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대신문의 지난 517호(2003년 2학기 종강호)의 1면 기사 헤드라인은 ‘학생회 선거 9일부터 12일까지’였다. 하지만 기사내용을 잘 읽어보면 기사 마지막 부분에 ‘선거운동은 12월 8일까지 계속되며, 9일부터 3일간 투표가 진행된다’고 쓰여있다.

실제 선거투표일은 9일부터 3일동안, 즉 ‘9일부터 11일까지’였던 것이다. 기사내용은 맞았지만 독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기사제목이 틀렸던 것이다. 더군다나 신문의 가장 앞자리를 차지하는 1면 기사는 신문사의 입장에서나 독자의 입장에서나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실수는 거의 ‘오보’에 가까웠다고 할 수 있다.

학생회 선거가 학내 정원의 과반수를 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힘겨운 현실에서 기표소가 없어지는 12일까지 투표일로 알려놓았으니 나중에 학생회선거 투표율의 부진을 신문사에 물어도 할 말이 없었을 것이다.

서울시립대 신문사가 이러한 ‘실수’에 대처해서 한 활동은 신문이 배포되는 장소에 ‘학생회 선거 9일부터 11일까지입니다’라고 작은 대자보에 써 놓은 매직글씨였다. 그리고 서울시립대 신문사 홈페이지의 기사제목이 수정되었다.

서울시립대 신문사가 위의 활동말고도 더 많은 활동을 전개해서 실수를 만회하려 했더라도 서울시립대신문 독자중의 한 명인 내가 본 것은 저 2가지가 전부다. 그리고 저러한 대응이 미흡했다고 생각하며 기사의 정정사실을 공식적으로 알리거나 ‘죄송합니다’라는 공식 사과문 하나조차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독자들에게 잘못 전달된 사실에 대해서 먼저 나서서 사과하는 해외언론과 끝까지 우기다가 결국에 독자들의 비판에 못 이겨 마지못해 실수를 인정하는 국내언론의 사례가 자주 비교되곤 한다. 서울시립대신문은 어느 곳에 속해있는 것일까.

서울시립대신문 홈페이지의 정리되지 않은 자유게시판과 독자가 물어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관리자. ‘창녀 성범양’이라는 정체불명의 글이 신문사 자유게시판에서 조회수가 300에 가까워지고, 학교소식이 궁금해 신문사 홈페이지를 찾는다는 졸업생이 남긴 글에 대해서 ‘관심에 감사드린다’는 흔한 답변조차 없는 게시판.

독자의 작은 소리들에 귀 기울여 주었으면 좋겠다.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하고 친구가 하는 말은 듣는둥 마는둥 하는 사람. 그런 사람은 아무리 똑똑하고 잘나도 주변사람들의 마음을 얻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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