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보건복지부는 액상형 전자담배의 사용 중단을 강력히 권고했다. 미국에서 중증 폐 손상 2,052건과 사망 40건이 발생해 규제에 나선 것을 이유로 들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CDC는 현재 발생한 폐 질환의 원인으로 THC(마리화나) 성분을 함유한 제품에 첨가되는 비타민E 초산염이 원인이라는 역학조사 결과를 밝혔다.

▲ 전자담배 소매점에 진열된 액상과 기기들이 있다. 벽에는 전자담배의 안정성을 강조하는 다큐의 장면이 걸려있다.

현재 대마가 불법인 한국에서 치명적인 유해물질을 발견할 확률은 없다. 그런데도 보건복지부가 내린 사용 중지 권고는 현재 전자담배 이용자들의 공분을 샀다. 정부는 전자담배 과세를 위해 담배의 범위를 늘리는 등 법적 근거마련 및 액상의 유해성 검사 조치, 통관 심사 강화 등을 실시했다. 추가로 전자담배 불법 판매행위 단속 및 유해성을  홍보하기로 했다. 육군본부에서는 액상형 전자담배의 부대 내 반입 및 사용을 금지했다. 지난 6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담배사업법 개정의 반대를 위한 집회가 있었다. 이들은 정부가 부당한 이유로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규제를 늘려 세수를 확보하고자 한다고 여기고 있다. 앞으로 담배의 범위가 넓어지면 담배로 분류되지 않았던 액상에도 세금이 부과돼 가격부담이 증가하는 것을 우려한 것이다. 오히려 건강에 해로운 연초담배로 사람들을 내몰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수증기에 니코틴을 담다, ‘액상형 전자담배’

궐련은 종이로 싸인 연초담배를 말한다. 반면 액상형 전자담배는 종이 없이 코일에 솜을 넣고 액상을 묻혀 가열해 수증기를 만든다. 담뱃잎을 태우면 발암물질인 타르, 벤조피렌을 비롯한 각종 발암물질과 환경호르몬이 발생한다. 액상에는 식용으로 사용되는 프로필렌 글리콜과 보습제인 식물성 글리세린이 사용된다. 이외에 니코틴과 향료가 첨가된다. 담배 특유의 맛을 느낄 수는 없지만, 흡연자가 니코틴을 함유한 수증기를 흡입하는 방식으로 유해물질을 피하면서 만족감은 얻을 수 있다.

액상형 전자담배는 2003년 중국에서 처음 개발됐다. 처음에는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유해성이 일반 담배의 5% 수준이라는 영국 공중보건국의 발표가 있었고, 영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홍보하자 대표적인 흡연 대체재로 자리 잡았다. 니코틴 없이 과일 향, 디저트 향 등 맛을 즐기는 사람도 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액상형 전자담배

공공데이터포털에 따르면 2018년 서울특별시에는 액상형 전자담배를 취급하는 398개의 점포가 있다. 이는 2011년 점포가 13개에서 많이 증가한 것이다. 편의점에서도 쉽게 CSV 방식의 액상형 전자담배를 찾아볼 수 있다. CSV는 간편하게 액상 팟을 교체하는 방식의 전자담배를 말한다. 올해 5월부터 JUUL, KT&G, 필립 모리스 등이 다양한 맛의 CSV 전자담배를 출시했다. 학교 주변 편의점을 확인한 결과 다른 액상형 전자담배는 여전히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CSV와 같은 편리한 방식을 선호하는 사람도 있지만, 입문 장벽이 높음에도 충전식 배터리를 이용해 높은 전압으로 코일을 가열해 풍부한 무화량과 다양한 액상 사용이 가능한 모드기기를 선호하는 사람도 있다. 회기 파전 골목 사거리 앞 전자담배 액상 소매점에서는 수입 액상을 판매하고 있다. 진열대에 놓인 100개가 넘는 맛의 액상을 시연해 볼 수 있다. 가게 벽에는 전자담배의 무해성을 강조한 BBC 다큐멘터리의 장면을 벽에 걸어 두었다. 점주는 “기존 베이퍼들은 상관없지만 새롭게 전자담배에 입문하는 흡연자들이 복지부의 말을 듣고 전자담배가 유해하다고 생각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미량이지만 액상형 전자담배도 유해해

보건복지부는 2011년에 시판된 액상 121개를 분석했고 자연에서 존재하는 독성물질인 아세트알데하이드와 폼알데하이드를 대부분의 제품에서 검출했다. 10개 이하의 제품에서는 발암물질도 소량 검출됐다. 이는 액상에 대한 품질관리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는 품질 규정이 필요해 정부가 올해 말까지 적극적으로 검사하고 규제에 나설 예정이다.

액상에 유해물질이 없더라도 코일이 연소하는 과정에서 독성물질이 발생된다. 이를 규명하기 위해 2012년에 한국건강증진재단에서 액상 성분과 기체성 성분의 유해물질을 분석했는데, 기체 상태에서 알데하이드의 농도가 액상보다 최대 193배 증가했다. 결론적으로 발암물질은 액상에 있었던 경우에만 기체에서 검출되고, 알데하이드류의 경우 연소 과정에서 생성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연초담배의 1/500 수준으로 미량이지만, 아주 좋다고는 할 수 없는 노릇이다. 연초를 끊기 위한 대체품 정도로 고려할 수 있다.

‘니코틴’, 벗어날 수 없는 굴레

니코틴은 집중력과 기억력을 높여주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지만, 중독을 일으키고 혈관을 수축시키는 등의 부작용이 있다. 공주대 연구의 따르면, 전자담배를 연초담배 1개비로 환산하면 평균 1.0mg의 니코틴을 함유하고 있다. 이는 연초담배 1개비의 함량 평균인 0.66mg과 비교할 때에 약 2배 정도 높다. 이는 오히려 더 많은 니코틴에 노출돼 더한 중독에 이를 수 있음을 뜻한다. 따라서 전자담배가 각종 유해물질을 함유한 연초담배의 최선의 차선이 될 수는 있지만, 그 맛과 멋에 혹하기 전에 액상의 니코틴 함량을 잘 따져볼 필요가 있다.

우리대학에는 금연을 위한 상담이나 프로그램이 없다. 학생들의 관심이 적기 때문이다. 동대문구 보건소는 우리대학에서 매월 첫째 주 수요일 2시에서 4시까지 금연 및 절주 캠페인을 열고 있다. 이 행사를 통해 학생회관 앞 건강 버스에서 상담 및 금연 보상을 받을 수 있다.  

글·사진_ 손용원 기자 ywson51@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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