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생활의 설렘을 안고 서울로 올라온 지 어느덧 8개월. 이제는 낯설고 복잡하게만 느껴졌던 청량리가, 심지어는 서울역이 고향 집 앞의 버스정류장보다 익숙해졌다. 고등학생 때부터 친구와 서로 ‘행복한 돼지’라고 부르며 먹으러 다니는 것을 좋아했는데 지금까지 학교에 다니며 내가 먹은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홍대나 건대, 아니면 주변의 회기같이 커다란 상권은 없지만 우리 학교에는 소소한 즐거움이 가득하다. 그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것은 베리베리 생과일주스다. 여름에는 수박, 천도복숭아, 자두 중에 돌아가면서 마시다가 요새는 파인애플 주스를 마신다. 가끔 바쁠 때는 베이글도 같이 사서 먹는데 항상 플레인 빵에 블루베리 크림치즈를 바른 조합을 선택한다. 현금으로 결제하면 쿠폰에 도장을 찍어주시는데 도장 모으는 재미도 쏠쏠하다. 도토리군 버섯양에서 샤브샤브를 다 먹고 나면 주시는 매실 주스도 별미다. 그리고 카레집의 반찬, 그중에서도 떡볶이랑 시금치를 좋아한다. 원래는 시금치를 안 좋아하는데 카레집 시금치는 소스가 맛있어서 다음에 자취한다면 꼭 레시피를 여쭤보고 만들어 먹고 싶을 정도였다. 그리고 후문에 갈 때는 항상 후식으로 러블티를 마신다. 열 번 중 일곱 번은 타로 버블티를 마시는데 가끔 새로 나오는 메뉴를 시키고 음료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은 정말 설렌다.

▲ 친구들과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기 좋은 카페 ‘너디블루’

얼마 없는 가게들 사이에서 맛집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마치 보물찾기하는 기분이다. 요즘에 찾은 맛집으로는 뚝배기 파스타 골목에서 더 들어가면 있는 ‘시립대김밥전문점’이 있다. 김밥집이라고 부르는데 특이한 점은 김밥을 안 판다. 메뉴가 엄청 많은데 메뉴판 밑에 ‘김밥, 라면 안 팝니다’라고 적혀있다. 김밥은 없지만 반찬 뷔페라서 맛있는 반찬을 마음대로 먹을 수 있다. 소금구이, 제육볶음, 김치볶음밥, 떡만둣국을 먹어봤는데 가격도 저렴하고 다 맛있었다. 또 한 군데는 떡전교 사거리 가는 길에 있는 ‘너디블루’다. 너디블루는 카페인데 전농동에서 찾기 힘든 감성을 느낄 수 있다. 친구들과 번개로 여러 번 갔었는데 갈 때마다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커피를 잘 안 마셔서 커피 종류는 안 마셔봤지만 음료도 다 맛있었다. 칵테일도 파는데 칵테일은 다음에 가면 먹어볼 예정이다. 브라우니도 맛있지만 제일 좋아하는 메뉴는 전자레인지 팝콘이랑 사장님이 서비스로 주시는 하리보 젤리다.

그 외 구운 부추와 같이 먹는 19 삼겹살과 뚝배기 파스타의 마늘빵, 맛있는 집밥 같은 우정식당, 든든한 송정 돌솥밥, 술을 부르는 은하곱창까지. 전농동에서 우리 모두 행복한 돼지가 돼보자.          


신유정 수습기자 tlsdbwjd00@uos.ac.kr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