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관리와 관련한 규정이 전면적으로 개정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30일, 우리대학 기획과는 공간관리 방안 개선 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에 따르면 내년부터는 개정된 「서울시립대학교 공간관리에 관한 규정」(이하 「공간관리규정」)에 따라 △공간 배정 기준 세분화 △사용료 단가기준 및 부과기준 개선 △회수 기준 설정 및 공간 강제회수권 부여가 이뤄지게 된다. 공간조정분과위원회(이하 공간위) 및 공간조정을 전담하는 기획과 담당자는 “이번 개정안 시행은 낭비되는 공간을 최소화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기존에는 회수할 수 없었던 학부·과별 강의실도 이용률이 낮으면 회수할 수 있게 돼 낭비되는 공간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고질적으로 이어진 공간배정 문제

공간배정 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지난 2012년에 있었던 제49대 총학생회 선거에서 공간배정 문제가 화두로 떠오른 이후 총학생회 공약에는 매년 공간위에 학생위원을 배치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 2017년 2학기와 지난 5월 열렸던 전체학생총회에서도 공간위에 학생위원을 배치하라는 내용의 요구문이 안건으로 올라왔으나 두 차례 모두 의결에는 실패했다.

학생들이 주축이 돼 이뤄지는 동아리 활동도 공간부족 문제로 방해를 받고 있다. 현재 우리대학 동아리연합회에서 관리하는 동아리 연습실 1곳은 8개의 동아리가 시간을 배정하여 사용하고 있으며 이 외에도 어학당의 외국학생 대상 프로그램이 연습실을 이용해 진행되는 등 원래 용도 이외의 사용도 잦다. 중앙 오케스트라동아리 칸타빌레의 회장을 맡았었던 김준섭(국관 18) 씨는 “연습 공간부족으로 활동에 어려움이 크고, 동아리 연습실은 항상 사용하고 있어 인원이 많은 활동을 하더라도 다른 건물의 강의실을 빌리느라 힘들었다”며 “단원 수에 비해 동아리방이 극히 협소하다는 점도 문제”라고 이야기했다. 공간부족으로 인한 문제를 학생들만 겪는 것은 아니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공간관리규정」에 따라 이공계열 전임교원은 교수 한 명당 50㎡의 연구용 실험실을 배정받아야 한다. 그러나, 현재 기계정보공학과, 물리학과 소속 교수 7명이 공간 부족으로 인해 연구용 실험실을 배정받지 못하고 있다. 또한, 교수가 일정한 연구소 넓이를 요구하는 연구사업을 유치할 때 해당 요구를 만족할만한 공간을 배정받지 못한다면 유치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

현실성 떨어지는 기존 규정… 실제 현장에 알맞도록 상세히 손 봐

다른 쪽에서는 공간이 낭비되고 있는 모습도 찾을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사용되지 않는 강의실이다. 대학행정정보시스템(WISE)에서 확인한 결과 전체 강의실 가운데 15개 강의실의 실제 사용시수는 전체 수업시수의 30%인 15시간에 미치지 못했다. 기획과 담당자는 “규정 개정에 따라 앞으로는 사용률이 30%에 미치지 못하면  강의실을 회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용률이 떨어지는 강의실을 회수하면 강의실 부족을 겪고 있는 다른 학과에 강의실을 배정하거나,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등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또한 기존 규정은 연구용 실험실에만 사용료를 부과하도록 규정돼 있어 실험실 이외의 학교 기업 등 다른 공간에는 사용료를 부과할 수 없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공간의 용도 별로 기준을 설정해 기준면적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이에 맞춰 사용료를 부과하게 된다. 공간 회수 시 퇴거기한을 설정하고, 기한을 지키지 않을 경우 열쇠를 바꾸는 등 강제퇴거를 할 수 있도록 바뀌는 것도 이전과는 큰 차이가 있다.

기획과 담당자 “모두에게 이득 되는 방향으로 공간 배정”

이번 규정 변경과 함께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공간위 학생위원 배치도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간위 학생 배정은 1학기 전체학생총회 의결에는 실패했으나, 서순탁 총장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기획과 담당자는 “해당 규정과 맞물려 공간위 학생위원 배정도 논의될 예정”이라고 이야기했다. 다만 공간위의 성격이 일반적으로 학교 구성원들이 느끼는 것과는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기획과 담당자는 “공간위에서는 자신의 신분에 상관없이 공익을 위해 일한다는 느낌이 강하다”라면서 “학생위원이 배정되더라도 학생의 권익만을 추구하는 것은 안 된다. 학생들의 관점을 논의에 추가해주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정혁 기자 coconutchips01@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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