고 언론계에 발을 디디는 데에는 크게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정말로 큰 도움이 되는 활동이라고 생각해요. 또 대학언론사는 좋은 사람들은 만나는 창구가 돼주기도 합니다. 저의 경우 신문사에서 만난 인연들이 지금까지도 쭉 이어져서 50세 기념으로 ‘86동우회’ 열명이 함께 12박 13일의 파미르 고원 여행을 하기도 했거든요. 학생신문 기자 활동을 하며 친해져서 결혼한 커플들도 있답니다.

언론의 역할에 대해 실감했을 때는
우리대학에 학생운동탑이 있었는데 관리가 제대로 안 되고 있었어요. 고 신영복 교수님이 직접 쓰신 글자가 바래서 안보이고 탑 일부가 흙속에 파묻혀있고 그랬거든요. 주변에는 쓰레기들이 널부러져 있었죠. 그래서 제가 동창회보 편집장을 하면서 창간호에 이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우리대학 100주년 행사를 준비하면서 새롭게 옮겨서 흐려진 글씨색도 입히고 주변정리도 잘 해 놓았더라구요. 그런 것들이 작지만 언론의 힘이라고 생각해요.

서울시립대신문을 위한 조언 한 마디
일단은 신문사에 지원하는 사람들이 좀 많아지기를 개인적으로 바라구요. 또 소신있는 기사들이 많이 실렸으면 합니다. 요즘 SNS들은 맛있고 재밌고 돈 되는 이슈들만 찾아다니죠. 그런데 그런 것들은 휘발성이 강해요.
10년, 20년 뒤에 봐도 부끄럽지 않을만한 그런 기사를 쓰기 위해서는 많은 공부가 필요하고 기자들의 철학이나 세상을 보는 관점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가치있는 기사를 쓰면 독자들도 흘러가는 수많은 정보들 중에서 신문을 찾아보고 소장하고 싶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황금율, 변하지 않는 진리는 ‘대접받고 싶은대로 대접하라’ 입니다.


글·사진_ 김세훈 기자 shkim7@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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