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 환경조각과를 졸업한 전업조각가 이계정씨가 한국미술협회에서 주관하는 대한민국 미술대전 이사장상을 수상했다. 우리대학 출신이 이 상을 수상한 것은 이씨가 처음이다. 대한민국 미술대전은 국내 최대규모의 신인미술작가 등용문으로 1982년부터 시작되어 올해로 25회에 이르고 있는 대회이다.

‘천지창조’라는 주제로 250㎝ 높이의 돌 조각을 출품한 이계정씨는 작품에 대해 “예로부터 조각가들이 주요 조형적 주제로 다뤄 온 태초에 세상이 창조되는 모습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수직과 수평을 기본 형태로 하는 이 작품은 커다란 돌덩어리를 재료로 땅과 하늘, 바다와 인간이 생기는 모습을 조형화 한 것이다. 이계정씨는 “‘돌’이라는 재료는 역사를 담고 있고, 아무런 의미가 없는 돌 덩어리의 상태에서 창조한다는 점에서 ‘천지창조’라는 주제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한다”고 설명했다.

이계정씨의 작품들은 ‘민속놀이’, ‘탈춤’, ‘광대놀이’와 같이 그가 충남 당진에서 출생해 유년시절 겪었던 체험들을 바탕으로 제작된 것들이 대부분이다. 이번 작품 ‘천지창조’도 그의 작업장이 있는 강가에서 물이 말라버린 강바닥의 모습을 통해 영감을 얻어 제작을 시작했다고 한다.

이계정씨가 유년시절부터 조각에 뜻을 품은 것은 아니었다. 진로에 고민이 많았던 고등학교 시절 미술선생님이 조각을 권유했고, 조각을 시작하면서 조각가의 남성적인 모습에 반해 이 길을 걷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이계정씨는 “조각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작품에 대한 자부심”이라고 말한다. 그는 “‘작품이 안 좋다’라는 평을 들으면 속이 상해 며칠 동안 술을 마시며 고민을 한다”며 자신의 작품에 대한 고뇌와 애정을 표현했다. 이번에 이사장상을 받은 ‘천지창조’의 경우 6개월간 구상하고 3개월간의 작업이라는 각고의 노력 끝에 완성된 대작이다.

그는 우리대학 학생들에게 “자신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성공은 자연히 따라올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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