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가작 소감
제가 쓴 글이 사회를 잘 반영했는지는 여전히 모르겠고, 앞으로도 알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제가 느꼈던 감정들이 글을 통해 미약하게나마 전달되었기를 바랍니다. 윤주도, 샘도 모두 가상의 인물이지만 제 주변인들을 조금씩 닮았습니다. 백지에 이만큼의 이야기를 채워 넣어준 모든 시간들이 이제 와서야 소중하다고 느낍니다. 어쩌면 저는 그 ‘재미없음’ 안에서 안도감을 느껴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좁은 우물 안에서 나가게 되는 순간을 끊임없이 상상하면서도 남아있기를 택했으니까요.
문제집을 펼쳐 두고 몰래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던 시간이 못 견디게 싫다고 말했지만, 사실은 가끔 그립습니다. 복도에 서서 숙제를 베끼던 시간도요. 이 글을 쓰는 지금도 곧 그리워질 것 같네요. 게으르고 나태한 저를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떠밀어 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쏟아내는 불평을 한결같이 받아주는 여덟 명의 친구들에게도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마지막으로 양육 난이도 최상의 딸을 묵묵히 응원해주는 엄마 아빠! 당연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 알고 있습니다. 짧게 말할게요. 감사!
하나의 글을 완성하고 다시 출발점에 서는 일은 늘 무섭습니다. 막상 소설을 쓰는 시간보다 빈 화면을 멍하니 쳐다보던 시간이 더 길었던 것 같습니다. 도망치거나 변명하며 숨어버린 적도 많습니다. 거창하게 소감을 마무리 짓고 싶었는데 할 수 있는 말이 이것뿐이네요. 앞으로는 좀 덜 울겠습니다. 똑똑하지는 않아도 계속 나아가는 사람이 될게요. 감사합니다.
소예진(안양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