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범죄인 인도 법안’ 반대시위가 현재 진행 중이며, 이 사건의 바탕에는 중국과 홍콩의 ‘일국양제’의 특수한 관계가 전제돼 있다. 이에 두 집단 간의 뚜렷한 입장 차이는 쉽게 좁혀지지 않을 것처럼 보인다. 이제 개학을 맞아 바쁜 우리에게는 먼 나라, 다른 나라의 이야기처럼 들린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이제 개학을 맞이해 중국학생, 홍콩학생들이 우리대학으로 모여들기 때문이다. 이 두 집단의 관계는 이미 우리대학에서 가시적으로 드러난 과거가 있다.

작년 3월 13일 우리대학 여자 기숙사 엘리베이터에 제주항공에서 외국인 대학생을 대상으로 제주항공을 홍보하는 ‘글로벌 조이버’ 모집  포스터가 붙었다. 그런데 그 포스터에 ‘일본인, 베트남인, 대만인, 중국인 및 홍콩인 대학생’이라는 영어구가 있었다. 이를 본 우리대학 중국인 유학생은 포스터에 ‘대만인과 홍콩인은 모두 중국인’이라고 표기했다. 이에 14일 저녁 누군가 포스터에 ‘무지한 사람에게, 홍콩에는 중국인 뿐 아니라 많은 민족, 예를 들면 필리핀인 등도 살고 있다’는 글을 썼고, 이를 확인한 중국인 유학생은 15일 아침 ‘홍콩은 국가가 아니다’는 글을 포스터에 다시 썼다. 이후 그 학생은 KPAL 측에 직접 포스터 수정을 요구했다. 이 사건은 중국 외교부 영사보호센터에 그동안의 경과가 보고됐으며, 중국 관영 방송 CCTV 등의 중국매체에 의해 보도됐다.

이처럼 이번 학기에도 학내에서 언제든지 두 집단 간의 관계가 가시적으로 드러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갈등이 고조될 수 있다. 두 집단의 입장 차이가 매우 민감한 역사적 문제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서로를 배려하며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때 긍정적인 논의가 가능할 것이다. 이번 학기에 두 집단 간의 상호 배려와 존중으로 성숙한 담론의 장이 학내에서 열릴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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