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기술을 상상하면 우리는 사람과 똑같은 아이언맨의 자비스를 떠올리곤 합니다. 하지만 실제 인공지능은 인간을 흉내 내는 기술이 아닙니다. 인공지능이란 기존의 머신러닝에서 성능을 대폭 개선한 딥러닝 기술을 바탕으로 많은 양의 데이터를 분석해 의사결정을 내리는 시스템을 말합니다. 즉 기존의 빅데이터가 없으면 학습할 수 없습니다. 인간 또한 학습의 동물인 것을 고려하면 비슷하긴 합니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자신의 의도로 통제할 수 없는 감정, 유전으로 내재된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간과 달리 인공지능은 주어진 데이터에 의존하는 한계가 있어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리기도 합니다. 2015년에 구글 포토가 흑인들의 사진을 고릴라로 분류해 공분을 사는 사건도 있었습니다. 통계적으로 비슷한 점이 많다는 이유로 넘겨짚고 잘못된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감정은 없지만, 감정을 분류할 수 있는 그런 장치입니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기존 데이터로 형성된 알고리즘에 의해 올바른 의사결정을 내리기 때문에 사람과 같이 사익을 추구하지 않고 차별도 없어 투명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자율주행도 인공지능을 바탕으로 한 기술입니다. 인공지능 기술 중에서도 우리의 일상과 가장 밀접하게 연관됩니다. 외부환경을 센서로 데이터화하고 기존에 학습한 데이터를 읽어내 신호등, 보행자, 자동차를 구분하고 명령을 내리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구글의 웨이보, GM, 테슬라, 포드 등 많은 자동차 OEM 기업들은 자율주행 자동차 상용화에 이르렀습니다. 미국의 자동차 부품 기업 엡티브는 라스베이거스에서 리프트와 협약을 맺고 자율주행 택시를 운영했습니다. 미국은 내년에는 운전자가 없어도 되는 4단계의 자율주행이 상용화될 전망입니다.

모두가 자율주행 자동차를 이용하게 되면 교통사고를 막을 수 있습니다. 난폭운전, 미숙운전, 음주운전, 졸음운전이 대부분 사고의 원인이기 때문입니다. 24시간 운행할 수 있어 물류 및 교통 서비스에 운전자가 필요 없어지게 됩니다. 신분당선과 인천지하철 2호선 등은 이미 무인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앞으로 인간은 단순 반복과 암기가 아닌 데이터를 분석하거나 창의적이고 감정을 소모하는 일을 많이 하게 될 것입니다. 어쩌면 지하철 안에서 음식, 엔터테이먼트를 제공하는 직업이 생겨날지도 모르겠습니다.

최근 우리가 접하고 있는 인공지능 기술로는 면접 소프트웨어가 있습니다. 마이다스아이티라는 기업이 현재 인공지능 면접 시장을 장악했습니다. 이 기업은 주로 토목, 건축, 기계, 전자 등의 제품 개발 시 다양한 특성을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하는 소프트웨어를 제작했습니다. 2017년에는 채용솔루션 소프트웨어인 ‘inSEED’를 출시했습니다. 쉽게 좋은 인재를 선별해 낼 수 있는 장점에 많은 기업이 도입했습니다. 그 수는 꾸준히 증가해 내년에는 300개의 기업이 도입할 예정입니다. ‘inSEED’는 생물학과 뇌신경과학 기반의 성과 행동 메커니즘으로 설계된 인재선발용 통합역량검사로, 적합한 직무 추천과 기업에 알맞은 인재선발을 할 수 있도록 합니다. 즉 빅데이터 기반의 머신러닝 기술로 지원자의 성장 가능성, 조직 적합성, 성과 역량, 성과 태도 등을 파악합니다.

면접을 캠코더와 컴퓨터만 있으면 집에서 응시할 수 있습니다. 상상과는 달리 사람의 말을 뜻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대신 면접관이 파악하기 힘든 억양, 말투, 표정변화, 스트레스 상황에서의 반응을 분석합니다. 이 정보를 바탕으로 사람의 성향, 의사결정유형, 정보 활용력, 집중력 등을 파악해 냅니다. 즉 점수가 높은 사람을 뽑는 게 아니라 회사 직군별로 적합한 사람을 구분하는 방식입니다. 때문에 인적성검사의 점수는 합격 여부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합니다. 몇몇 문제는 답이 정해져 있지 않고 선택에 따라 위험 회피 정도를 파악하는 문항으로도 구성돼 있습니다. 따라서 인공지능 면접이라는 단어보다는 적성검사에 가깝습니다.

또한 어떤 유형의 사람을 뽑을지 결정하는 것은 결국 기업이기 때문에 거름망의 역할 정도로 보아야 합니다. 기존 인적성검사는 훈련으로 대비할 수 있었지만, 높은 점수와 상관이 없는 AI 면접은 완벽한 포커페이스나 첩보요원이 아니면 인공지능을 속이기 힘들기 때문에 걱정하는 학생들도 많습니다. 적성에 잘 맞는 사람에게 직무를 부여한다는 점, 외모를 비롯한 외향적인 면을 배제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은 기본적으로 인간과 닮은 점이 많습니다. 특히 학습이라는 면에서 인간은 공부라는 고통스러운 과정을 거쳐야 하고 망각하게 되는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컴퓨터의 방대한 메모리와 빠른 연산속도는 한계를 뛰어넘습니다. 새로운 도구 인공지능의 등장은 천재적인 컴퓨터의 멍청한 부분이 보완된 것입니다. 물론 새로운 것을 창조하거나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여전히 인간의 몫으로 남아있습니다.


손용원기자 ywson51@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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