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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休), 악(樂), 문(文)이 흐르는 곳
김세훈 기자  |  shkim7@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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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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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들섬이 어떻게 지금의 모습을 하게 됐을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노들섬의 운영총감독을 맡은 우리대학 도시공학과 김정빈 교수를 노들섬에서 인터뷰했다.  -편집자주-

   
 

노들섬 프로젝트의 운영총감독을 어떻게 맡게 됐나
도시설계는 장소를 만드는 작업이다. 도시공학과에서 도시설계를 가르치면서 어떻게 하면 서울에 좀 더 사람들이 즐겨찾는 좋은 공간을 만들 수 있을까 많이 고민했다. 그러던 중 2015년에 ‘노들, 꿈, 섬’이라는 노들섬 기획 공모전이 열렸다. ‘노들섬’이라는 땅에 어떤 콘텐츠를 담아낼지 기획하는 것이 주제였다. 그때 마침 도시공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을 다니던 학생들이 창업을 했는데 이 공모전이 눈에 띄어 지원했고 당선됐다. 그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노들섬 총감독으로 위촉돼 지금까지 교육과 실무를 병행하면서 도시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 노들섬 입구에서 찾아 볼 수 있는 노들섬 안내도

노들섬 기획을 담당한 어반트랜스포머는 어떤 팀인가

어반트랜스포머는 2015년에 창업한 팀으로 도시공학과 08학번, 09학번 등 5명의 학생들이 설립한 도시기획 회사다.
현대에 들어서 도시재생은 건설사나 대기업이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성을 이해하고 주민들과 소통하면서 공간을 구현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가진 사람이 필요하다. 그런 도시 재생을 꿈꾸던 도시공학과 출신들이 ‘재밌는 것을 하면서 돈도 많이 버는 신나는 일을 해보자’라는 목표를 가지고 시작한 회사가 노들섬의 기획을 담당하는 팀으로 활동하고 있다.

노들섬의 역사를 간략하게 소개해달라
노들섬은 개발되기 전에 중지도로 불렸다. 서울이 너무 빠르게 개발되면서 한강은 그냥 강변북로나 올림픽대로로 지나다니는 곳이 돼버렸다. 강 주변에 문화를 향유할 만한 공간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것이다.
센 강과 템스 강은 모두 대도시를 가로지르는 강인데 강 주변에 많은 복합문화시설이 자리 잡고 있다. 그런데 한강은 유독 강 주변에 아파트들이 들어서 있어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많지 않다. 그래서 이명박 시장 때부터 중지도를 개발해서 오페라 하우스로 만들겠다는 논의가 지속돼왔다.
박원순 시장 때 화려하기만 한 계획이 아니라 젊은 트렌드를 반영한 혁신적인 공간으로 만들어보자 해서 공공 공간 조성 프로젝트가 시작됐고 그게 노들섬 프로젝트가 된 것이다.

   
▲ 노들섬에서 탁 트인 한강의 전경을 바라보니 마음도 뻥 뚫리는 것 같았다.

시민사회와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해온 것으로 아는데 그 사례로 어떤 것이 있나

노들섬은 어떻게 보면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나간 섬이라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반트랜스포머 팀에서 장터의 컨셉을 잡고 시민 셀러들을 모집해서 장터를 열기도 했다. 노들섬의 이미지를 표현하는 그래픽을 네이버 그라폴리오 플랫폼을 활용해 디자이너들의 공모를 받기도 했다. 또 초·중학생들이 생태 전문가의 지도하에 맹꽁이들을 잡아서 이주시키는 활동을 하기도 했다.

노들섬 기획에서 어려웠던 부분은
도시계획은 굉장히 복합적인 작업이다. 단순한 공간기획을 넘어 콘텐츠를 개발하고 공간을 구성하면서 많은 사람들과 협업을 통해 사람들이 이 공간에서 무엇을 느낄지도 고민해야 한다. 또 교통문제나 법적·행정적 문제도 처리를 해야 한다. 그래서 노들섬 하나를 만들기 위해 조경도 공부해야 하고 건축과 행정도 공부해야 한다. 이런 여러 가지 분야의 작업들을 조율하고 진행해 나가는 것이 어렵긴 했지만 또 즐겁기도 했다. 

