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수강신청 기간이 돌아오면 치열해지는 수강신청으로 학생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 나온다. 대학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수강신청 접속 시간이 학기를 거듭할수록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여론이 제기됐다. 점점 치열해지는 수강신청의 원인으로 학생들은 교과목 수와 수강정원 부족, 다중창 등 시스템 문제를 꼽고 있다. 학생사회에서 수강신청의 어려움이 토로되고 있다.

매년 제기되는 교과목 수와 수강정원 부족문제

우리대학의 강의 교과목 수와 수강정원이 적다는 문제는 예전부터 제기돼 왔다. 지난 18일 우리대학 홈페이지 ‘총장에게 바란다’에는 교양과목 수와 수강정원이 부족하다는 학생의 글이 올라왔다. 이 학생은 교양과목 수와 수강정원을 확대해달라고 주장했다. 이에 학교 측은 “올해 1학기의 개설 강좌 수나 이에 따른 취득 가능 학점이 지난해에 비해 감소하지 않았고 오히려 소폭 상승했다”며 강의 수가 줄어든 것은 아님을 밝혔다.

그러나 실제 증가한 강의 수는 한, 두 개로 실질적인 효과는 미미한 수준이다. 덧붙여 “수강인원 증설 가능여부를 조사해보겠다”고도 답했다. 한편 정석 교무처장은 “대형 강의에 대해 학생들은 수업의 질이 떨어진다고 판단한다”며 “그래서 우리대학을 비롯해 전반적인 대학 사회에서는 대규모 강좌의 수강인원을 줄이는 추세”라고 수강정원이 적은 이유를 설명했다.

실질적으로 다중창 막을 방법 없어

수강신청 방식에도 문제가 있다. 선착순 수강신청 방식이기 때문에 수강신청 페이지에 늦게 접속한 학생은 대부분의 수업을 신청할 수 없다. 그래서 원칙적으로 ‘다중창’ 이용이 금지됨에도 우리대학 학생들은 시간대에 맞게 들어갈 확률을 높이기 위해 대부분 다중창을 이용한다. 다중창 사용으로 수강신청은 더욱 치열해졌다. 이에 대해 전산과 담당자는 “학적관리, 수강개설 등 다른 전산프로그램과 연계돼 있어 수강신청 기능만을 개선하기 어렵다보니 2022년 오픈을 목표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며 “차세대 대학행정 시스템 구축에 다중창을 비롯한 수강신청 관련 요구사항을 반영할 계획”이라며 이라고 전했다.

타 대학 사례 참고해야

이런 수강신청 문제에 다른 대학들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이화여대의 경우 ‘대기순번제’와 ‘취소지연제’를 동시에 도입해 시행 중이다. 대기순번제는 수강신청 때 수강인원에 들어가지 못하더라도 선착순으로 대기 순번이 부여되는 방식이다. 이후 잔여석이 생기면 순번에 따라 강의를 수강할 수 있다. 취소지연제는 지난 총학생회에서 공약으로 내세운 ‘수강신청 사이클제’와 유사한 제도다.

이 제도는 수강정정 기간 중 실시간으로 빈 강의를 확인해야 하는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신청이 취소된 경우 정원에 바로 반영되지 않고 일정 시간마다 반영하는 것이다. 이대학보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대 측이 시행한 취소순번제는 학생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지만, 대기순번제는 효과가 크지 않다는 반응을 얻었다. 다른 대학의 사례를 직접 받아들이기보다는 정책에 대한 철저한 검토가 필요한 이유이다.

‘마일리지제’와 대기순번제를 운영하는 연세대는 학생들이 정해진 마일리지를 원하는 강의에 배정해 수강신청을 한다. 수업 별로 마일리지 배정을 많이 한 학생 순서대로 수강신청이 이뤄지고 나머지 학생은 배정한 마일리지대로 대기번호를 받게 된다. 학생은 꼭 듣고 싶은 강의에 많은 마일리지를 배정하거나 다양한 강의에 마일리지를 분산하는 등 마일리지를 활용할 수 있다.

연세대 재학생 이승정 씨는 “학생은 원하는 과목에 마일리지를 집중하고 학교는 수강신청 과열과 서버 문제 등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서도 “학과마다 마일리지 상한이나 경쟁률 등 상황이 달라 형평성 논란이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카이스트의 경우 정원에 비해 수강신청한 학생이 많은 과목은 수강대상을 무작위로 추첨하는 ‘추첨제’를 도입해 서버접속 과열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렇듯 타 대학에서는 날로 심해지는 수강신청 과열을 막기 위해 저마다의 대책을 내놓고 있다. 우리대학도 해마다 반복되는 수강신청의 열기를 가라앉힐 대책에 대한 모색이 필요하다.


이은정 기자 bbongbbong01@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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