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인터넷 그리고 스마트폰

 
기술의 발전은 우리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왔다. 게임은 우리에게 재미와 여가를 줬다. 또 잘 이용한다면 인지능력과 학습능력의 발달까지도 기대할 수 있다. 인터넷은 언제 어디서나 다른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강력했다. 민주주의의 발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다만 이들에게 항상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게임이 우리를 즐겁게 할수록 더 게임에 빠져들기 쉬워졌고, 인터넷이 우리에게 다양한 연결을 가능하게 할 때 인터넷에만 의존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마침내 스마트폰은 우리 주변에 항상 존재할 수 있게 됐으며 언제나 중독에 빠질 수 있는 길을 만들어 냈다.

이들은 우리에게 도움을 베풀며 우리의 일상에 들어와 그것이 없는 일상을 상상할 수 없게 만들었다.

‘기술 중독’은 그 개념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게임중독은 80년대 초에 처음 그 개념이 제기됐고, 인터넷 중독도 90년대 중반에야 논의되기 시작했다. 그간 학자들 사이에는 ‘기술’에 대한 중독이 존재하는 것인가에 대한 논쟁이 많았다. 그것이 중독을 일으키는 메커니즘을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술의 발달로 쾌락과 보상의 시스템이 중독에 관여한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아직 그 메커니즘에 대해 논쟁의 여지는 많지만 이것 하나는 분명해 보인다. ‘게임, 인터넷, 스마트폰 중독은 우리의 일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올해 5월 WHO(세계보건기구)는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했다. 게임중독은 정신적, 행동적, 신경발달 장애 영역에 하위 항목으로 포함됐다. 최초로 국제사회가 약물이 아닌 분야에서 중독을 인정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끝없이 끌려들어 가는 게임과 인터넷

‘한게임만 더…’ 게임을 하다 보면 쉽게 느껴지는 감정이다. 인터넷이라고 다를 게 없다. 하나만 더 보고 끄려고 하지만 멈추기는 쉽지 않다. 그러다 보면 나도 모르게 몇 시간이 지나 있기도 한다. 또 주기적으로 채팅을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실제로 지난 2010년에는 PC방에서 밤을 새우며 게임을 한 대학생이 과로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게임과 인터넷 안에서는 현실에서 느끼기 힘든 다양한 자극이 주어진다. 또 이들은 우리의 통제 아래 있다. 우리의 보상체계를 자극하기 쉽다는 뜻이다. 조금의 클릭만으로 우리는 쉽게 아이템을 얻을 수 있고 궁금하던 내용을 찾을 수 있다. 이런 행동을 할수록 보상회로가 자극된다. 하지만 점점 이 회로가 둔감해지는 것이 문제다. 결국엔 웬만한 활동으로는 재미를 느끼지 못하게 된다.

이 때문에 현실을 외면하고 점점 컴퓨터 속으로 파고들게 된다. 인터넷 중독자들은 의미 없는 정보들을 검색하거나 사이버 관계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등의 모습을 보인다. 컴퓨터 앞에서 보낸 시간이 짧게 느껴지기도 한다.

항상 우리 옆에서 우리를 방해하는 스마트폰

집에 오면 일이 밀려 있더라도 침대 위에 누워 스마트폰을 만지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또 시험공부를 하다가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스마트폰으로 손이 가게 된다. 유튜브를 시청하느라 몇 시간을 허비하기도 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2018년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스마트폰 이용자 중 19.1%가 과의존 위험 상태다. 30.7%가 일/학업 도중 스마트폰을 2시간 이상 사용한다고 답할 정도로 스마트폰이 일상 활동을 위협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중독은 위에 설명한 중독과는 결이 다르다. 인터넷과 게임을 포함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두 활동을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말이다. 거리를 걸어 다니며 스마트폰을 보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스마트폰은 항상 우리 곁에 있기 때문에 중독에 걸리기 쉽고 걸린다면 더 큰 악영향을 미친다.

일본 홋카이도대학 가와하라 교수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스마트폰을 책상 옆에 두는 것만으로 집중력이떨어지는 결과를 얻었다고 한다. 또한 휴식시간에 휴대전화를 사용하면 휴식의 효과가 거의 사라진다는 연구결과가 『행동중독저널』에 소개되기도 했다. 연구를 진행한 테리 교수에 의하면 “스마트폰은 일상생활에 관여하는 정도가 매우 높아 집중력을 떨어뜨리기 쉽다”며 “이번 결과는 컴퓨터보다 스마트폰이 중독성이 강하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최강록 기자 rkdfhr1234@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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