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부는 겨울날에는 주머니 속에 꼭 천 원짜리 몇 장을 챙겨 다녀야 한다. 왜냐고? 바로 붕어빵을 사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붕어빵은 겨울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음식 중 하나다. 덥디 더운 여름이 지나고 선선한 가을이 오면 길거리에 웅크리고 있던 붕어빵 트럭이 하나 둘 겉옷을 벗고 문을 열기 시작한다. 붕어빵 트럭에서 노릇노릇한 붕어빵이 구워지는 것을 보고 우리는 겨울이 다가왔음을 실감하기도 한다.

우리대학 근처에도 여러 붕어빵 트럭이 있다. 과연 어느 트럭의 붕어빵이 가장 맛있을까? 우리대학 근처의 붕어빵을 먹어보고 비교해봤다.

첫 번째로 정문 전농교회 앞의 붕어빵 트럭에 방문했다. 엄밀히 말하면 잉어빵인데 낮은 불에 천천히 구운 것처럼 빵이 부드러웠다. 팥과 슈크림 모두 예상했던 그 맛인데 앙꼬의 양은 붕어빵마다 복불복이었다. 현금만 가능하고 주인 할아버지가 엄청 친절하셨다.

▲ 붕어빵 트럭 주인아저씨가 종이 봉투에 노릇하게 구워진 붕어빵을 옮겨 담고 있다.
다음으로는 전농사거리로 내려가는 길에 있는 붕어빵 트럭에 갔다. 붕어빵이 눅눅해지지 않도록 종이봉투 양쪽에 작은 구멍이 뚫려 있는 사소한 센스가 마음이 들었다. 계좌이체가 가능한 것도 좋았다. 맛을 이야기해보자면, 빵이 꽤 많은 편이다. 빵은 대놓고 달진 않은데 약간 단 맛이 나고 바삭하다. 팥은 담백하고 팥 껍질이 씹혀 맛있다. 슈크림도 맛있는데 슈크림에서 ‘보석바’ 맛이 난다. 팥과 슈크림 둘 다 먹을 땐 슈크림이 더 달기 때문에 팥부터 먹는 것을 추천한다. 이 붕어빵을 먹은 날은 진짜 추웠는데 붕어빵을 잡은 손이 너무 시렸지만 추위를 참고 계속 먹고 싶을 만큼 맛있었다.

우리학교와 거리는 좀 있지만 회기역 근처에 이른바 ‘백종원 붕어빵’으로 유명한 곳을 다녀왔다. 고구마 붕어빵과 크림치즈 붕어빵을 파는데 2개에 천 원이라 좀 비싸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렇지만 먹어보니 돈이 아깝지 않은 맛이었다. 고구마와 크림치즈 맛 둘 다 팥과 함께 앙금이 들어가 있는데 빵이 적고 속이 가득 찬 붕어빵이었다. 그리고 통팥이 들어가 있어 더 달고 식감도 좋았다. 기자는 고구마 붕어빵을 기대하고 갔는데 역시나 고구마는 옳았고 크림치즈도 맛있었다. ‘필라델피아’ 크림치즈 맛이었는데 팥 사이사이에 느껴지는 크림치즈가 꽤나 잘 어울렸다. 한 번쯤은 이 붕어빵을 먹기 위해 회기로 대장정을 가볼 만한 가치가 있다.

요즘 붕어빵 트럭이 계속 있다고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지 말자! 봄이 오기 전까지 부지런히 붕어빵을 먹어두는 게 좋겠다. 겨울은 언제까지나 우리 곁에 있어주지 않으니까.


글사진_ 신유정 기자 tlsdbwjd00@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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