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기 독자위원회_ 제734호를 읽고

국승인(국문 15)
‘대학신문은 왜 존재하는 것인가?’, ‘학생기자란 누구인가?’ 이 두 가지는 서울시립대신문을 존재하게 하는 이유이자, 서울시립대신문의 근간을 흔드는 혁명적 질문이다. 대학신문은, 학생기자는 이 질문들에 끊임없이 고민해야하며 그 고민의 정도가 신문의 질을 결정한다. 서울시립대신문에는 그다지 학생들의 목소리가 나타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기자의 문제의식이 잘 나타났는지 생각해 본다면 그렇지도 않다. 1면에서 다룬 기사들은 제목과 제재에서 충분히 학내 주요 사안들을 다루고 있으며, 독자의 흥미를 끈다. 그러나 막상 세 기사의 내용은 독자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한다.
 
「세 대학이 만들어낼 움직임, 삼동제」에서 우리대학, 경희대, 한국외대가 이례적으로 연합 축제를 개최한다는데, 막상 그 축제를 즐길 당사자인 학생들의 여론은 충분히 나타나 있지 않다. 학생들이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지, 혹 우려되는 요소는 없는지에 대해 전혀 알 수 없다. 우리대학에서 경희대로 가려면 걸어서 약 30분이 걸리고, 외대는 그 이상이 걸린다. 이 물리적 제약은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또, 축제의 규모가 어느 정도며, 얼마만큼 즐길 거리가 있으며, 어느 대학에서 무엇이 중점적으로 개최되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 삼동제를 만들기 위한 기획진의 노력은 박수쳐 줄만 하지만, 막상 즐겨야할 학생들의 니즈를 서울시립대신문은 어느 정도로 생각했는가?

「최소이수학점, 이번 달 말부터 14학점에서 9학점으로 축소돼」와 2면 「설치 후 9개월… 대학평의원회 행정문제 여전히 표류 중」은 그 문제의 중요성이라는 면에 있어 순서가 뒤바뀐 듯하다. 14학점에서 9학점으로 축소된 것은 물론 유의미한 정보지만, 대다수 학생들의 입장에서 이 문제는 큰 불편 사안도 아니었거니와, 기사에서도 이 변화가 어떤 파장을 불러일으킬지 알 수 없다. 단순히 학교와 총학생회의 생각을 전달했을 뿐이다. 2면의 문제의식은 ‘학생자치’라는 문제의식에서 핵심 기사였는데, 1면에서는 이 중요 기사에 대한 언급은 존재하지 않는다.

「식당용 학생증 인증률 저조… 홍보에 비해 학생들 잘 몰라」는 너무 안타까운 기사다. 학생들이 학생증 인증을 하지 않는 것이 과연 학생들이 잘 몰랐기 때문인 것인가. 필자의 주변에는 가격인상 이후 학생식당 음식의 질이 별다른 변화가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 심지어 기사 내 학생 인터뷰는 위 사실을 알고 있었으나, 하지 않았다는 내용이다. 외식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통학생의 입장은 왜 나타나 있지 않은가. 학생기자들은 기자인 동시에 학생이지 않은가? 기자들은 자신들이 먹는 학식을 통해 느끼는 것이 없는 것인가.

지면 분량 상, 보도 이외의 면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없는 것이 유감스럽지만, 제734호의 기사는 다양했지만 그 질이 높았는지는 의심해 봐야한다. 학술과 문화와 같이 기자의 재량성이 높은 지면에서조차 ‘글맛’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다음 호에서는 기자 여러분의 글맛을 한껏 맛보고, ‘단’소리를 하지 않을 수 없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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