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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학과 내 불협화음, '악습'과 학과 특수성 그 사이
허인영 기자  |  inyoung3210@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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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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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학생회관 게시판에 음악학과 재학생 A씨가 작성한 대자보가 부착된 이후,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는 약 일주일동안 음악학과 내 부조리에 대한 크고 작은 논쟁이 계속됐다. 대자보 속 내용은 티켓 강매 고발이 중심이었고 연주 수업 스태프 강제 동원, 연주회 필참 종용 등도 포함돼 있었다. 에브리타임 내에서 ‘대자보의 내용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멀쩡하게 학교 다니고 있는 괜한 음대생들 괴롭히지 말라’는 등 대자보에 대한 양측 입장이 팽팽하게 대립했다.

   
▲ A씨가 지난달 29일 학생회관 게시판에 부착한 대자보

A씨 “강매 관련 직접적 공지 확인 후 불만 폭발해 대자보 게시”

대자보 내용의 정확한 경위 파악을 위해 서울시립대신문에서는 SNS를 통해 음악학과 내 부조리 관련 제보 접수를 위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링크를 공지했다. 음악학과 재학생 B씨의 제보에 따르면, 대자보가 게시되기 이전에 음악학과 학생회로부터 ‘각각 성악 캐스팅 20장, 성악 비캐스팅 7장, 오케스트라 4장, 피아노 및 작곡 2장의 오페라 티켓을 팔아야한다’는 공지가 카카오톡을 통해 전해졌다. 예를 들어 피아노 전공 소속의 학생의 경우 한 장당 5,000원인 티켓을 두 장 구매하면 본인이 구매한 티켓 두 장과 학과에서 무료로 나눠주는 초대권 두 장을 합한 총 네 장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작성자 A씨가 대자보를 부착한 당일 오후 ‘대자보 쓴 학생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에브리타임에 게시했다. A씨가 작성한 게시물 내용에 따르면 성악, 관현악, 피아노, 작곡 등 총 네 개의 전공으로 이뤄진 음악학과 내 세 개 전공의 대표는 전기홍 교수로부터 전달받은 티켓 판매 공지를 학생들에게 통보했다. 공지를 확인한 A씨는 긴 시간 쌓인 불만이 폭발해 주저 없이 대자보 글을 쓰게 됐다고 밝혔다. 음악학과 재학생 C씨 역시 “티켓 강매 행위 자체가 부당하다”며 티켓 강매 행위에 대해 A씨와 동일한 의견을 피력했다.

대자보 게시된 뒤에야 티켓 강매 공지 철회

이번 오페라의 전체 책임자인 음악학과 전기홍 교수는 학생들이 판매할 티켓을 할당받아야 하는 세 가지 이유를 학생회를 통해 학생들에게 전달했다. 첫 번째는 관객이 티켓 값을 지불하고 구매했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 객석의 빈 좌석 수 차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관객이 무료로 초대권을 받을 때와 직접 구매했을 때 공연에 임하는 태도에도 차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는 이것이 추후에 연주가 될 학생들이 직접 표를 판매하는 연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공지사항이 전달된 후 바로 다음날인 29일에 대자보가 부착됐다. 대자보가 게시된 직후 티켓 강매 공지는 철회됐다.

전 교수는 티켓 강매에 대해 “기존에는 학생당 한 장의 티켓만 사게 했는데 올해의 경우 작년보다 티켓이 덜 팔려서 부득이하게 두 장의 티켓을 사게 했다”고 밝혔다. 또한 “학생회와 티켓 판매에 대해 논의하면서 티켓을 구매하지 않을 학생은 사지 않아도 된다는 방향으로 입이 모아졌는데, 학생회 측에서 이 내용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해 언급하지 않은 것 같다”며 학생회와의 의사소통이 다소 부재했음을 시사했다. 이어 그는 “실제로 대자보가 부착되자마자 카카오톡 공지사항을 내린데다가 티켓을 더 구매하게 된 8명 전원에게 환불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대자보를 작성한 A씨는 강매가 철회된 후 에브리타임에 ‘많은 관심 덕분에 가능한 일이라 생각한다’는 내용의 글을 추가적으로 게시했다.

   
▲ 음악학과 학생들은 학생회로부터 판매해야 할 티켓 개수와 티켓을 팔아야 하는 이유가 포함된 공지사항을 전달받았다. 학생들은 전공 별로 할당 받은 개수만큼 티켓을 사비로 구매해야 했다.