   
▲ 뮤직라운지 : 류의 내부전경.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막걸리를 마시면 쌓인 피로가 쉽게 풀릴 것 같다.

노들섬의 운영 콘셉트는 무엇인가

노들섬의 중심 콘셉트는 음악이었다. 그런데 지금 보면 알겠지만 단순히 음악만 즐기는 것이 아니라 서가도 있고 식물원도 있어서 다양한 문화를 즐길 수 있게 돼있다. 그래서 지금의 컨셉은 ‘잇다’라고 말하고 싶다. 우연히 노들섬을 방문하게 된 사람이 처음에는 음악에 이끌렸다가 이후 서가에 들려서 책을 보고 또 라운지에서 막걸리도 마시고 공방 주변을 배회하다 공예에 관심도 가지게 되는 것처럼 취향과 관심사가 서로 연결되는 것을 지향했다. 사람들이 자신이 원하는 관심사에만 관심을 가지다보면 세상을 보는 눈이 좁아질 수 있다. 노들섬은 사람들이 우연히 표류하다가 예기치 못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그런 장소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해왔다.

왜 노들섬을 대중음악 중심 공연장으로 설정했나
오세훈 시장때부터 여기를 음악 공연장으로 만드려는 구상을 해오고 있었다. 그런데 그 규모가 너무 크다보니까 예산이 부족해서 실제로 실행되지 못했다. 그래서 우리가 기획을 할 때도 음악을 컨셉으로 잡았고 어떻게 하면 서울시에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음악이 차분하게 놓여질 수 있을지 전략을 세워보자고 해서 시작했다.
일본에는 대중 음악 공연장이 굉장히 많다. 서울에는 그런 공연장이 별로 없다. 홍대에 젊은 뮤지션이 갈 수 있는 100석, 200석 규모의 공연장은 많다. 그런데 좀 더 성장한 뮤지션이 갈 수 있는 500석, 1000석 규모의 공연장은 거의 없다. 그래서 브로콜리 너마저, 데이브레이크 같은 성장하는 뮤지션들은 공연 자리를 찾기가 힘들다. 노들섬에는 456석 규모의 대중음악 전문 공연장을 설치해 이런 뮤지션들이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했다. 9월에 개장하고 나서 주말에 예약이 꽉 차 있다.  

   
▲ 노들서가의 모습. 2층 구조로 돼있는 노들서가에는 독립출판물과 소규모 워크숍을 할 수 있는 탁자, 카페 등이 어우러져 아늑한 느낌을 준다.

노들섬이 다른 복합문화공간과 차별화 된 점은

일단 섬이라는 것 자체가 차별화된 특성이라고 생각한다. 섬이라는 곳이 어떻게 보면 일반 사회와 조금 동떨어진 장소로 인식되지 않나. 또 다른 문화장소들은 어떤 목적성을 가지고 방문한다면 노들섬은 여러 가지 문화가 어우러져 있기 때문에 뚜렷한 목적 없이도 와서 놀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차별화 됐다고 볼 수 있다. 

   
▲ 노들섬 운영총감독 김정빈 교수(가운데)와 노들섬 기획을 맡은 어반트랜스포머 팀이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노들섬이 어떻게 인식되기를 바라는지

노들섬이 편안함, 휴식, 위로의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 문화를 향유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가지고 오는 곳이 아니라 정말 편하게 와서 예기치 못한 경험을 향유할 수 있는 섬이 됐으면 좋겠다. 현대사회에서 사람들은 다 저마다의 목적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래서 장소를 방문할 때도 어떤 목적을 가지고 방문하는 경우가 많은데 노들섬은 그런 목적 없이 잠깐 표류하다 갈 수 있는 섬이 되기를 바란다.


글_ 김세훈 기자 shkim7@uos.ac.kr
사진_ 이은정 수습기자 bbongbbong01@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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