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환(방재공학 대학원생)

“내겐 정년퇴직이 없다. 내 몸이 건강한 이상 난 멈추지 않고 계속 도전할 것이다” 방재공학 대학원에는 ‘왕형님’의 말이다. 그 ‘왕형님’은 바로 올해 65세 나이로 방재공학 대학원 신입생이 된 오상환씨다. 그는 십여개의 국가공인기술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덕분에 학부 과정을 건너뛰고 바로 대학원으로 입학했다.

오상환씨는 일본 동경에서 5살까지 유년시절을 보냈고 2차 대전으로 우리나라로 피난 오게 됐다. 오씨는 당시 어려운 사회 상황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어려운 유년시절을 보냈다. 중졸이라는 학력으로 19세의 나이로 군에 입대하여 12년이라는 긴 세월을 군대에서 보냈다. 그는 군 복무시 장티푸스 질환으로 대수술을 한 적이 있다.

30세가 넘어서야 사회에 첫발을 내딛었던 그는 제지공장 보일러실에 취직했다. 그는 근무와 공부를 병행하면서 보일러취급기능 국가기술자격을 취득하게 됐다. 집념의 주경야독을 계속한 그는 위험물취급기능사 1급, 열관리기능사 2급 등 총 9개의 국가기술자격을 취득했다.

오씨는 “시험을 치루기 위해 안다녀본 공업고등학교가 없다”며 “두 아이가 대학에 다니고 있고 내 나이 57세에 IMF로 회사에서 구조조정을 당했어요. 난 지금 한창이어야 할 시기인데 납득하기도 힘들었지요”라고 말했다. IMF때 노숙자나 자살을 택하는 사람들을 보며 그도 어디로 가야하나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결국 그가 선택한 것은 안양시립도서관.

그는 하루에 평균 14시간을 도서관에서 보내는 생활을 4년 동안 지속했다. 명절에도, 자신의 환갑잔치날도 예외 없이 도서관에서 보냈다고 한다. 도서관이 휴일이면 근처 도서관에까지 가서 소방기술사 자격증을 따기 위한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그는 전국에서 4명을 뽑는 소방기술사 중에 한 명이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건강, 학력, 고령, IMF 실업자라는 장벽을 넘고 교육개발원장으로부터 건축설계공학 독학상도 수상했고 현재는 (주)윤영방재엔지니어링 소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19일부터 3박 4일동안 교토 지하철 화재 관련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에 간다는 오씨. 지난 12일에는 경실련 도시계획센터의 안전분과 위원회로부터 자문위원으로 초청받기도 했다. 오상환씨는 지금도 학교를 오고갈 때 일본어 테잎을 꼭 듣고 다닌다며 ‘평생 공부’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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