전 교수 “티켓 판매는 ‘좋은’ 전통, 다만 부정적 의견 있어 중지 결정”

A씨가 작성한 대자보에 언급됐던 티켓 강매 행위는 올해만 있었던 것일까. 전 교수에 따르면 티켓 판매는 1999년 제1회 오페라가 열릴 때부터 진행됐다. 그때 당시에는 우리대학의 지원이 부족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티켓을 팔아 오페라 소품을 만들기도 했다. 이후 우리대학이 조금씩 공연에 관심을 갖고 지원을 늘렸다. 전 교수는 “학교 측의 지원이 많아져 판매 행위 없이도 오페라 진행이 가능하지만 1회 때부터 ‘좋은 의도’가 반영돼 온 전통을 깨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현재는 수익금 전액을 기부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그는 “표를 파는 행위 자체가 홍보이자 마케팅이므로 좋은 경험이 된다”고 주장했다. 전 교수는 이에 대해 “학생이 돈을 지불하고 산 티켓으로는 틀림없이 관객들이 공연을 보러 오는데 초대권으로 뿌린 티켓으로는 안 올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이전에 열 번의 오페라를 개최했던 경험을 통해 어떻게 해야 사람이 가장 많이 올지 학생들과 자주 논의한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오페라로 발생한 수익금은 전액 기부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누군가에게 커피를 사주는 셈 치고 5,000원으로 봉사하는 것으로 생각하길 바랐다”고 전했다.

연주 수업 스태프 활동, 리허설로 인해 정규 수업 아닌 시간에도 타 강의 수강 어려워

대자보의 중심 내용이었던 티켓 강매 행위 이외에도 음악학과 내 연주 수업 스태프 활동, 연주회 필참 강요 등의 사안은 에브리타임에서 화제가 됐다. 연주 수업에 1학년 학생을 스태프로 동원시키는 문제를 두고 게시물과 댓글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A씨는 이에 대해 “대여섯 되는 선배가 연주하고 다른 수십 명의 선배들은 1학년이 스태프로 일하는 것을 보며 가만히 있기만 한다. 일손이 부족한 것이 아니지 않느냐”며 부당함을 주장했다. 덧붙여 A씨는 연주 수업 스태프 강제 동원에 대해 “대부분은 그냥 귀찮은 불만 정도로 생각할 것”이지만 “어떤 사람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거나 어떤 사람은 매우 강한 반발을 가질 것”이라며 하나의 공통된 의견으로 학생들의 입이 모아지기 어려움을 드러냈다.

음악학과장 강중훈 교수는 “대자보 속 ‘시중을 든다’는 표현은 과장됐다”며 “1학년 때는 스태프를 하는 것이 그 수업의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연주는 2학년 때부터 하기 때문에 연주 안 하는 1학년이 스태프 활동을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스태프 활동을 1~3학년까지 나눠서 하면 다음 학년이 돼도 연주 수업 이전 두 시간 가량의 리허설 시간대에는 계속 다른 강의를 들을 수 없게 된다. 덧붙여 강 교수는 “다른 학부·과 학생들은 이해하기 힘든 시스템일 수도 있지만 2학년이 되면 음악학과 재학생은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음악학과의 특수성을 강조했다.

‘교류 연주회 불참 시 F 부여’ 발언, 사실로 드러나

연주회 필참 강요에 대해서도 강 교수는 “일본 쇼와음악대학과의 교류 음악회가 있었다. 다른 사람 연주 보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데 외국 학생과 선생이 연주하는 걸 볼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해 수업 과제로 이 연주회 참석을 종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가적으로 강 교수는 “이 수업은 1, 2학년에게는 P/N 방식이 적용되므로 출석과 과제가 중요하기 때문에 연주회 두 번만 빠지면 F가 될 수도 있다고 말한 것”이라고 밝혔다. 불참자 명단을 게시한 것에 대해서도 “연주회를 보러 간 사람이 참석자 명단에서 누락됐는지를 확인하고자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음악학과 특수성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존재해

강 교수에 따르면 음악계는 서로 상생과 협업을 기본으로 하는데다가 우리대학 음악학과는 전공 별로 학과가 분리된 타 대학과 달리 네 개의 전공이 하나의 학과로 뭉쳐있기 때문에 서로 도우면서 행사를 진행한다. 예를 들어 오페라를 하게 되면 성악과 관현악 위주임에도 불구하고 피아노와 작곡 전공 소속 학생도 다 같이 참여하게 되는 것이다. 재학생 C씨 역시 “개인 활동 많은 타 학부·과 소속 학생이 이해하기 힘들 수도 있는 행사가 많다고 생각”하지만 “음악학과의 특성 상 단체가 움직여야 하는 행사가 많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추가적으로 C씨는 “이번 대자보 건으로 온라인에서 음악학과 내 군기 문제가 거론된 것으로 안다”며 15학번이 신입생일 때 학과 내 선배들의 집합 강요와 폭력이 존재했으나 지금은 완전히 사라졌으므로 고학번에 대한 오해가 없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글·사진_ 허인영 기자 inyoung3210@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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