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곧 대학생활을 시작할 새내기들에게 대학문화는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대학문화를 즐기고 그 주체가 됨으로써 자신이 대학생이 됐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 접하게 될 대학문화에 설렘과 기대감이 가득할 것이고, 한편으로는 호기심과 걱정이 있을 것이다. 그런 새내기들을 위해 ‘FM’, ‘과잠’, ‘대동제’ 등 대학생활 중 가장 밀접하게 다가올 대학문화들을 선정해 탐구해봤다.

FM, 너의 소속은?

사람은 자신의 소속과 이름을 소개하며  신분을 밝히고 관계를 시작한다. 대학에 오기 전, 누구나 한 번쯤은 ‘학년, 반, 이름’으로 구성되는 자기소개를 해봤을 것이다. 그것과 조금은 다르지만 대학에는 ‘FM’이라는 자기소개 방법이 있다. FM이란 주변 사람들의 호응 속에서 정해진 구호를 활용해 자신의 소속을 밝히고 ‘반갑습니다’ 등 간단한 인사말을 하는 자기소개 방법을 의미한다. 형식은 ‘인사-대학명-단과대명-학부·과-학번과 본인이름-간단한 인사말’이다.

FM의 유래와 등장 시기에 관해서는 설이 많고 구전형식으로 내려와 부정확하다. ‘정석대로 하다’라는 의미의 단어 FM에서 유래됐다고도 하고 군사정권 시기 존재하던 교련 과목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도 한다. 다만 시작된 시기에 대해서는 대체로 1980년대에 시작됐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소속감을 형성한다는 면에서 FM은 순기능을 갖는다. 그러나 반강제적인 성격이 강하고 술 문화와 결합돼 소음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역기능도 크다. 요즘은 이러한 역기능을 의식해 우리대학 국사학과 등 일부 학부·과에선 FM을 없애거나 자제하는 추세다. FM을 하되 농담조라도 강요돼선 안 되며 남에게 폐를 끼쳐서도 안 됨을 명심해야 한다.

 
과잠, 정체성을 드러내는 의복

교복이 중·고등학교를 상징하는 옷이라면 ‘과잠’은 대학생이 입기 가장 무난한 옷, 대학을 상징하는 옷이라 할 수 있다. 과잠은 과잠바의 줄임말로 각 과에서 학번별로 맞춰 입는 단체복을 의미하며 대체로 야구점퍼 형태다. 보통 등 뒤에는 대학과 학과명, 소매에는 자신의 이름, 팔에는 학교 로고나 학번이 들어간다. 중고등학교 시절 교복과 달리 착용이 강제적이지 않으며 구매 역시 강요되지 않는다. 과뿐만 아니라 몇몇 동아리나 기구 차원에서 맞춰 입기도 하며 겨울엔 롱패딩 등 방한의복을 맞춰 입기도 한다.

과잠은 어디서 유래했을까? 여러 설이 있지만 1860년대 미국의 하버드 대학 야구팀에서 시작됐다는 설이 가장 대표적이다. 야구팀에서 결속력을 높이고자 단체복을 입기 시작했고 차츰 다른 미국의 대학생들에게도 퍼져 유행했다. 1980년대부터 단체복이 유행하던 우리나라에서도 1990년대에 이 야구점퍼를 받아들여 입은 것이 우리나라 과잠의 시초라고 한다.

과잠은 같은 대학, 같은 과, 같은 동기임을 확실히 표현하고 확인할 수 있는 수단이다. 같은 집단 내에서 친밀감과 소속감, 결속력을 형성하고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그만큼 부작용도 있다. 해당 대학을 다니지 않는 사람들에게 괜히 자신의 학벌을 자랑하는 것으로 보이며 나아가 대학 서열화를 부추긴다는 의견도 있다. 또 과잠을 입고 사고를 친 학생이 생기면 해당 대학의 이미지가 크게 실추되기도 한다. 소속을 확실히 드러낸다는 점이 장점인 동시에 부작용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는 것이다. 과잠을 입으면 내가 우리대학의 얼굴임을 명심해야 한다. 

대동제, 5월의 대학축제

 ‘대동제’(大同祭)는 대학 축제를 의미하는 단어다. 대동이란 직역하면 다함께 크게 어울린다는 뜻으로 1984년 고려대에서 처음 명칭을 사용한 것을 시작으로 퍼져나갔다. 보통은 ‘학교 축제’, ‘축제’ 정도로 부르는 경우가 많다.

 우리대학의 경우 매년 학생회에서 슬로건과 축제 구성 등을 결정해 5월에 대동제를 개최한다. 작년에는 ‘동화, 되다’라는 슬로건으로 축제가 개최됐으며 그 슬로건답게 동서양 동화를 활용한 이벤트들이 진행됐다. 그 외 오락실 테마의 놀거리, 지역사회와 상생하기 위한 플릿마켓 유치가 이뤄졌으며 각 과와 동아리에서 부스를 운영하기도 했다. 동아리 공연과 ‘WINNER’와 ‘에픽하이’ 등 유명 가수 초청공연이 이뤄졌으며 푸드트럭이 배치되고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교내에서 다양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었다.

이와 같은 구성을 보다보면 의문점이 하나 생길 것이다. 바로 주점의 존재다. 방송에서 연예인들이 대동제 주점에서 있었던 일을 얘기하는 등 주점은 대동제에서 큰 부분을 차지해왔다. 그러나 지난 2018년 이후, 국세청의 요청에 따른 교육부의 공문에 의해 대동제에서 주점은 찾아볼 수 없게 됐다. 공문은 “학교 축제 기간에 주류 판매업 면허 없이 주점을 운영하는 등 주세법 위반 사례가 매년 발생한다”며 협조를 구하는 내용이었다. 우리학교의 경우 밖에서 술을 사오거나 아예 외부 주점으로 나가 술을 즐기는 추세다.

이처럼 대동제는 볼거리, 놀거리, 먹거리 모두 갖춘 즐거운 대학 축제다. 하지만 대동제가 대학만의 축제는 아니다. 지역민들과 함께 즐기는 축제며 아이돌 팬들이 와 공연을 구경하기도 한다. 동기 간의 화합, 선후배 간의 화합, 대학과 지역사회의 화합. 이것이야말로 대동제란 이름에 가장 어울리는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이 점을 고려해 새내기 여러분도 슬기롭고 즐거운 대동제를 즐기길 바란다.

글·사진_ 이길훈 기자 greg0306@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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