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에 방문해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지하철을 탑승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서울시립대신문에서는 이번 학기 동안 지하철 1호선을 시작으로 지난 2019년 보도된 2호선을 제외한 3~8호선을 순서대로 연재할 예정이다. 연재 기사를 통해 각 호선의 역사와 재미난 일화들을 살펴보자.

▲ 지하철 1호선 개통 기념식이 열리고 있다.(출처: 서울교통공사)
▲ 지하철 1호선 개통 기념식이 열리고 있다.(출처: 서울교통공사)

우리나라 최초의 지하철 역사 알아보기

1호선은 이름만 보더라도 알 수 있는 우리나라 첫 지하철 노선이다. 그렇다면 1호선은 어떤 과정을 거쳐 개통됐을까. 우리나라에 지하철 건설이 처음 논의된 것은 1920년대 말 일제 강점기 시대부터다. 서울 인구가 증가하자 도시교통문제 해결을 위해 지하철 개통에 관한 논의가 시작됐다. 그러다 1930년대 말 본격적인 계획이 수립됐으나 중·일 전쟁과 6·25 전쟁을 거치며 잠시 주춤하게 됐다.

전쟁이 끝난 후 수도권 지하철의 건설계획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지하철 건설계획은 1965년 ‘서울시정 10개년 계획’에 처음 포함돼 있었으나 재원 마련의 실패로 인해 무산됐다. 이후 총연장 51.5km의 건설계획을 포함한 서울시 도시기본계획이 1966년에 수립됐다. 이후 양택식 서울시장이 재임 중이던 1970년 6월 ‘서울특별시지하철건설본부’가 발족됐는데 이어진 1971년 4월 지하철 공사가 착공됐고 1974년 4월 시운전 후 8월 15일 광복절을 맞아 서울역에서 청량리까지의 지하철 1호선 구간이 개통했다. 같은 날 경인선, 경부선, 경원선이 전철화돼 지하철 1호선과 직결 운행하기 시작했다.

지하철 1호선 개통식에는 대통령이 참석하지 못했다. 광복절 기념행사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암살 미수 사건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이때 서울시장이 교체됐고 지하철 계획도 점차 변화하게 됐다.

지상과 지하가 나뉘는 1호선

1호선 지하철을 타고 청량리역에서 회기역으로 넘어갈 때 또는 회기역에서 청량리역으로 넘어갈 때 “잠시후 전력공급방식 변경으로 객실 안 일부 전등이 소등되며 냉·난방장치가 잠시 정지되오니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 멘트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전력공급방식이 변경된다는 것은 무엇이고 왜 변경이 되는 것일까. 이를 설명하기 위해서 우선 1호선 노선의 특징에 대해 알아야 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1호선은 서울교통공사에서 운영하는 ‘서울 지하철 1호선’ 구간과 한국철도공사가 운영하는 지상 구간으로 나뉜다. ‘서울 지하철 1호선’ 구간은 서울역에서 청량리역까지의 구간이다. 이때 ‘서울 지하철 1호선’ 구간에서는 직류(1500V) 방식을 사용하고 그 외의 구간에서는 교류(25000V) 방식을 사용한다. 청량리역은 ‘서울 지하철 1호선’ 구간에 속하고 회기역은 지상 구간에 속하기 때문에 청량리역에서 회기역으로 넘어가는 구간에서 전력 공급 방식이 변경되며 나타나는 현상인 것이다.

그렇다면 왜 직류방식과 교류방식이 교차되는 것일까. 두 방식은 모두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교류방식에서는 통신유도장애 현상이 더욱 심하다. 직류방식은 전식(선로연선 또는 변전소 부근의 지하에 부설된 금속체가 전자파에 의해 부식이 촉진되는 현상)을 촉진한다. 지하철 계획 당시 서울시는 지하철 1호선 구간에 직류방식을 사용하길 원했고 철도청은 교류방식을 사용하길 설득했다. 국무회의 결과 서울교통공사의 뜻대로 직류방식을 선택하게 됐다.
여기에 얽힌 이야기가 한가지 더 있다. 바로 1호선의 통행 방향이다. 지하철 계획 당시 서울시는 우측통행 사용을 원했으나 기존에 철도청이 운영하던 국철 시스템은 좌측통행이었다. 지하철 구간과 지상 구간에서 직통 운전하기 위해선 좌측통행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숫자로 보는 1호선

지하철 1호선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타고 내리는 역은 어디일까. 서울교통공사에서 제공한 월별 승하차 인원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지하철 1호선 10개 역 중 가장 승하차 인원이 많은 역은 서울역으로 총 4079만 명이었다. 그다음은 3145만 명의 종각역이 뒤따랐다. 또한 도시철도 수송실적 데이터에 따르면 2019년 1호선 중 가장 혼잡도가 높은 구간은 서울역→남영 구간이었다. 혼잡도 100%는 1량당 160명 탑승을 기준으로 한다. 당시 해당 구간의 혼잡도는 105.6%였다.

지하철 1호선은 다양한 기록들을 가지고 있다. 개통 이후 2019년까지 1호선의 운행 거리는 약 9100만km로 지구를 총 2275바퀴 돈 셈이다. 또한 2019년 수송 인원은 약 1억 7236만 명이며 일평균 47만 2246명을 수송했다고 한다. 누적 수송 인원은 92억 4천만 명이다. 또한 다른 호선보다 65세 이상 승객이 많다. 제기동역은 2019년 연간 이용객 746만 명 중 65세 이상 승객이 356만 명으로 서울 지하철 역 중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서울미래유산에 등재된 1호선

우리나라 첫 지하철 노선인 지하철 1호선은 지난 2014년 서울미래유산에 등재되기도 했다. 서울미래유산은 서울의 근현대 문화유산 중 미래세대에 전달할 가치가 있는 유·무형의 모든 보물을 보전하기 위한 사업이다.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에서는 지하철 1호선의 등재 이유에 대해 ‘지하철 1호선은 서울역에서 청량리까지 구간으로 지하로 운행하는 지하철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는 도시철도’라며 ‘가장 중요한 구간들을 우선적으로 선정해 지하화했으므로 건축학적, 시설적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며 서울 지하철 역사의 시작이자 대한민국 경제발전과 근대화를 상징하는 시설물로 보존 가치가 높다’고 설명하고 있다.


글·사진_ 이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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