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18일 하계 전체일꾼수련회 대의원회의에서 대의원 수 조정이 논의됐다. 현재 각 학과에 배정된 대의원 의석수는 학과에 소속된 학생 수와 상관없이 두 명이다. 또한 기존의 참석률이 저조했던 동아리연합회의 의석수 감축과 경영 등 대형과의 의석수 증가가 건의됐다. 건의자인 김민수 총학생회장은 건의의 목적에 대해 “단순히 출석률을 높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저조한 출석률을 보이는 의원이 대의원 자격을 갖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고, 대형과의 경우 인원에 비례해서 대의원을 배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안건을 건의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김종완 동아리연합회 회장 “대의원이 공감할 수 있는 안건 부족해”

감축이 논의되고 있는 동아리연합회 대의원들의 참여율 저조 원인은 무엇일까. 대의원회의 안건에 동아리연합회 분과장들이 참여할 수 있는 동기가 부족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종완 동아리연합회 회장은 본인이 공연분과장일 때의 경험을 들어 “분과장의 경우 대의원회에 출석하여 협의할 수 있는 부분이 극히 적다”며 분과장들의 출석률이 낮은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로 2018년과 2019년 대의원 회의록을 살펴보면, 회장을 제외한 동아리연합회 소속 대의원들의 발언을 찾기 힘들다. 김 동아리연합회 회장은 “동아리연합회 소속 대의원들의 참석률이 다른 대의원들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만큼, 동아리연합회의 의석수를 줄이고 대형과의 의석수를 늘리자는 의견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동일 의석수 배정은 형평성의 문제 야기

단순히 출석률을 높이기 위한 것만이 대의원 수 조정의 이유는 아니다. 대표성 또한 그 이유가 될 수 있다. 일례로 현재 경영학부 재학생은 약 1,200명이지만 이를 대표하는 대의원 수는 두명이다. 한 명이 약 600명의 학생을 대변하는 꼴이다. 많은 수의 학생을 단 두 명이 제대로 대표할 수 있을지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또한 대형과와 소형과에 동일한 의석수를 배정하는 현행 규정은 학과 간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김준모 경영대학 학생회장은 “학생회장, 부학생회장 단 두 명이 회의 중 수많은 경영대학 학생의 다양한 의견을 공정하게 반영하기 힘들기에 대형과의 의석수를 조정하는 것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1200명의 의견과 30명의 의견의 영향력이 같다는 것에 문제를 제기하고 의석수 조정 건의가 나오는 것은 일견 타당해 보인다.

대형과 의석 증가시 줄어드는 소형과의 발언력

과연 대형과의 의석수를 늘리는 것은 문제가 없을까? 우리대학에는 여러 소형과가 존재한다. 대의원 수가 학생 수에 비례해서 배정된다면 대의원회의에서 대형과의 입지가 커지는 만큼 소형과는 비교적 축소되기에 불만이 제기될 수 있다. 소형과 학생회장을 맡고 있는 A(22)씨는 “대의원회에서 대형과의 대의원 수를 늘리는 것은 그저 표면적인 출석률 증가만을 위한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대의원회에서 특정 대형과들의 대의원 수를 늘리면 그들의 목소리나 주장이 강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며 대의원 회의의 균형이 깨질 수 있다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의석수 조정에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김 총학생회장은 “증원 인원은 학과별 신입생 정원 100명당 대의원 한 명 정도로 생각하므로 학과를 대표하는 대의원 인원수에 큰 변동은 없을 것이고, 소형과의 의견 피력에 큰 걸림돌은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모두의 동의와 심도 있는 논의 필요

대의원 수 조정이 대의원회 의사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오랜 시간을 들여 고민할 필요가 있다. 박지윤 대의원회 부의장은 “대의원 회의에서 대의원들의 의견을 폭 넓게 수용해 심도 있게 논의해 본 후 모두의 동의를 받고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생 자치에서 발생하는 문제의 의사결정 주체는 바로 학생이다. 의견이 있는 학생들이 발언하지 않는다면 결정권은 다른 이의 손에 넘어갈 수밖에 없다. 김준모 경영대학 학생회장은 “중요한 사항에 대해 소속과의 의견을 내기 위해서 대의원 회의에 참석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대의원들은 회의에 참여하지 못하는 많은 학생을 대신해 의견을 피력하는 중대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므로 소속 학부·과를 대표하는 만큼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활동에 임해야 한다.


이은정 수습기자 bbongbbong01@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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