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사회는 공동체적인 사회에서 점점 자유롭고 개인 중심의 사회로 진보하고 있다. 강제적으로 엠티에 참여하고, 선배들 앞에서 장기자랑을 해야하던 과거와는 달리 현재는 모든 학과 행사를 자유롭게 하고 싶은 사람만 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이런 상황에서 학생자치에 대한 참여도가 떨어지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고 정상적으로 변하는 과정인 것이다.

더 나아가 학생들이 학생자치를 외면한다면 그것은 어떤 사회적 문제로 치부해야 할 일이 아니라 없어져 당연한 것이다. 학생들의 필요에 의해 생긴 학생회가 학생들에게 필요성을 인정받지 못했다면 존재할 이유가 무엇이겠나. 이런 상황에서 학생자치는 사람을 어떻게 채울까를 고민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학생들에게 자신의 가치를 알릴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학생회가 없던 경우는 없었다. 후보가 나오지 않고, 인원의 부족으로 선거가 성사되지 않는 상황이 반복됐어도 항상 마지막에는 누군가 나와 권한대행으로라도 학생회를 이끌었다. 학생회가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고유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학생들에게 아직까지는 인정받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학생회가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가치는 학생들을 대변하고 하나로 모은다는 점이다. 이 가치가 무너진다면 학생회 또한 무너진다. 단적인 예로 이번 국사학과 학생회장이 탄핵당한 것을 들 수 있다. 학생들의 의견을 대표하고 학생들을 하나로 모아야 할 학생회장이 오히려 학생들의 분열을 초래했을 때 그 결과가 어떠한지 알려주는 대표적인 사례일 것이다.

따라서 학생자치는 사람들이 행사에 참석하지 않는 것을 고민하기보다 그 자신의 가치를 고민해야 한다. 학생들을 대변하고 학생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학생들을 위해 행동해야 한다. 학생들에게 가치를 인정받는 한 학생자치는 어떻게든 존속할 것이다. 진정한 학생자치의 위기는 그 가치를 잃어버리는 것이다.

최강록 기자 rkdfhr1234@uos.a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