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영화제를 밝힌 4편의 영화를 만나다

 제22회 도시영화제는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3일 간 진행됐다. 이번 도시영화제는 ‘당신에게 도시는 어떤 색깔인가요? color;full city’ 라는 제목으로 열렸다.  크게 초청부문과 경쟁부문으로 나뉘어서 열렸다. 초청부문에서는 개막작인 <우리는 불스다>를 시작으로 3일 동안 Purple, Yellow, Red, Gray, Green섹션에서 11편의 영화가 상영됐다. 경쟁부문에서는 극 장르에서 ‘소외’, ‘가족’, ‘소통’, ‘노래’의 네 가지 주제가 상영됐고, 다큐 장르에서 ‘도시’와 ‘시선’이라는 두 가지 주제로 영화가 상영됐다.  -편집자주-

“좋은 장소는 좋은 사람들로부터 만들어진다”
-애나 슈얼-

이 영화는 을지로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이승헌 감독이 을지로를 선택한 이유는 단순했다. 재미있어 보여서. 요즘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신선하고 개성 있는 장소 즉 ‘힙’한 장소로 떠오르는 곳임과 동시에 재개발로 인한 갈등이 혼재한 곳이었기 때문이다. 두 모순되는 모습 중 젊고 힙한 모습을 탁월한 영상미와 사람들의 말을 통해 표현해 냈다.

독특한 분위기의 카페 사장, 작은 술집의 주인, 30년간 을지로를 지켜온 전파상 수리공까지. 카메라 렌즈를 거쳐 전달되는 그들의 을지로를 들으며 관객들은 을지로란 장소가 어떤 곳인지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다.

카메라가 첫째로 향한 곳은 카페 ‘잔’이었다. 손님이 직접 자신이 마실 잔을 고르는 이 독특한 카페의 주인 루이스 박 씨는 공간 디렉터다. 공간에 조예가 깊은 그는 을지로를 ‘신선한 곳’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을지로의 낙후되고 정비가 안 돼 있는 그런 서정적인 모습들이 젊은이들의 정서에 맞고 또 신선한 재미를 준다”며  을지로를 설명했다.

직장을 때려치우고 만든 술집인 ‘십분의 일’의 사장 이현우 씨. 그는 을지로가 떠오르는 이유로 공간의 희소성을 들었다. 서울 한복판에 있어 접근이 편리하지만 잘 알려져 있지 않던 공간, 나만 알고 있는 장소라는 설렘이 을지로에 담겨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을지로에서 30년간 전자기기를 수리해온 ‘동광 통신’의 수리공을 만났다. 그는 을지로에서 장사하는 이유로 수리에 필요한 모든 부품을 구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영상에서 그의 뒤를 가득 채우고 있는 낡은 공구와 수리 기계들의 분위기는 을지로의 느낌을 잘 말해준다.

을지로, ‘단편집 이야기’의 세 감독 중 한 명인 신유정 감독은 “영화를 만들기 전 나에게 을지로는 을지로 3가 환승역 그뿐이었다. 하지만 상영까지 완료한 지금, 한쪽에는 고층 건물이, 다른 한쪽에는 낡은 상가가 있는 다양하고 새로운 풍경을 보여 을지로에 대한 애착이 생긴 것 같다”며 소감을 밝혔다.

최강록 기자 rkdfhr1234@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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