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환경은 모든 사람들이 추구하는 가치 중 하나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좋은 환경이 잘 만들어지지 않는 몇몇 이유들이 있다. 첫째는 좋은 환경이 모든 사람들이 최우선시 하는 가치는 아니기 때문이다.

둘째는 좋은 환경은 공공재적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 사람들은 무임승차자가 되길 원하기 때문이다. 셋째는 좋은 환경을 유지하기 위하여 누가 주도적 행동을 해야 하는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세 번째 문제와 관련하여 국가, 시장, 그리고 시민단체를 고려할 수 있다. 그러나 환경보전을 위한 정책결정과 집행에서 국가가 처한 한계성들이 있다. 국가는 여러 목적성을 동시에 추구하기 때문에 항상 환경을 우선시 하는 정책을 채택하기 어렵다.

더더군다나 세계경제의 지구화가 초래하는 경쟁 압박은 국가로 하여금 환경보다 국가경쟁력을 우선 고려하게 하는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 환경보전을 위한 역할을 시장에 맡기면 환경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친환경적 활동을 할 수 있는 집단과 그렇지 못한 집단 사이에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시장은 근본적으로 효율성을 최상의 가치로 추구하기 때문에 환경 파괴적 경제활동이 많이 발생할 수 있다.

환경보전과 관련된 이러한 국가실패 혹은 시장실패를 보완하기 위하여 시민단체의 역할과 활동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시민단체는 환경보전과 관련하여 전문성 확보, 시민지지, 그리고 한 가지 가치의 추구 등 여러 면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인원부족, 재정부족, 정부와의 갈등이라는 측면에서 한계성을 드러내고 있다.

환경보전과 관련된 시민단체의 활동이 매우 오래되고 발달된 미국의 경우는 어떠한가? 지난 여름 GLP(Global Leadership Program)의 한 테마여행으로 학생들과 함께 미국 환경단체들을 방문하고 그들의 일상 활동에 참여하였다. 우리가 방문한 시민단체는 Save the San Francisco Bay, International Rivers Network와 Sierra Club이었다.

Save the San Francisco Bay의 주요 목적은 샌프란시스코 만 지역의 습지를 보전하여 동식물을 보호하고 이들 지역에 대한 개발을 저지하는 것이다. International Rivers Network의 주요 목적은 저개발 국가들에서의 댐 건설의 남용을 방지하는 것이다. Sierra Club은 미국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많은 회원을 확보하고 있고, 가장 많은 환경 사안들에서 활동하는 가장 규모가 큰 환경단체이다.

미국 환경단체들 역시 한국의 환경단체들과 비슷한 한계성을 드러내고 있었다. 인원이 부족하고, 재정적 지원이 미비하고, 또한 여러 사안들에서 각국 정부와 갈등관계를 보이고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한계성들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지닌 몇몇 장점들이 있었다. 환경단체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매우 즐겁게 일한다는 점, 다양한 홍보 활동을 하고 있다는 점, 여러 수익활동을 통하여 재정확충을 위하여 노력한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도 많은 자원봉사자들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 등을 지적할 수 있다.

다만 한 가지 아이러니칼 한 것은 미국사람들이 환경보전에 대하여 관심도 많고, 환경단체들에 자원봉사자로 많이 참여하고 있지만, 많은 미국 사람들은 여전히 쓰레기 분리수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지 않고, 또한 일회용품을 너무나도 많이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환경운동은 역시 실생활부터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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