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대신문
보도
당신을 노리는 거리의 사람들
최강록 기자  |  rkdfhr1234@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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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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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로를 걷는다. 양복을 차려 입은 사람이 저기 서 있다. 눈이 마주쳤다. 내게 다가온다. “제가 회사원인데… 설문조사를 하고 있어서요.” 마침 할 일이 없다. 불쌍한 사람 도와주는 겸 설문조사를 한다. 끝나고 가려는데 그가 내 전화번호를 묻는다. “설문조사 고마워서 그러는데 다음에 연락 드릴게요.” 나에게 보답을 하려는 것 같다. 기쁜 마음으로 번호를 알려줬다. 

며칠 뒤 문자가 왔다. ‘설문조사 결과도 알려드릴 겸 만나서 더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요?’ 설문조사 결과도 궁금하고 조금 더 도와주고도 싶다. 만나자던 카페로 찾아간다. 커피를 사주는가 싶더니 자기는 먹지 않는단다. 내 것 한 잔만 내 돈으로 사고 자리에 가 앉는다. 나는 도움을 주는 입장인데 조금 의아하다. 그래도 자리에 앉아 설문 결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내 이야기를 경청해 주는 게 정말 좋은 사람들인 것 같다. 이야기가 끝나갈 무렵 그들은 나에게 캠프를 소개해 준다. 자신들이 운영하는 회사에서 하는 캠프인데 한번 와보라는 것이다. 일단 고민해보겠다고 말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오늘 있던 이야기를 학과 선배에게 말했다. 선배는 깜짝 놀란다.

“너, 사이비한테 당할 뻔했다.”  

 -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이야기입니다.–

교내 불법적인 판매와 포교 활동은 지난 몇 년간의 문제만은 아니다. 특히 학교에 익숙하지 않은 신입생이 주된 대상이 되곤 한다. 불법적인 행위들은 오랜 시간을 거치며 정교하고 치밀해졌다. 포교 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어리숙해 보이는 신입생을 대상으로 주된 포교 활동을 펼친다. 자신의 정체를 속여 피해자들에게 자연스럽게 다가가 포교 활동을 하기도 한다. 교내 거리에는 포교뿐만 아니라 사기 또한 횡행한다. 학교와 관련된 기관처럼 속여 물건을 팔기도 하고, 모금을 강제하는 등 다양한 방법들을 이용한다. 이런 불법적인 포교, 판매 문제 때문에 우리대학 학생들, 특히 신입생들이 금전적, 정신적 피해를 보고 있다.

   
▲ 중앙로에서 포교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 중앙로에는 이렇게 포교활동을 하고있음이 명확한 사람들도 있는 반면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다가오는 사람들도 있다.

점점 진화하는 포교 활동

걸어가고 있는 사람에게 다짜고짜 ‘인상이 좋아 보이시네요’, ‘같이 성경 공부해 보는 건 어때요’라며 말을 건다. 대표적인 사이비 종교의 포교 활동이다. 사이비 종교의 위험성은 잘 알려져 있다. 때문에 대부분 거부하거나 무시하고 지나간다. 하지만 계속 따라오며 말을 거는 등 위협적인 포교 활동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천경민(국관 16) 씨는 “재작년 여름 중앙로에서 포교 활동을 하는 사람을 만났다. 바쁘다고 딱 잘라 거절해도 계속 말을 걸었다. 통화하는 척도 해보았지만 끈질기게 따라왔다”며 “밤이라 상당히 위협적으로 느껴졌다”며 당시 심정을 밝혔다.

길거리 포교에 대해 거부감이 많아지자 일단 자신이 종교에 관련돼 있음을 숨기고 접근하는 경우도 생겼다. 이른바 ‘연막작전’이다. ‘어느 회사나 동아리에서 나왔는데 설문조사를 하고 있다’던가 ‘자신감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데 도와줄 수 있냐’, ‘졸업생인데 묻고 싶은 게 있다’는 식으로 종교와 관련이 없는 것처럼 가장하고 학생들에게 접근한다.

