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것에 대한 리뷰 SI:REVIEW

 2019년 2학기를 맞아 서울시립대신문 교양 면에 큰 변화가 생겼다. 기존에 있었던 코너인 ‘책다방’과 ‘영화다방’ 코너가 사라지고 대신 ‘SI:REVIEW(시:리뷰)’ 라는 코너가 새로 만들어졌다.
SI:REVIEW는 기존에 다뤘던 책과 영화 장르뿐만 아니라 길거리에서 쉽게 마주할 수 있는 길고양이들을 비롯해 세상의 모든 것에 대한 리뷰를 싣고자 한다. 야심차게 준비한 SI:REVIEW, 앞으로 독자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편집자주

▲ 영화 ‘엑시트’ 포스터(출처: CJ엔터테인먼트)
<해운대>, <타워>, <판도라>와 같은 재난영화를 보다보면 서로 다른 설정임에도 이전에 나왔던 장면들이 반복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가정에 불화가 있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경우가 많고 재난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감정의 불화도 함께 해결되는 구조를 지닌다. 재난에서 벗어나는 과정에서 악역이 등장하고 다른 인물을 위험하게 만들어 이 과정에서 주요인물이 희생당한다. 이처럼 한국의 재난영화는 전형적인 플롯과 클리셰를 따른다. 이러한 특징들은 영화를 감동적이고 교훈적으로 만들어 준다.

하지만 이러한 특징들의 지나친 반복으로 한국형 영화는 진부해졌고 최근 한국 재난영화들의 흥행실패로 이어졌다. 최근에 나온 <엑시트>는 기존의 한국형 재난영화와 차별점을 둠으로써 흥행 성공을 이뤘다. 용남은 어머니 칠순잔치에 참여하던 중 도심 전체가 유독가스로 뒤덮이고 가스가 빌딩으로도 들어오게 되면서 위기를 맞는다.

이에 용남은 산악 동아리 후배였던 의주와 동아리에서 쌓았던 체력과 스킬을 통해 가족들을 구하고 위기를 탈출한다. 여기까지의 줄거리를 보면 전형적인 한국형 재난영화와 다를 게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에서 차이가 있다.
일단 <엑시트>는 다른 영화에 비해 이야기의 흐름이 단순하다. 기존의 한국형 재난영화는 지나치게 다양한 인물들의 갈등을 보여주고 해결하려고 했다. 또한 영화 자체도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고 했다. 신파적 요소, 사회 구조 비판, 코미디 요소 같은 많은 내용을 담으려다보니까 이야기가 산으로 간다. <엑시트>는 주인공 용남과 의주가 재난에서 벗어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그렇기 때문에 <엑시트> 주인공의 재난 극복이라는 핵심 내용이 힘을 잃지 않고 더 몰입해서 보게 만든다.

다음으로 <엑시트>는 영화의 분위기 자체가 심각하지 않기 때문에 가볍게 즐길 수 있다. <엑시트>는 재난으로 인한 피해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주인공에게 닥치는 시련과 시련을 헤쳐 나가는 주인공에 집중한다. 그리고 <엑시트>는 한국 재난영화를 뻔하고 답답하게 만드는 전형적인 클리셰들을 따르지 않는다. 이기적인 행동으로 모두를 힘들게 하는 악역, 하지 말라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 자신의 목숨을 희생 하는 주요인물들이 나오지 않는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엑시트>를 보는 동안 가볍고 희망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물론 <엑시트>가 단점이 없는 완벽한 작품이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외국영화에 밀려 우리나라 영화가 흥행하지 못하는 가운데 <엑시트> 같은 개성 있는 작품이 많이 나오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이석주 수습기자 s2qkstjrwn@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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