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인건비로 인한 불가피한 선택”
 

교내 식당의 가격이 지난 2일부터 인상됐다. 가격 인상은 우리대학 복지회에서 운영하는 학생회관 1층 식당, 아느칸(양식당), 자연과학관 식당, 본관 식당 등 총 네 개의 식당에서 시행된다. 교내 학생복지위원회(이하 학복위) 측이 게재한 공고문에서는 우리대학 복지회의 적자 누적으로 인해 운영에 차질이 발생했다는 점을 가격 인상의 이유로 꼽았다. 또한 가격 인상 외에도 외부 방문객 이용에 제한을 둬 학생들의 식당 이용에 불편함을 줄일 것으로 보인다.

 

가격 인상의 주원인, 높은 인건비와 지속적인 적자

학생들이 주로 사용하는 학생회관 1층 식당은 2011년, 본관 식당은 2013년, 자연과학관 식당은 2014년에 가격이 마지막으로 인상됐다. 기존에는 인상 시기가 상이했으나 이번 2학기에는 동시에 인상된다. 복지회 관계자는 “오랜 기간 가격이 동결돼 생산 원가에 못 미치는 판매가로 인해 식당의 적자가 심화됐다. 식당 가격 인상에 대한 논의는 꾸준히 진행돼 왔다”면서 “적자 누적이 지속될 경우 복지회 운영에 차질이 우려된다”고 교내 식당 가격 인상의 원인을 설명했다.

라면 한 그릇을 판매할 때 라면 한 봉지의 재료 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그렇다면 어느 부분에서 생산 원가가 상승하는 것일까. 복지회 관계자는 라면 한 그릇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라면 자체의 가격만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가스비, 인건비, 토핑 등 부가재료비와 식기에 대한 감가상각비, 판매관리비 등 추가적인 비용이 소모된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지불해야 할 금액을 합하게 되면 생산 원가가 상승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다양한 가격 인상 요인 가운데에서도 최저임금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발생한 높아진 인건비가 식당 가격 인상의 주원인이 됐다.

교내 신분 인정 범위 따라 가격 인상 폭 상이해

복지회 측에서는 본래 가격 인상 폭을 크게 잡았으나, 총학생회 및 학복위와 복지회 사이의 지속적인 회의를 통해 인상 폭을 조정했다. 또한 전반적인 가격 인상 외에도 이용자의 신분에 따라 음식 가격이 달라진다. 복지회는 식당 이용 대상을 크게 ‘학생’, ‘구성원’, ‘방문객’으로 분류했다. 구성원은 교원, 공무원, 환경 미화원 등으로 학생에 비해 일부 메뉴를 평균 500원 높은 가격으로 이용하게 되고, 방문객은 토핑 등 추가 메뉴를 제외한 전 메뉴를 학생보다 1천원 이상 높은 가격으로 이용하게 된다.

한국어학당, 평생교육원 수강생은 일반 학생보다 혜택 제한

학생의 범주는 학번을 부여받은 대학생, 대학원생, 국제여름학교 학생이다. 한국어학당과 평생교육원 수강생은 방문객으로 분류되지만 식권 카드를 등록하면 구성원 가격으로 식당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학생에 비해 혜택은 제한된다. 교내 한국어학당에 재학 중인 일본인 토모 씨는 이에 대해 “유학생들은 돈이 많지 않아 싸게 식사하는 방법을 항상 생각한다”며 “교내 식당은 값이 저렴하고 맛이 좋아 한국어학당 학생들도 많이 이용하는데 가격이 높아지면 생활이 불편해 질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학생들 편의 고려해 방문객 이용 제한할 예정

이용자 신분 별로 가격을 구분한 이유는 “학생들의 민원을 수렴한 것”이라고 복지회 관계자는 설명했다. 기존에는 학생과 방문객 모두가 동일한 가격으로 식당을 이용했었는데, 삼계탕과 같이 한정판매되는 특식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이유로 교내 식당 방문객이 몰려 학생들이 식사를 못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복지회에서는 이와 관련한 민원을 수렴해 방문객 이용에 제한을 둔 것이다. 덧붙여 복지회 관계자는 “우리대학 식당은 소수의 민원인이나 방문객 등이 일회성으로 이용하는 것은 가능하나 불특정 다수에게 영리를 목적으로 판매할 수는 없다”며 “주요 소비층은 학교의 학생과 구성원이며, 방문객 가격은 생산 원가를 기준으로 합리적으로 책정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가격 인상과 더불어 방문객의 식당 이용 시간에도 제한을 뒀다. 자연과학관 식당 중식 시간을 제외하고 나머지 식당의 이용 시간이 학생들보다 한 시간 가량 적어지는 것이다. 복지회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학생들의 편리를 위해 부득이하게 방문객 이용 시간을 정한 것”이라며 이유를 밝혔으며 “자연과학관 식당의 경우 중식 시간에는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해 방문객의 반발을 줄일 것”이라고 전했다.

식당 가격 인상된 만큼 학생들 위해 복지 강화 위한 행사 기획돼

기존 식권 카드를 사용하는 방법에 학생증 인증 기능이 추가됐고 이를 활용해 대기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복지회 관계자는 “사전에 학생증 및 식권 카드에 돈을 충전해 놓으면 키오스크에서 식권 구매를 위해 대기하지 않아도 된다”면서 “라면 등 옵션이 있는 메뉴 외에는 충전 잔액이 있으면 원하는 메뉴의 코너에서 포스에 태그만 하면 된다”고 언급했다.

또한 복지회 측에서는 교내 가격 식당 인상으로 다소 부담을 느낄 학우들을 위해 ‘음료 10+1’ 이벤트와 ‘제로페이 선불 충전 시 5% 적립’도 진행할 예정이다. 복지회 관계자는 “학생들이 가격 인상에 부담 가질 것을 충분히 이해하기 때문에 복지 강화 차원에서 위 행사를 기획했다”며 “가격 인상은 복지회의 원활한 운영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기 때문에 학생들의 이해와 협조를 당부한다”고 전했다.


허인영 수습기자 inyoung3210@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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