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에는 언론이 필요하다. 이와 마찬가지로 대학사회에도 당연히 대학언론이 필요하다. 대학언론은 정보를 전달할 뿐만 아니라 학교에 숨겨진 문제점을 밝혀내 침해받는 학생들의 권익을 보호하기도 하고, 학생 사회에 의제를 제시하는 역할도 하기 때문이다. 이에 서울시립대신문이 대학사회에 이끌어낸 변화를 몇 가지 짚어보고자 한다.

 
매일 마시던 식수대 물의 위생 상태를 걱정해본 적이 있는가? 대부분의 학생들은 학교에서 관리하는 식수대의 위생 상태를 걱정하지 않는다. 그리고 ‘학교에서 관리해주니 믿을 만하겠지’라면서 식수대 물을 마신다. 그러나 상식과는 다르게 충격적인 사진이 지난 2018년 11월 13일 서울시립대신문 제723호 1면에 보도됐다.

‘물 때 가득 식수대, 수심 가득 시립대’ 기사의 사진으로 식수대 노즐에서 묻어나온 이물질로 더러워진 면봉을 찍은 것이었다. 교내 식수대의 위생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냈고, ‘에브리타임’을 비롯한 학생 커뮤니티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이 문제가 크게 화제되자 지난 2018년 제22회 교무위원회에서 총장이 직접 언급하며 철저한 위생 관리를 요청했고 이후 대학 내 모든 식수대 노즐이 교체됐다.

 
자유융합대학(이하 자융대) 학생들은 수강신청과 전과에 있어서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렇게 내부적으로만 제기되던 불만을 서울시립대신문이 공론장으로 끌어왔다. 학생들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힘을 쓴 것이다.

지난해 4월 2일 제728호에 ‘자융대 설립 3년, 여전히 행정 지원 미흡’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보도됐다. 자융대 학생은 시간표 조정이 어려워 수강신청에 문제가 있고 사실상 전과가 어렵다는 내용이었다. 이 기사가 보도된 후 자융대 행정 지원 관련 문제가 교무위원회에서 여러 차례 심의됐다. 이후 자융대 규정이 개정돼 자율전공의 복수전공이 의무제에서 선택제로 바뀌었고 융합전공의 모든 재학생에게 동등한 전과 기회가 보장됐다. 그러나 아직 수업시간표 문제 등은 해결되지 못한 채 남아있다. 사건의 귀추를 살필 필요가 있어 보인다.

 
족보에 대한 이야기는 언제나 대학 내 커뮤니티에서 언급돼 왔지만,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일시적인 이슈에 그칠 뿐이었다.

지난해 10월 15일 제736호에는 ‘모르면 손해 보는 ‘족보’, 문제 될 우려 있어’라는 제목의 기사가 보도됐다. 족보에 대한 학생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잠입 취재 차원에서 기자가 직접 학교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족보를 구한다는 글을 익명으로 작성했다. 이를 통해 실제로 족보 판매자를 만나 족보 판매 실태에 대해 알게 됐고 더욱 실감나는 기사를 작성할 수 있었다. 기자가 ‘에브리타임’에 올린 또 다른 취재 요청 게시글에서 학생들은 족보로 인해 발생하는 부당함에 대해 활발하게 토론했다. 이 내용 또한 기사에 담겼다.

 
휠체어를 탄 학생이 서울시립대에서 수업을 듣는데 불편한 점은 없을까? 휠체어를 타보지 않은 사람은 휠체어를 탄 사람의 고충에 공감하기 힘들다. 그래서 서울시립대신문이 직접 휠체어를 탄 눈높이로 학교를 취재했다.

지난해 5월 21일 제731호에는 ‘두 바퀴로 바라본 기울어진 시립대’라는 제목의 기사가 보도됐다. 한태영 기자는 직접 휠체어를 빌려 타고 교내를 돌아다니며 우리대학의 장애인 이동권 보장 실태를 조사했다. 기자는 엘리베이터가 없는 건물과 휠체어가 진입하기 힘든 화장실이 있는 건물에 대해 이야기했다. 기사를 통해 장애인의 권리를 제대로 보장해 주지 않는 학교의 문제점을 지적함으로써 장애 학생의 발언권을 보장하고 권익 증진을 위해 노력했다.

 
중앙도서관의 공사가 끝나고 제3, 4열람실이 <0ZONE>이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했다. 그러나 이 공간들을 어떻게 이용해야 하는지, 어떤 기능들을 활용할 수 있는지 모르는 학생들이 많았다.

지난해 11월 12일 제737호에 ‘중앙도서관, 학생들과 공존 <0ZONE> 준비완료’라는 제목의 기사가 보도됐다. 이 기사에는 공사가 끝난 중앙도서관의 새로운 공간과 기능, 이름의 유래 등을 소개하고 있다. 학생들이 궁금해 하지만 어디서 찾아봐야할지 몰랐던 궁금증을 해소해 줄 수 있는 신문의 대표적인 목적인 정보 전달을 위한 기사인 것이다.


지난 한 해 신문사를 이끌어온 전 편집국장 김세훈(경영 17) 씨는 “충분히 공유될 수 있는 단편적인 사실 이면에 있는 부분까지 개인이 들여다보기는 쉽지 않다”며  “그렇기에 취재를 통해 이 사실의 이면들을 엮어 새로운 의미를 창출해 내며 다양성을 수호해 여러 주장을 조율하는 대학 언론은 대학 사회에 여전히 필요하다”고 대학 언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신문사에서 활동하며 많은 고민으로 인해 부담을 가졌지만 차츰 적응하며 글이라는 매체에 많이 익숙해졌고, 더욱 능동적인 태도와 협업하는 방법을 익혔다”면서 “일반 학생이라면 하기 어려웠을 일들을 학생기자라는 이름을 통해 해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고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언론사에 속해 얻게 된 능력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렇듯 대학 언론은 대학 사회에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그렇기에 우리는 계속해서 신문을 발행한다. 학생들을 위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언론은 자유를 보장받아야 하고, 언론이 이러한 자유를 오용하지 않게 견제하기 위해 학생들이 필요하다. 학생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가 대학 언론을 만든다.


이은정 기자 bbongbbong01@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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