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간의 두뇌능력을 나타내는 지능지수(IQ)외에 감성지수(EQ)를 제시하여 세계적으로 반향을 일으켰던 미국의 심리학자 대니얼 골먼이 여기에 사회적 지능지수(SQ)를 새로이 추가하였다는 기사가 보도된바 있다.

SQ(Social Intelligence Quotient)란 상대방의 감정과 의도를 이해하고, 더 나아가 자신과 상대방의 감정을 연결시키는 사회적 교류능력으로서, IT발달로 원거리협업이 많아지고, 인적인 네트워크가 강조되는 현대 사회의 특성상 이러한 능력이 사회적 성공의 주요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기실 SQ라고 거창하게 명명할 것 없이, 사회복지분야에서는 건강한 사람의 주요 특성으로서 이와 유사한 개념인 감정이입능력이 일찍부터 거론되어왔다. 감정이입(empathy)이란 다른 사람의 경험과 기분을 이해하고 그것을 의사소통을 통해 표현하는 능력으로서, 개인의 건강한 사회적 기능에 가장 기본적 능력으로 간주되어 왔다.

건강한 사회적 기능이란 주어진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원만한 인간관계를 맺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러한 사회적 기능에 손상이 발생할 때 사회복지사의 개입을 필요로 하게 된다.

이러한 사회적 교류능력은 지능지수가 차이가 있듯이 사람마다 천차만별이겠지만, 특히 문제가 될 정도로 이 능력이 현저히 결여, 혹은 손상된 일단의 사람들이 있다. 전문적인 용어로 반사회적 성격장애자, 정신병질자, 혹은 사회병질자 등으로 지칭되는 사람들이다.

이 세 개념은 서로간에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동일개념으로 보아도 무리가 없다. 이들의 대표적 특징은 타인에 대한 이해나 배려, 공감능력이 전혀 없고, 따라서 자신의 이익과 욕망을 위해서라면 죄책감이나 수치심 없이 무슨 일이라도 서슴없이 저지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들의 감정이입 능력을 조사한 한 연구에 따르면, 이 사람들은 타인의 얼굴에 나타나 있는 희노애락을 잘 구별해 내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정신분석학자인 프로이드 개념을 빌리자면, 이들은 초자아(이상적 가치를 추구하는)나 자아(현실적 상황을 고려하는)보다 자신의 욕망, 본능에 충실한 id(본능적 욕망에 충실한)적 존재라고 하겠다.

이 인간의 본능은, 정서의 생물학적 측면을 연구하는 정서신경학에 의하면, 피질 안쪽에 위치한 대뇌변연계라는 부위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고 한다. 반면 인간의 지적활동, 합리성, 창의력 등은 피질에 의해 조절되는데, 주름진 뇌의 표면을 이루고 있는 피질을 펼치면 고작 냅킨의 크기와 두께라고 한다.

진화단계에서 보면 대뇌변연계가 먼저 발달했고, 피질은 그보다 나중에 진화했다고 하는데, 대뇌변연계는 진화단계중 파충류 단계에서 결정되었다고 해서 이 부위를 파충류의 뇌라고 부른다. 공격적 본능과 욕망을 관장하는 이 뇌는 혈거시대의 인간이 극한고열, 맹수, 이웃부족과의 전쟁 등 극도로 열악한 생활조건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적응기제였다고 한다.

그러나 오늘날, 문명발달의 덕분으로 인간의 물리적 생존조건은 크게 변화하였지만, 안타깝게도 인간의 생물학적 진화속도는 문명속도를 따라가지 못하여, 아직도 이 뇌가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저명한 심리학자 골먼이 SQ를 사회적 성공요인으로 거론함으로써 어쩌면 인류 진화가 보다 나은 방향으로 선회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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