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바이센테니얼 맨>에서 앤드류는 기계로서의 영원한 삶을 포기한다. 200년을 살았지만,인간으로서의 죽음을 택하기 위함이다. 인생의 종착역인 죽음으로 가는 절대적 시간은 정해져 있다. 각자 다르지만 대부분 평균 수명을 기대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통계적으로 평균 수명은 증가했다. 조선 시대에 50세이던 평균 수명은 오늘날 영양, 위생, 의학기술의 발달, 운동 등으로 80세로 늘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사망원인 1위는 암이 26.5%를 차지한다. 2위인 심장질환에 비해 2.5배로 압도적으로 높다. 유전적인 요인도 있지만, 역학적 연구 결과는 암 대부분이 흡연이나 식생활 등 후천적 요인에 의하여 유발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심혈관계 질환인 고지혈증과 고혈압, 30대 이상 10명 중 1명이 걸리는 당뇨병도 마찬가지이다. 나머지는 유전과 운명에 맡기더라도 앞서 예방하고 건강해야 한다. 확률적으로 마무리를 늦추는 것도 중요하나 과정에 의미가 더 클 것이다.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은 행복이 아니다. 행복의 조건은 건강이다. 그 포석으로 영양에 대해서 다뤄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단짠단짠, 대학생 영양불균형

학생들은 식사를 어디서 할까? 자취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학생식당이나 주변 식당에서 해결한다. 급하면 편의점의 가공식품이나 배달음식으로 때우는 경우도 많다. 영양보단 저렴한 가격과 맛에 편향된 식단은 양질의 영양분을 고루 공급하지 못한다. 음식에 함유된 영양분 모두 적당량은 몸에 필요하다. 일례로 콜레스테롤은 스테로이드 호르몬의 원료가 된다. 혈압을 유지하고 체액의 농도를 조절하는 나트륨도 필요하다. 하지만 맛에 치중하다 보면 고열량, 고염분 등 영양의 적당량을 넘어선다. 영양불균형을 초래해 결국 비만, 고혈압, 당뇨 등 성인병과 만성질환의 원인이 된다.

학생들이 선호하는 튀기고 자극적인 음식은 대부분 기름지고 달고 짜다. 고열량에 고염분에 영양은 부족하다. 학생식당 통계에 따르면 최근 면류(라면, 우동, 파스타)가 가장 높은 판매량을 보인다. 밀가루는 고탄수화물인데다 단백질이 부족해 영양불균형을 초래한다. 소화가 빨라 혈당도 급격하게 올리고 배도 빨리 꺼진다. 이런 음식을 한두번 먹는 것은 괜찮지만 부족한 영양과 섬유질은 나중에 채소와 과일로 꼭 채워줘야 한다.

우리대학 영양사가 말한 바로는 “대학교는 중·고등학교 급식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고 산업체로 분류된다”며 “열량과 영양소를 고려하여 메뉴를 구성하지 않고 맛과 학생들의 선호도를 고려한다”고 밝혔다. 중식과 석식은 아침 식사 결식 여부도 고려하지 않았다. 열량은 남자가 많은 학교 특성상 평균 성인 남성을 기준으로 했다. 주변에 외대나 경희대도 마찬가지로 학생들은 영양보단 맛에 많이 편향된 선호를 보인다. 따라서 영양사는 “학생들이 부족한 부분을 확실히 알긴 어려우니 평소에 종합비타민제를 꾸준히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양질의 단백질과 비타민, 무기질을 보충하기 위해 맥주효모, 스피루리나, 클로렐라를 섭취하는 것도 좋다.

산소 같은 너, ‘비타민·무기질’, ‘항산화제’, ‘필수지방산’ 

미량이지만 비타민과 무기질은 체내에서 생성되지 않아 필수적으로 섭취해야 한다. 5대 영양인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타민, 무기질은 체내에서 에너지 대사에 사용되고 조직들을 만드는데 사용된다.

탄수화물에서 소화과정을 거쳐 주된 에너지 원이 되는 글루코스는 대사과정을 거쳐 ATP 형태로 사용된다. 이때 비타민B가 사용된다. 비타민B가 부족하면 에너지가 부족해 피로감을 느끼게 되는 이유다.

ATP 생성과정에서 산소는 환원돼 활성산소가 된다. 이는 세포를 파괴하며 노화를 촉진하고 염증을 일으켜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이를 제거하기 위해 체내에는 글루타치온을 비롯한 항산화 물질이 있다. 체내 항산화 과정을 돕는 다른 많은 성분이 있다. 알파리포산,  MSM(식이유황), 코큐텐 등의 영양제가 있다. 이외에도 비타민C와 비타민E가 돕는다. 이렇게 비타민은 대사과정과 항산화 과정에서 소모되기 때문에 식이 섭취로 보충해야 한다.

항산화에 도움을 주는 비영양소로는 폴리페놀, 카로티노이드, 프로폴리스, 안토시아닌, 키토산 등이 있다. 이는 인스턴트 음식과 가공식품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귀중한 성분이다. 항산화 성분은 과일에 특히 많이 함유돼있다. 젊고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가공식품의 방부제가 아닌 항산화제를 섭취해 노화를 방지하는 게 답이다.