이런 설문조사나 질문은 대부분 간단하고 별 의미 없는 것들이다. 이것들은 연락처를 받거나 이야기를 이어 나가기 위한 연막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설문조사를 마친 피해자들은 선뜻 전화번호를 준다. 하지만 이렇게 받은 연락처는 포교를 위해 쓰인다.

연락처를 주면 여러 번 연락이 온다. 대부분 다시 만나자는 말이다. 그리고 점차 포교를 시작한다. 우선 사람의 마음을 열고 포교활동을 진행하는 것이다. 최민우(물리 18)씨는 “처음에는 전혀 사이비 같은 느낌이 없었다. 하지만 점점 이야기를 나눌수록 회사에서 운영하는 캠프로 오라고 유도했다”고 말했다. 이런 연막작전은 사이비 포교 활동뿐만 아니라 다단계나 사기 등 많은 불법적인 일들에 이용되기도 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연락처를 함부로 남에게 주지 않고 연락 자체를 이어나가지 않는 것이 피해를 예방하는 방법이다.

사기꾼들도 여럿 존재해

거리에서 당신을 노리는 사람들은 포교 활동을 하는 사람들뿐만이 아니다. 다양한 수업으로 지갑을 노리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작년 초 한 무리의 외국인 학생들이 중앙로에서 불법적인 모금 활동을 한 적이 있었다. 겉으로는 제3세계 기아들을 위한 서명인것 처럼 속여 길거리에 걸어 다니는 사람들을 붙잡고 서명을 요구했다. 그러나 서명을 하면 분위기를 바꿔 피해자들에게 모금을 종용했다. 실제로 피해를 본 A 씨는 “내 서명을 보여주며 돈을 요구하는데 분위기가 반강제적이었다”며 “서명을 했으니 돈을 줘야 할 것 같았고, 상대가 외국인이라 더 항의하지 못하고 돈을 줘버렸다”고 말했다.

또한 학교와 연관이 있는 것처럼 속이고 접근하는 불법 판매도 기승을 부린다. 학교와 연관이 전혀 없음에도 서울시립대학교라는 이름을 무단 도용해 피해자들을 안심시키는 것이다.

실제로 몇 년 전 불법 판매상이 신입생 강의실로 찾아가 어학 교재를 판매한 적이 있다. 피해자들은 강의실로 찾아온 판매상을 당연하게 학교와 관련 있는 것으로 생각했고 환불이 된다는 말에 안심하고 교재를 구매했다. 하지만 이 판매상은 그 뒤로 다양한 이유를 들어 환불을 거부했다. 학생처 유진 주무관은 “학교나 학생회와 관계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면 계약서나 명함을 통해 실제 관계를 정확하게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낯선 사람은 무시하고, 신고하는 것이 중요해

학교에서 누군가 말을 건다면 의심부터 해야 한다. 일반적인 사람들은 길거리의 다른 사람에게 말을 걸지 않는다. 정상적인 회사라면 도움을 길거리에서 요청하지는 않고, 정상적인 서명운동이라면 길거리에서 걸어가는 당신에게 서명지를 들이밀지 않는다. 길거리에서 이런 사람들을 만난다면 대답을 하지 않거나 거부 의사를 확실히 밝히자. 또 그런 사람을 발견한다면 상황실(6490-6117)이나 학생처(6490-6213)에 바로 알리자. 또한 만약 당신이 거부 의사를 확실히 밝혔는데도 계속 따라온다면 경찰에 신고하는 것도 방법이다.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계속 따라오며 포교하는 것은 강요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혹시나 물건을 판매하거나 사인을 요구하는 사람이 있다면 신중하게 살펴야 한다. 모르는 사람을 무턱대고 믿지 말자. 또 만일 피해를 봤다면 주저 말고 경찰에 신고하고 우리대학 상황실에 알려 2차 피해를 막아야 한다.


글·사진_ 최강록 기자 rkdfhr1234@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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