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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세계로 뻗는 창업 생태계를 만나다
손용원 기자  |  ywson51@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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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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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오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찾았다. 수요일부터 금요일까지 3일간 진행되는 스타트업 서울: 테크 라이즈 2019(Start-Up Seoul: Tech-Rise 2019)를 참관하기 위해서다. 서울시와 서울시 창업허브가 최초로 주관한 이 행사의 목적은 서울을 스타트업 생태계로 만들고 국내 스타트업들을 국제적으로 성장시키는 것이다. 국제적인 행사인 만큼 중국, 홍콩, 싱가포르, 인도, 러시아, 영국 등 다양한 국적의 투자자들과 심사위원들도 참가했다. DDP 내부로 들어가 보니 많은 서울 스타트업들이 자신의 기업을 전시하고 있었다. 경연대회도 펼쳐져 큰 무대에서 기업 대표들이 자신의 제품을 투자자에게 어필했다. 창업 토크쇼를 통해 창업자들과 투자자의 생각을 엿볼 수 있었다.

창업에 혁신이라는 아이콘이 붙은 것은 불과 얼마 되지 않았다. 예전에는 대개 창업이라면 요식업, 카페, PC방 등 흔한 가게를 떠올렸다. 하지만 최근 창업하면 스타트업이 먼저 떠오른다. 여기서 말하는 ‘스타트업’들은 기존의 창업과는 다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혹은 단지 할 수 있다는 이유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해 혁신하는 소규모의 벤처기업들이다. 이런 기업들은 주로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요즘 트렌드는 4차 산업혁명과 맞물린 공유경제 그리고 1인 가구, 앱 기반 플랫폼, 콘텐츠이다. 이렇게 변화된 환경에 적응한 개체가 살아남듯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발 빠른 대처로 성공한 스타트업들은 기존 기업들과 경쟁하며 새로운 서비스, 제품을 제공하며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한다. 격변의 시대, 스타트업 업체들은 과연 어떻게 혁신하고 있을까?

   
▲ 전시회에서 다양한 스타트업의 제품을 만나볼 수 있었다.

미래로 가는 통로, 서울 스타트업들의 살아있는 전시회

전시회에는 블록체인 관련 핀테크 기업 2곳, 로봇 및 드론 관련 기업이 4곳, 가상현실(VR) 기업 2곳, 스마트 헬스케어 기업 4곳, 인공지능(AI) 관련 기업 15곳, 빅데이터 관련 기업 16곳이었고, 사물인터넷(IoT) 관련 기업이 28곳으로 가장 많았다. 생소한 기술이지만 활용하는 방안은 다각도로 펼쳐졌다. 스타트업 4만 시대가 빈말은 아님을 몸소 체험할 수 있었다. 각 부스에서는 업체들이 친절하게 자신의 기업을 소개하고 있었고 관련 상품들을 직접 체험 할 수 있었다. 기억에 남는 제품으로는 머리의 흔들림을 바탕으로 감정 상태를 분석하는 ‘마인드아이’라는 기업이 있었다. ‘토이스미스’라는 기업은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전파를 바탕으로 인구밀도를 정밀하게 측정해 정보를 제공해 주었다. 이외에도 고성능 카메라로 건물의 외벽을 검사하는 드론, 위험 상황을 판단해 즉시 알려주는 CCTV가 있었다. 나머지 창의적이고 시험적인 기업들은 2관에 있었다. 이곳에서는 맞춤형 식물 배달 서비스, 분리수거 마일리지 서비스가 눈길을 끌었다.

   
▲ 행사장에서 진행된 피칭대회의 수상 모습이다.

하드웨어 피칭경연대회, 워셔액 시장 변화의 기류에서 더욱 편리한 해법을 찾다.

앞날이 창창한 대기업의 청년들은 과감하게 회사를 때려치우고 스타트업을 시작했다. 떨리는 목소리로 심사위원들 앞에서 제품을 소개하는 모습을 관중들이 숨죽이고 지켜보고 있다. 심사위원이 묻는 미래 전망성, 마케팅 전략, 해외 진출 계획 등 서슴없는 질문에도 발표자는 차분히 자기 생각을 풀어나갔다.

피칭(Pitching)이란 최근에 많이 사용되는 용어로, 투자자 앞에서 기획 개발 단계의 프로젝트를 공개하고 설명하는 일종의 투자금을 유치하기 위한 설명회다. 이번에 개최된 피칭대회에서 우승한 기업은 상금을 비롯해 해외 진출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대회는 영어로 진행됐고 동시통역을 이어폰으로 들을 수 있었다. 몇몇 발표자는 한국어로 발표했다. 스티브 잡스의 카리스마 넘치는 발표를 상상했지만, 앞 모니터의 글을 읽는 발표라는 점에서 아쉬웠다. 하지만 자신의 제품에 대한 애정과 그 애틋함은 충분히 체감할 수 있었다. 대상 한 기업, 최우수상 두 기업, 우수상 세 기업으로 총 여섯 개의 기업이 발표했다.