비타민D의 경우 한국인의 식단에서 충분히 찾아보기 어렵다. 체내 비타민D는 뼈를 튼튼하게 하고 면역기능에도 영향을 준다. 하지만 국민 10중 9명이 결핍 상태로 꼭 챙겨 먹어야 한다. 

무기질 또한 식품으로 섭취해야 한다. 무기질은 화학비료의 사용으로 식품 당 함량이 줄어들어 채소를 적게 먹는 현대인들에게 특히 부족하다. 무기질에는 20종류가 있다. 예로 항상성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요오드, 나트륨과 길항작용을 통해 혈압을 낮추는 칼륨, 근육의 이완작용을 하는 마그네슘, 체내 효소 300여 가지에 사용되는 아연 등이 있다. 이들은 미량이지만 꼭 필요하다. 종류가 많아서 식단이 부실하다면 종합비타민으로 채우는 게 좋다.

필수지방산에는 리놀레산, DHA, EPA가 있다. 체내 생산이 불가능해 꼭 섭취해야한다. 오메가3는 필수지방산으로 이뤄진다. DHA는 뇌세포막을 구성하고, 동맥경화를 비롯한 심혈관질환을 예방한다. 피지분비 조절에도 도움을 준다. 견과류나 생선을 매일 먹지 못하는 현대인들은 오메가3 영양제를 복용하면 좋다.

 
면역에서 감정까지 일심동체 ‘유산균’

소장과 대장에는 약 1.5kg의 세균이 살고 있다. 유익균과 유해균이 섞여 있다. 흔히 유산균이라고 알려진 유익균 프로바이오틱스는 수십 가지의 균종이 있다. 대표적으로 락토바실루스 속, 비피더스 속 등의 균종이 있다.

유산균은 이름의 유래인 유기산(젖산, 아세트산 등)과 항균물질 등 다양한 대사물질을 생산해 장내 건강, 면역 조절, 항암 및 항돌연변이 효과, 콜레스테롤 저하, 항알레르기 효과, 유당불내증 완화, 혈압 안정 등의 기능을 한다. 유산균은 분말이나 알약 형태로 복용할 수 있다. 또는 유제품, 김치 등 발효식품을 통해 섭취해야 한다.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의 95%는 장에서 만들어진다. 세로토닌은 트립토판이라는 단백질로부터 합성된다. 음식물에서 트립토판을 섭취하더라도 유산균이 있어야 세로토닌이 합성되기 때문에, 장내 세균을 풍성하게 유지해야 행복하고 건강해진다.

유산균의 생장을 촉진하거나 활성화하는 성분을 프리바이오틱스라고 한다. 유산균의 먹이인 프리바이오틱스에는 대표적으로 식이섬유와 올리고당이 있다. 따라서 채소와 견과류의 섬유소는 대장암 예방 효과에 더해 유산균에도 좋다. 따라서 장 건강을 위해서 충분한 섭취가 필요하다. 이게 힘들다면 프리바이오틱스 영양제를 복용하면 좋다.

예방부족의 원인은 무지가 아닌 습관

신과 의사의 공통점은, 둘 다 위급한 상황에서만 찾는다는 점이다. 효익이 당장 보이지 않는 예방은 대부분 자발적으로 일어나지 않는다. OECD 국가 중 한국의 대장암 발병률은 1위이다. 다행히 발병 후 5년간 생존율도 1위이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

예방의학을 전공한 우리대학 보건대학원 임준 교수는 정책과 구조가 실천을 이끌어 낸다고 강조했다. 현재의 효익만 바라보는 문제는 예방과는 먼 결과를 초래한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말이 있듯 작은 실천이 중요하다. 따라서 임 교수는 환경에 많은 중점을 뒀다.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듯, 양질의 영양을 얻을 수 있는 식당을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선택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습관처럼 영양제를 섭취할 수 있도록 끼니마다 추가하는 것이 좋다.

임 교수에 따르면 약에 의존하기 보단 규칙적이고 균형잡힌 영양의 식사가 우선적이다. 하지만 우리대학 영양사에 따르면 학교식단에도 부족한 영양소는 존재한다. 심지어 주변 식당과 가공식품은 맛에 편중됐고, 영양소를 고려하지 않는다. 밖에서 끼니를 때우는 학생들이 부족한 영양을 채우려면 과일과 채소 견과류를 꾸준히 섭취해야 한다. 차선책으로 필요한 성분을 합성하거나 추출한 영양제로 섭취해야 한다.

영양제를 먹어보거나 시도해 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꾸준함이 중요하므로 습관화해야 한다. 자이언티의 노래 가사 중 “피곤해도 아침 점심 밥 좀 챙겨 먹어요. 그러면 이따 내가 칭찬해줄게요”라는 구절이 있다. 영양제는 칭찬해 주는 사람이 없더라도 꼭 챙겨 먹길 바란다.
 

손용원 기자
ywson51@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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