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관련 보도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 언론의 코로나19 보도는 빠르고 자세하며 다양하다. 그러나 신뢰도에 있어서는 극명하게 대비되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코로나19 관련 우리나라 언론 보도에 대한 신뢰도를 조사한 결과,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49.3%, ‘신뢰한다’는 응답이 48.3%로 나타났다. 어느 때보다 신뢰성 있는 언론이 필요한 이 때 한국 언론은 왜 이러한 결과에 직면하게 됐을까?

계속되는 오보, 이대로 괜찮은가

이는 한국 언론의 오보와 왜곡된 보도로 인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3월 15일 한국일보는 <미국 FDA “한국 코로나키트, 비상용으로도 적절하지 않다”>라는 제목의 오보를 냈다. 이 기사는 미국 ‘마크 그린’ 하원 의원의 발언을 인용해 한국 진단 키트의 신뢰성이 떨어지는 것처럼 보도했다. 하지만 문제는 마크 그린 의원의 발언 속 ‘부적절한 키트’와 한국일보 기자가 이해한 ‘키트’가 서로 다른 종류라는 것이었다. 이외에도 머니투데이 <단독-우린 KF94 보냈는데… 불량 마스크 보내온 중국?>, 조선일보 <코로나 난리통에… 조합원 교육한다고 딸기밭에 간 서울대병원 노조> 등의 기사도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지 못했다.

속보 경쟁으로 인한 오보… “속보성보다 정확성을 앞세워야”

또 지난 1~2일 6개의 방송사(MBC·JT BC·TV조선·채널A·MBN·연합뉴스TV)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생후 45일 아기의 아버지가 신천지 교인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지난 2일 경북도청은 “45일 신생아 아버지에 대해 신천지 관련 사항이 확인된 바 없다. 아버지 본인도 신천지 교회와 관련이 없다고 했다”고 밝혔다. 방송사들이 사실 확인을 하지 않고 오보를 낸 것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원회는 지난 25일 회의를 열고 이 문제를 심의했다. 심사위원들은 전형적인 속보 경쟁에서 나온 오보라고 지적했다. 김재영 위원은 회의에서 “코로나19 국면에서는 속보성보다 정확성을 앞세워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허미숙 위원장도 “재난 상황에서는 특종을 놓치는 것보다 오보로 인한 폐해가 더 크다”고 전했다.

이념대립으로 물든 코로나19 보도

한국 언론의 이념대립이 지나치게 심화되는 것도 언론이 신뢰도를 잃어버린 요인 중 하나다. 리얼미터의 코로나19 보도 신뢰도 평가에서 미래통합당과 민주당 지지층은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자가 더 많았던 반면 무당층에서는 ‘신뢰한다’는 응답자가 다수를 차지했다.

우리대학에서 ‘미디어와 사회’ 강의를 하고 있는 황호택 교수는 한국 언론의 코로나19 보도에 대해 “코로나 사태 초기에는 진영논리로 다가서는 보도들이 많았다. 일방적인 시각을 두드러지게 강조하는 언론도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 그는 “보수 쪽은 중국에서 오는 입국자들을 차단하지 않아 문제가 커졌다고 집중적으로 부각시켰고 진보 쪽은 정부의 정책 실패를 비판하는 보수언론을 반격하는 보도에 열중했다”고 밝혔다. 덧붙여 신천지 관련 보도의 경우 “보수언론은 신천지 요인을 의도적으로 축소하려 했고 진보언론은 신천지에 대한 여론의 분노를 키우려 했다”고 전했다.

진영논리 그만… “코로나는 편을 가리지 않는다”

황 교수는 “언론은 국가적 위기 앞에 내 편, 네 편을 가르는 진영논리를 경계해야 한다. 코로나는 편을 가리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다. 또 그는 “대중들이 자신의 정치 이념에 부합하는 언론만 시청하는 확증편향에 사로잡혀 있다”며 “요즘 사태를 정확하게 알려면 보수·진보 신문을 모두 읽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현 국면에서 국민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 정확하고 공정한 보도다. 황 교수는 “비상 국면 속에서 언론은 독자들에게 사실과 진실을 알리는 저널리즘의 가치에 충실해야 한다”며 “사실을 확실하게 정립하고 나서 그 기반 위에 결론을 내려야 진실”이라고 전했다.


박은혜 기자 ogdg01@uos.ac.kr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