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익명의 음악학과 재학생이 학생회관 게시판에 ‘음악학과 내에서 강매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붙였다. 작성자는 연주회 티켓 강매, 연주 행사 스텝 관련 문제 등 음악학과 내 부조리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서울시립대신문은 지난 737호에 「음악학과 내 불협화음, ‘악습’과 특수성 그 사이」라는 기사를 보도했다.

해당 기사에서 음악학과 전기홍 교수는 학생회와 연주회 티켓 판매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16일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음악학과 하양헌 학생회장이 글을 게재해 전 교수와 학생회 사이에 티켓 의무구매에 관한 논의가 없었음을 알렸다. 이에 해당 커뮤니티에서는 전 교수의 주장이 거짓일지도 모른다는 의혹이 일었다.

전 교수, “학생회장과 얘기 나눴다”

전 교수는 “하양헌 학생회장이 학생회관에서 진행된 연주회 티켓 판매에 대해 보고할 때 의무구매 공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 교수는 “이야기를 나눈 후에도 하 학생회장이 (학생회) 감사 및 오페라 준비 등 여러 일로 바빠 학과 내 티켓 판매가 이뤄지지 않는 것 같았다”며 “이에 각 파트장을 불러 따로 논의했다”고 밝혔다. 파트장은 음악학과 내에서 전공에 따라 피아노·성악·작곡·관현악으로 나뉘는 파트의 장이다.

전 교수는 일부 파트장을 모아서 티켓 의무구매에 대해 논의했고 이후 그 결과를 그 외 파트장에게 공지했다고 밝혔다. 전 교수는 “교육의 일환으로 학과 내 티켓 판매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지만 “파트장들이 ‘학생들 사이에서 불만이 제기될 것’이라 했고, 이를 받아들여 ‘원하는 사람만 사도록 해라’라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러자 파트장 중에서 ‘만약에 원하는 사람만 사도록 공지를 내리면 아무도 안 살 것이다. 일단 티켓 구매에 대한 공지를 내리고 사지 않는 사람에게 불이익을 주지 않도록 하자’라는 의견을 냈고 이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하 회장, “의무구매 논의한 적 없어”

그러나 하양헌 학생회장은 “파트장은 학생회 소속이 아니다”라며 “파트장에게 학생회가 협력을 요청하는 관계”라고 전했다. 또한 “교수님에게 학생회관 연주회 티켓 판매를 보고할 때에도 학과 내 판매에 대해 논의가 진행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하 학생회장은 “재학 중 연주회 티켓 의무구매에 대해 듣거나 본 바가 없어 의무구매에 대해 인지하지 못했고, 따라서 진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 교수는 “과거 학생회가 파트장과 함께 연주회 티켓 판매를 주도했다”며 737호 기사 취재 중 사용한 ‘학생회’는 파트장 등 대표에게 통상적으로 붙인 명침임을 밝혔다.

대자보 게시 전부터 의무구매에 대한 거부 움직임 있어

대자보 게시 이전에 음악학과 내에서 의무구매를 거부하는 움직임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파트장 A씨는 “‘설마 의무구매가 진행될까?’라는 의문이 있었고 해당 의무구매 공지를 파트에 내리지 않았다”며 “파트 선배들과 합심해 의무구매를 거부하려고 했다”고 전했다. 또한 하 학생회장은 “대자보가 게시되기 전에 이미 일부 파트장과 교수님 사이에 의무구매 공지 철회에 대해 논의가 됐고 철회하기로 결론이 내려진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일부 파트장에게는 이 논의가 대자보 게시 이후 전해졌다”고 밝혔다.

대자보 게시 이후 음악학과는 의무구매 공지를 완전히 철회했다. 현재 하 학생회장은 온라인 설문을 통해 학과 내 부조리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하 학생회장은 “현재 음악학과는 과거에 비해 경직된 분위기가 많이 사라졌다. 하지만 알지 못하는 곳에서 부조리함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 학생회장은 가까운 시일 안에 설문조사의 결과를 오프라인으로 공개할 생각이다.


박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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