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학생회관에 음악학과 내 부조리를 고발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대자보의 주요 내용은 티켓 강매였지만 그 외에도 스태프 강제 동원, 연주회 필참 종용 등의 문제가 제기 됐다. 이 중 스태프 강제 동원과 연주회 필참 종용 문제 같은 경우, 연주회를 하는 음악학과의 특성상 어느정도 불가피한 측면은 있어 보인다. 그러나 가장 핵심적인 문제였던 티켓 강매의 경우 단순히 음악학과의 특수성을 내세워 정당화시키기는 어려운 문제다.

음악학과 학생들은 각자 맡은 파트에 따라 많게는 20장에서 최소 2장의 티켓을 돈을 주고 산 뒤 이를 다른 사람에게 되팔아야 했다. 티켓 판매의 이유로는 티켓을 팔지 않으면 관객 수가 많이 부족할 수 있고, 초대권을 판매했을 때 공연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더욱 진지하게 임할 수 있으며, 학생들이 표를 팔아보는 것이 나중에 동종업계에 종사하게 될 때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제시됐다.

그러나 학생들에게 무료로 티켓을 나눠주고 판매해보라는 것이 아니라 먼저 돈을 주고 사게 했다는 점에서 위의 제시된 이유는 티켓 강매의 정당한 사유가 되기 어렵다. 설령 수익금이 전액 기부된다고 하더라도 이 수익금은 결국 티켓을 구매한 학생들이 부담한 것이라는 점을 상기하면 기부의 의미가 다소 퇴색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물론 티켓을 판매한 학생들 대부분이 이에 대해 크게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했을 수도 있다. 실제로 해당학과 교수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좋은 의도에서 비롯된 전통을 깨는 것이 아쉽다’고 밝혔다. 그러나 좋은 의도에서 시작된 전통이라 하더라도 그 전통을 반드시 이어가야 하는 것은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 문화를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인식도 변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인식의 변화가 합리적인 것이라면 문화도 그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

학생들에게 티켓을 판매하는 것이 처음에는 자연스러운 기부문화로 받아들여졌다고 하더라도 시간이 흐른 뒤 일부 사람들에게 잘못된 것으로 비춰진다면 이를 개선해야 한다. 이번 일이 우리대학 학과 내에 문화들이 ‘관행’이라는 이유로 무비판적으로 수용되고 이어져 오고 있던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