비록 우수상에 그쳤지만 가장 흥미로웠던 기업은 워셔액 주유기 ‘카글’을 선보인 엠케이다. 엠케이는 주유 장치와 그 안에 들어가는 워셔액 카트리지를 카센터에 공급한다. 기존 카센터에서는 워셔액을 페트병 단위로 납품을 받았지만, 정부는 메탄알코올으로 인한 실명 위험성으로 18년 1월부터 메탄알코올 워셔액의 판매를 금지했다. 에탄알코올 워셔액을 대체품으로 사용하게 됐고 가격 부담은 엠케이가 제공하는 주유 방식의 에탄알코올 워셔액 주유기가 성공하게 되는 원동력이 됐다. 주유 장치를 사용하면 페트병을 사용할 필요도 없고, 워셔액 카트리지를 제공해 주유기에 연결된 수도에서 공급된 물과 자동으로 섞여 간편하게 워셔액을 주유할 수 있다. 카트리지를 통해 워셔액의 부피를 줄여 물류비용 절감은 물론 폐기물도 줄일 수 있었다. 18만 개의 페트병, 30톤의 이산화탄소를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대형마트를 거치지 않고 공장에서 직접 카센터로 납품함으로써 유통마진이 절감되는 효과를 가져왔다.

결과적으로 현재 약 600개의 점포에 납품하고 있다. 지난 7월부터는 베트남에 수출을 시작했다. 앞으로는 부동액, 엔진오일 등 제품라인을 늘려나가는 수직적 성장을 꾀하고 있다. 미세한 틈을 잘 포착해 성공한 그 안목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 왼쪽부터 김대일 대표, 윤문진 대표, 김영덕 상무, 김홍일 센터장이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스타트업 대표들과 액셀러레이터의 진솔한 창업 토크 콘서트

무대에서 예비 또는 이미 창업한 사람을 위한 토크 콘서트가 진행됐다. 한국의 공유오피스 창업자인 ‘페스트파이브’의 김대일 대표, 강남 킥보드 공유업체인 ‘씽씽’의 윤문진 대표가 참가했다. 둘 다 공통적으로 해외의 공유경제 스타트업을 벤치마킹해 성공한 인물이다. 투자자 중에서는 G마켓을 만든 롯데 액셀러레이터의 김영덕 상무와 김홍일 ‘디캠프’ 센터장도 참가했다. 액셀러레이터란 말 그대로 스타트업 회사를 발굴하고 업무공간 및 마케팅, 성공 비결, 투자 재원 등을 지원해 성장을 가속화 시키는 단체를 말한다. 디캠프는 2012년부터 국내 20개 금융사가 만든 은행권청년창업재단이 운영하며 스타트업들을 발굴하고 성장할 수 있게 사회와 연결해주고 있다.

발표자들에 따르면 창업의 경험을 나누는 기회가 최근 들어 많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통계적으로 1000개 중에 고작 3개가 성공하는데, 이는 창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과 기회가 많아지면서 4만 개나 되는 스타트업들이 탄생했기 때문이다. 벤처 1세대들은 황무지였지만 지금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체계와 기관들이 생겼다. 하지만 창업이 쉬운 환경이 조성돼 많은 지원자의 유입으로 인한 초기 지원, 멘토링 등을 받기 위한 경쟁도 점차 힘들어지고 있다.

글로벌기업 ‘위워크(wework)’와 경쟁하고 있는 김대일 대표의 패스트파이브가 차지하고 있는 서울의 오피스 면적은 1%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최근에 120억이나 되는 투자금도 유치했고 경쟁사와 달리 한국 사회에 맞는 현지화 전략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고 한다. 윤문진 대표의 ‘씽씽’의 공유 모빌리티를 출범한지 5개월 동안 회원 수 5만 명, 누적 이용 횟수가 30만 건을 넘었다. 서울시만 해도 하루 대중교통 1천만 건인데 그중에서 도보, 자가용 이동 수단을 대체해 하루 30만 건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대학에 설치된 공유 킥보드 ‘킥고잉’의 경우 킥보드를 수거해서 충전한다. 이 방식과 달리 ‘씽씽’은 오토바이를 탄 150명의 라이더가 이미 충전된 배터리를 갈아 끼우는 방식으로 효율을 높였다. 이때 라이더들의 운용은 2012년에 창업 경험이 있는 윤 대표의 오토바이 심부름 기업 ‘띵동’과의 시너지를 낸 결과물이다.

발표자들은 창업은 팀 빌딩, 소요자금 예산 확보, 인재 영입, 투자자 유치 등의 흐름이 있는데, 결과적으로 창업이 성공함에 있어서는 영역 선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즉 노력하더라도 물이 나올 곳을 파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아무리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투자자를 설득하기란 쉽지 않다고 한다. 먼저 고객으로부터 작은 돈이라도 받는 것이 투자자를 설득하는데 큰 힘이 된다고 했다. 유연성 또한 중요하기 때문에 아이디어가 처음 생각한 것과 다르다면 얼른 방향 키를 바꾸는 것도 염두에 둬야 한다. 김 대표는 “인생이 다이나믹하며 희로애락의 진폭이 커진다. 막상 전쟁과 같은 일을 끝내면 전쟁을 준비하는 기다림의 연속이지만, 그래도 직장 업무와 달리 고객에게 가치를 창출하는 일에 보람을 느낀다”고 자신의 삶을 묘사했다.


글·사진_ 손용원 기자 ywson51@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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