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多事多難). 정말로 올 한 해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한 해였다. 12월이 된 지금까지도 온 국민들의 기억을 지배하고 있는 것은 단연 월드컵의 열기일 것이다. 마치 올 한 해는 6월부터 시작한 것처럼 그 이전의 기억은 모두 잊혀졌다. 그만큼 6월의 열기는 뜨거웠다.

광화문은 6월 열기의 한 가운데에 자리잡고 있다. 수백만의 붉은 악마들이 자리를 잡고 함께 응원하던 광화문.

하지만 겨울이 되면서 광화문을 지키는 것은 붉은 악마가 아닌 억울하게 죽은 여중생들을 위로하는 촛불 행렬이다. 수 많은 시민들이 밤이면 광화문 앞에서 촛불을 켜두고 여중생들의 혼을 위로하고 있는 것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환희와 열광의 장소로 대표되던 광화문이 이제는 추모의 장소가 된 것이다.

우리대학 또한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다. 우선 우리대학의 이사장이라 할 수 있는 서울시장이 바뀌었다. 이명박 서울시장은 불과 3개월만에 ‘개발 시장’이라 불릴 정도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대학 경영에도 경제론적 관점에서의 접근을 시도하면서 여러 연구소와 시민대학이 사라질 뻔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위기 속에서 기숙사에 대한 학생들의 염원만큼은 실현 가능성에 대해 낙관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현실화되었다.

총여학생회장·부회장과 동아리 연합회 부회장의 중도 사퇴 또한 많은 학생들을 혼란스럽게 하였다. 근근히 간판을 유지했던 총학생회는 일꾼 부족이라는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공약으로 내걸었던 많은 사업들을 중도에 포기해야만 했다.

이러한 학생회의 위기 속에서 ‘교육여건 개선’이라는 공공의 목적을 실현하고자 이념성향이 다른 두 학생이 만나 총학생회를 건설하였다. 특히 문리대 학생회장을 맡은 경험이 있는 정현화씨에 대한 문리대 학생들의 기대는 곧 투표율 상승의 결과를 가져왔다. 전체 투표율에 있어서 지난해보다 3% 정도 오른 것이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저물고 있다. 여러 사건을 통해 많은 문제점이 드러난 한 해이기도 했지만 희망을 발견한 한 해이기도 하다. 기숙사에 대한 한 해, 총학생회에 대한 기대가 커진 한 해였다. 12월은 한해를 마무리하는 달이다. 하지만 올해 시립대에 있어서 만큼은 내년을 준비하는 12월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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