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으로 새로운 길을 여는 학생들

우리대학 학생들은 성실하다는 평가를 많이 받는다. 성실함은 중요한 덕목이지만 우리대학 학생들의 이미지가 하나로만 굳어지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이에 서울시립대신문에서는 다채로운 활동을 통해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는 학생들을 인터뷰했다.   -편집자주-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 환아의 그림으로 디자인상품을 제작해 판매하고 그 수익금으로 어린이지원 사업을 진행하는 소셜벤처인 민들레 마음의 대표 손유린(경영 17) 씨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어떻게 사업을 기획하게 되었는가
작년 여름부터 서울대 어린이병원에서 꿈틀꽃씨 대학생 봉사를 하면서 중증 희귀 난치질환 환아와 가족이 맘 편히 치료받을 시설과 프로그램이 매우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단순히 봉사 외에도 환아와 함께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다 경영학도로서 좋아하고 잘하는 사업을 통해 아이들과 함께하고자 했다.
아이들이 특별한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서 아이들을 일방적으로 돕기보다는 함께 할 방법을 찾고 싶었다. 그래서 서울대 어린이병원과 그림교실 프로그램인 ‘상상나라 그림교실’을 진행해 환아가 그린 그림을 활용해 디자인 제품을 만들고, 이를 판매해 얻은 수익금으로 어린이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자신이 그린 그림으로 디자인 된 제품이 만들어지는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나도 할 수 있구나. 나도 가치 있는 존재구나’ 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어떤 지원 사업을 진행하는지
환아의 그림으로 디자인 상품을 제작해 판매하고 순이익 3분의 2 이상을 아이와 가족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후원한다. 8월에 처음 오프라인 수익을 창출한 이후 얼마 전에는 첫 기부를 했다. 처음에 기획할 때는 경찰관이나 소방관 같은 분들을 초청해 환아를 대상으로 직업체험교실을 운영하려고 했다. 그런데 내부인력의 부족으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관계부처와 논의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올해까지는 금전적으로 후원하기로 했다. 내년부터는 직업체험교실이나 마술놀이같이 아이들이 좋아하는 콘텐츠를 구성해서 아이들과 가족들이 좋은 시간을 보내도록 할 것이다.

▲ 환아가 그린 그림으로 만든 민들레 마음의 디자인 제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무엇인가
3월부터 매월 아이들과 그림 그리는 시간을 가지고 있는데, 한 번은 아이들이 그린 그림으로 상장을 만들어 부모님께 드렸다. 상장을 받으신 부모님의 웃음이 정말 인상 깊었다. 아이들이 병원에 있어 상장을 받을 일이 거의 없었을 부모님이 아이가 그린 그림이 있는 상장을 받으시고 너무 뿌듯해하셔서 좋은 일 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민들레 마음이라는 이름을 어떻게 정했나
민들레에 세 가지 의미를 담았다. 첫째로  민들레의 파급력이다. 봄에 민들레 홑씨가 바람을 따라 날아가듯이 아이들과 저희의 이야기가 세상 곳곳에 퍼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다. 둘째로 도시, 농촌, 흙, 콘크리트 사이를 가리지 않고 어디서나 잘 자라는 꿋꿋한 민들레의 생명력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일편단심 민들레라는 관용구도 있듯이 사랑하는 사람이 멀리 있어도 잊지 않고 생각하는 마음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 사업계획은
민들레 마음 3.0단계까지 중장기적 계획을 세워뒀다. 지금은 1.0단계로 한눈에 봐도 이쁘고 귀여운 제품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다음 단계인 2.0은 이 제품에 스토리를 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주황색 강아지 캐릭터는 어린이 병원에 입원해있는 지우라는 아이가 집에 있는 강아지 콩이가 너무 보고 싶어서 그린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제품에 녹아들게 하고 이런 제품을 제작하는 과정, 부모님과 아이들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제작하고자 한다. 마지막 단계인 3.0에서는 흔히 아는 핑크퐁이나 뽀로로, 카카오프렌즈처럼 민들레 마음 유니버스를 만들고자 한다. 현재는 열 개 남짓의 캐릭터가 있다. 3.0에서는 캐릭터를 20~30개로 늘리고 캐릭터 고유의 성격, 취향을 부여함으로써 디자인 제품을 비롯해 이모티콘, 애니메이션 등 콘텐츠 사업으로 확장하는 것이 목표다. 내년 봄부터 민들레 마음 3.0을 실현해 나갈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민들레 마음이 단순히 돈만 버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영리적인 기업이 아니라 아이들과 함께하는 좋은 뜻으로 사업했기 때문에 주변에서 성심성의껏 도와줬다고 생각한다. 그런 주변 분들의 도움으로 여기까지 성장해올 수 있었다고 생각하기에 지금까지 저희를 믿어주시고 아낌없이 성원해주신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또한 민들레 마음이 성장한 데에는 우리대학과 재학생의 도움이 크다고 생각한다. 교수, 교직원, 재학생 모두 민들레 마음을 보면 우리대학 학생이 설립한 기업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11월 중순에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처음으로 제품을 출시하고, 12월 19일 목요일에는 음악관에서 음악학과 학생들과 후원연주회를 개최한다. 민들레 마음이 우리대학 대표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앞으로의 행보에도 아낌없는 지지와 성원 다시금 부탁드린다.
마지막으로 헌신적으로 민들레 마음을 위해 고생한 김성환(산디 18), 김다은(사복 17), 정민영(산디 19), 정하늘(산디 19), 이지함(산디 19), 김세린(산디 18)까지 우리 팀원들에게 고맙고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글·사진_ 신유정 수습기자 tlsdbwjd00@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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