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알 듯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종이신문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기성언론사와 잡지사들은 매체를 인터넷 신문과 유튜브 등 수요자에 맞춰 전향했다. 하지만 그들도 여전히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종이신문을 발간하고 있다. 대학 언론사인 우리도 같은 처지다. 기사를 쓰다 허기지면 끼니를 때우기 위해 밥을 시켜먹는다. 역시 종이신문은 식탁보로 제격이다. 이때마다 “개똥도 약에 쓰는 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기사를 작성할 때에는 내가 승전보라도 알리는 병사가 된 기분이다. 정작 현실은 그렇지 않다. 배포대에 쌓여만 가는 신문들은 마음 한편에 응어리진다. 주변 친구들에게 내가 학생기자 활동을 한다고 말하지 않았다. 반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아무도 모른다. 여전히 언젠가 그들이 신문을 통해 내가 기자라는 것을 알아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난 호에 진행했던 ‘배포대를 찾아라’ 프로그램은 단 한 명도 지원하지 않았다. 긴 기사를 쓰다 보면 이런 생각이 들 것이다. 과연 누구를 위해 쓰는 것일까? 학생들이 읽지 않는다면 초등학생의 일기장과 뭐가 다르단 말이냐.

편리해진 시대는 사람들을 그만큼 게으르게 만들었다. 이제 아무도 암산을 하지 않고 길을 외우지 않는다. 우리 신문사에서도 인터넷 사이트를 운영한다. 하지만 터치가 두 번 이상이 되는 순간 사람들에게 외면받는다. 실시간 검색어에 뜨지 않는 기사는 사실 찾아보지 않는 한 읽히지 않는다. 이처럼 우리 기사들은 타임캡슐에 담긴 유물이 된다.

어렸을 때 어르신들은 학생들에게 신문을 읽으라고 목이 쉬어라 말했다. 신문을 보면 세상도 알고 글 읽는 연습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도 읽기 싫었던 신문이었음을 돌이켜 보면 지금 내가 쓰고 있는 신문의 효용성은 0으로 수렴한다. 가끔 신문사의 미래를 생각해본다. 과연 언제까지 종이로 된 신문을 발간하고 있을까? 언젠간 학생들에게 떠먹여주는 신문이 되는 날이 올까?


손용원 문화부 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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