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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자락 ‘초대길’ 탐방기
한승찬 객원기자  |  hsc7030@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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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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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15일 이낙연 국무총리는 서울 강북구 우이동의 한국광복군 묘소와 이시영 초대 부통령의 묘소를 방문해 참배했다. 광복절에 정부 요인이 이곳을 찾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묘소가 위치한 강북구 우이동의 북한산 자락에는 여러 근현대사 인물, 특히 독립운동가의 묘소가 있다. 강북구에서는 이곳을 ‘초대길’이라는 주제로 탐방로를 조성했다. 초대길은 대한민국의 기틀을 다진 인물들을 기리는 의미에서 조성됐다. 초대길을 거닐면서 만날 수 있는 인물들은 모두 ‘초대(初代)’로 어떤 역할을 한 사람들이다.

   
▲ 헤이그 특사의 일원으로 유명한 이준 열사의 묘소. 이준 열사는 우리나라 최초의 검사이다.

초대길 코스 위의 첫 번째 묘소는 바로 초대 검사(檢事)를 지낸 이준 열사의 묘소였다. 이준 열사는 1907년 일본의 외교권 침탈에 항의하기 위해 파견된 ‘헤이그 특사’의 일원으로 유명하다. 그는 서울대학교 법대의 전신인 법관양성소의 첫 졸업생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검사가 됐다. 그는 이상설, 이위종과 함께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 참여해 일제의 침략 행위를 고발하고자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순국했다. 이준 열사의 유해는 1963년 헤이그에서 현재의 묘소로 이장했다. 그의 묘소에는 순국 당시 중국의 실력자였던 위안스카이가 지은 추모시와 헤이그 특사에 가지고 갔던 문서가 조각돼 있다.

다음으로 거쳤던 곳은 초대 대법원장을 지낸 김병로 선생의 묘소였다. 김병로 선생은 일제강점기 시절 독립운동가들을 위해 변론을 펼쳤던 인권변호사 출신이다. 그는 일제의 폭정이 심해지자 낙향해 은둔 생활을 하다 해방이 되고 정부가 수립되면서 초대 대법원장을 지냈다. 그는 정부 수립 이후 이승만 정권의 독재가 계속됐을 때 사법부의 독립성을 유지하기 위해 애썼다. 삼권 분립과 헌법을 가장 우선시해 이승만 정권의 반헌법적 폭거에 맞서 싸웠다. 김병로 선생의 이러한 모습은 후대 법조인들에게 여전히 귀감이 되고 있다.

   
▲ 최근 대대적으로 정비된 한국광복군 합동 묘소. 임시정부가 창설한 한국광복군은 국군의 뿌리로 평가된다

세 번째로 찾은 곳은 대한민국 국군의 뿌리가 된 한국광복군 대원, 즉 ‘초대 군인’들의 합동 묘소였다. 대한민국임시정부는 1940년 9월 일제에 대한 무장투쟁을 진행하기 위해 한국광복군을 창설했다. 한국광복군은 일본군과 대대적인 전투를 벌이지 않았지만 연합군에 소속돼 포로 심문, 정보 수집 등의 임무를 성공적으로 해냈다. 또한 소수이지만 전투에 참가한 경력도 있다. 광복군 대원 17명을 합동 안장한 이곳은 최근까지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서 방치돼 있다가 지난 2017년 대대적인 정비를 거쳤다. 봉분 뒤에 세워진 광복군 동상과 조형물 또한 새로 건립됐다.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초대 부통령을 지낸 이시영 선생의 묘소였다. 그의 묘소는 광복군 묘소 옆으로 높은 곳에 조성돼 있었다. 이시영 선생은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상징 우당 이회영 선생의 남동생으로 이회영 선생과 함께 신흥무관학교 설립에 참여했다. 그는 이후 상해 임시정부에 합류했으며 해방 후 정부가 수립되면서 초대 부통령이 됐다. 그는 한국전쟁 당시 피난지인 부산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북한산 자락을 따라 걷는 초대길은 근현대사 인물들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북한산의 맑은 물과 공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또한 주변에 근현대사기념관과 4.19 민주묘지가 자리 잡고 있어 이와 연계해 방문할 수 있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곳을 찾는 등산객들에게 크게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보다 적극적인 홍보와 탐방로 정비를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초대길을 찾길 바라는 마음으로 탐방을 마쳤다.


글·사진_ 한승찬 객원기자 hsc7030@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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